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많은 연예인들이 공황장애를 겪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신과 의사 정혜신은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책을 시작한다. 연예인들은 계속해서 나의 존재를 남에게 맞추는 사람이기 때문에 나의 존재가 곧 남에게 달렸다는 것. 그래서 남들이 자신에게 등을 돌릴까 봐 늘 노심초사한다는 것이다. 팬들이 더 이상 자신에게 관심을 두지 않고, 심지어 비난을 한다면 연예인은 자신의 존재가 마치 썰물처럼 빠져나가는 것을 느끼고, 공황상태에 이른다.
사람의 마음이 아픈 이유도 이와 다르지 않다. 그들이 자신의 존재를 잃어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픈 마음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존재를, 즉 내가 누구인지를 찾아야 하고, 그 존재의 운전대를 남이 아닌 자신이 틀어쥐어야 한다. 정혜신은 그 시작을 “당신 지금 마음이 어때요?”라는 질문이라고 말한다.
“내 느낌이나 감정은 내 존재로 들어가는 문이다. 느낌을 통해 사람은 진솔한 자기 존재를 만날 수 있다. 느낌을 통해 사람은 자기 존재에 더 밀착할 수 있다. 느낌에 민감해지면 액세서리나 스펙 차원의 ‘나’가 아니라 존재 차원의 ‘나’를 더 수월하게 만날 수 있다. ‘나’가 또렷해져야 그다음부터 비로소 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정혜신은 이렇게 존재를 되찾기 위한 심폐소생술의 핵심이 바로 ‘마음’이라고 설명한다. “당신 지금 마음이 어때요?”라는 질문을 시작으로 자신의 느낌이나 감정을 인지하기 시작하면, 사람은 다시 자신의 존재를 찾고, 자기 인생의 운전대를 잡을 수 있게 된다. 심폐소생술을 할 때 오직 심장만을 압박하면 온몸에 피가 돌듯이, 존재를 잃어버린 이에게는 오직 마음만을 주목하는 것이 필요하다.
『당신이 옳다』
정혜신 지음│해냄 펴냄│316쪽│1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