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인류 절멸 위기를 늦추는 책 『초예측』
[리뷰] 인류 절멸 위기를 늦추는 책 『초예측』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3.30 10: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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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세계적인 석학이라는 평가를 받는 이들이 앞으로 인류가 처할 위기들과 그 극복 방법에 대해 말한다. 일본 <보이스>의 저널리스트 오노 가즈모토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유발 하라리 ▲재레드 다이아몬드 ▲닉 보스트롬 ▲린다 그래튼 ▲다니엘 코엔 ▲조앤 윌리엄스 ▲넬 페인터 ▲윌리엄 페리와 진행한 인터뷰가 엮인 책이다.

아직 피부로 와닿지 않는 내용이 더러 있지만, 오늘날의 상황과 놀랍도록 맞아떨어지는 내용도 있다. 특히 『총, 균, 쇠』의 저자 재레드 다이아몬드 캘리포니아대 지리학과 교수는 지난 2018년 진행한 인터뷰에서 현재 코로나19가 창궐하는 상황을 예견했다고 할 수 있다. 

다이아몬드는 당시 인터뷰에서 인류가 직면할 가장 첫 번째 위기로 신종 감염병을 꼽았다. 그는 “앞으로 새로운 병원체가 얼마든지 등장할 수 있다”며 “신종 감염병으로 고통받는 것은 발현지의 국민만이 아니다. 오늘날 기술의 발전과 세계화로 많은 사람들이 전 지구를 자유롭게 오가고 있다. 그 과정에서 병원체도 가난한 나라의 국경을 넘어 부유한 나라로 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적으로 국가 간 빈부격차는 심해지는데도 불구하고 부국은 빈국의 위생과 보건에 신경 쓰지 않아 가난한 나라에서 신종 감염병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중국 우한 지역에서 발병한 코로나19가 지역 감염에서 그치지 않고 팬데믹(세계적으로 전염병이 대유행하는 상태)에 이른 것이 떠오르지 않을 수 없다. 

다이아몬드 외에도 이 책의 석학들은 모두 인류가 향후 직면할 가능성이 높은 실존적 위기를 경고한다. 가령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 예수살렘 히브리대 교수는 무엇보다 기술의 발전을 우려했다. 지금까지 인류의 역사는 정치나 경제가 아닌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해서 가장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하라리는 특히 인공지능의 발전이 기존의 사회 질서와 경제 구조를 완전히 파괴하고 수십억명의 사람을 노동시장에서 퇴출할 것으로 내다봤다. 

옥스퍼드대 철학과 교수이자 인류 미래 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 창립 소장인 닉 보스트롬은 인공지능의 안정성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인공지능이 향후 인간을 지배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보스트롬은 “초지능에 도달하기 전에 기술적으로 통제하는 방법을 찾아내야 합니다”라며 “인공지능의 사고를 인간의 가치나 의지에 부합하게 형성할 수 있는지 여부가 앞으로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윌리엄 페리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우발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핵전쟁이 인류를 파멸로 이끌 가능성을 설명했다. 인간이 완벽하지 않은 이상 어떤 이유로든 핵전쟁이 발발할 가능성이 있고, 이를 막기 위해서는 단순히 실수가 일어나지 않기를 기도하는 것 이상으로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석학들의 예견이 SF 소설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철저히 현실에 발을 붙이고 있다. 이들의 이야기에 더욱 위기감이 드는 이유는 우리가 이들이 예견한 파국에 대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인류가 오래도록 이 지구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방향으로 독자의 고개를 돌릴 수 있는 책이다.       

『초예측』
유발 하라리 외 지음│오노 가즈모토 엮음│웅진지식하우스 펴냄│232쪽│1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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