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프랑스의 소설가 기 드 모파상의 단편들을 엮은 이 소설집은 ‘단편소설에서 나다운 삶을 찾는다’는 컨셉으로 출판사 ‘책읽는고양이’에서 기획한 ‘루캣유어셀프’ 시리즈에 속한다. 엄선해 배치한 단편소설들은 한데 모여서 ‘Look at yourself’, ‘당신을 돌아보세요’라는 이 시리즈의 이름처럼 독자의 삶을 돌아보게 한다.
모파상의 소설들이야 워낙 유명하지만, 이 소설집은 소설의 배열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가령 이 소설집은 모파상의 소설 「보석」과 「목걸이」를 가장 앞부분에 순서대로 배치하는데, 두 소설은 분명 다른 소설이지만, 하나로 엮여 있을 때가 따로 떨어져 있을 때보다 가치 있다.
「보석」에서는 가짜 보석을 모으는 취미를 가진 아내를 못마땅하게 생각하는 남편이 등장한다. 아내가 죽고 나서 이상하게도 아내와 같이 살 때보다 곤궁해진 남편이 아내의 가짜 보석을 팔려 하는데, 그 보석이 사실은 진짜였다는 이야기다.
「목걸이」는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난 예쁘고 귀여운 여자”가 가난한 남자와 결혼하는데, 남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빌려 간 파티에서 돌아오는 길에 그 목걸이를 잃어버리는 이야기다. 여자는 그 목걸이를 갚기 위해 평생 일만 하고 살다가 아름다움을 잃어버리는데, 목걸이값을 갚고 나서 사실은 그 목걸이가 가품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진품을 위조품으로 알고 무시했던 남자, 위조품을 진품으로 알고 소중히 여겼던 여자. 따로 떨어져 있을 때는 그렇지 않지만, 「보석」과 「목걸이」를 순서대로 배치하면 이 두 이야기는 마치 거울에 비친 하나의 이야기가 돼 색다른 매력을 발산한다.
‘단편소설의 대가’ 모파상의 단편은 하나하나가 보석 같다. 이 소설집은 그 보석들의 배열을 달리할 때 나오는 새로운 교훈과 아름다움을 보여준다.
『보석, 목걸이』
기 드 모파상 지음│최내경 옮김│책읽는고양이 펴냄│168쪽│11,2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