[리뷰] 비접촉, 비대면의 멋진 신세계 『언컨택트』
[리뷰] 비접촉, 비대면의 멋진 신세계 『언컨택트』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6.08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인간 사회 모든 문제들은 사람과 사람이 대면하고, 접촉함으로써 시작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이 다른 인간과 대면 및 접촉을 유지해온 이유는 그것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대면과 접촉이 더 이상 필수불가결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어떻게 될까. 

인간은 줄곧 인간 사이의 불필요한 대면과 접촉을 줄이는 쪽으로 진보해왔고, 코로나19로 인해 그러한 진보는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요점이다. 트렌드 분석가 김용섭은 이 책에서 미래에는 사람과 사람의 대면과 접촉이 선택이 될 것이라는 주장을 다양한 교양과 통계를 통해 뒷받침한다. 

가령 가장 원초적이며 필수적이라고 생각됐던 섹스조차 대면과 접촉이 선택사항이 될지도 모른다. 먼저, 문화적인 추세가 바뀌었다. 영화 <데몰리션 맨>(1993)처럼 가상의 섹스만 해오던 미래 인간들에게 직접 접촉의 강력함을 보여주며 ‘역시 우린 사람이 꼭 있어야 해’ 같은 교훈을 던져줬던 SF 영화들은 2010년대에 들어와서 <엑스 마키나>(2015)처럼 인공지능 휴머노이드 로봇과 사람의 에로틱한 상황을 만들어내며 공감을 얻는다.  

문화만이 아니다. 실제로도 젊은 세대(밀레니얼 세대)가 베이비붐 세대나 X세대보다 섹스를 덜 한다는 통계자료가 다수다. 미국에서는 이미 2010년부터 섹스 로봇이 개발돼 상품화되기도 했고, 인공지능 섹스로봇도 계속 개발 중이다. 

섹스가 이러한데 다른 것은 어떨까. 사람들은 이제 살아가는데 타인을 그다지 필요로 하지 않는다. 거리에는 무인상점들이 계속 늘어나고, 배송도 자율주행 배송로봇이 하기 시작했다. 사람을 직접 만나지 않고 일을 하는 재택근무도 확산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러한 경향은 빠르게 심화하고 언컨택트(비접촉·비대면) 기술은 더욱더 발전한다. 우리는 지금 가장 최소한의 접촉만을 선택하는 언컨택트 사회로 과거 어느 때보다도 빠르게 향하고 있다.     

언컨택트가 지배하는 미래는 어떠할까. 저자는 올더스 헉슬리와 마찬가지로 언컨택트의 ‘멋진 신세계’를 그려낸다. 언컨택트 미래에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까지 현실 세계에서와 동일하게 느낄 수 있는 공존현실(CR, Coexitent Reality)에서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일하고, 놀지도 모른다. 그곳은 병균에서 자유롭고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레디 플레이어 원>의 세상처럼 뭐든지 될 수 있는 곳이다. 대학은 강의실과 캠퍼스가 사라지고, 도로에는 자동차보다 자율주행 배송로봇이 더 많다. 결혼식과 장례식은 드라이브 스루로, 아니면 공존현실에서 하게 될지도 모른다.   

『언컨택트』
김용섭 지음│퍼블리온 펴냄│312쪽│18,000원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