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책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은 어째서 ‘처세술’(사람들과 사귀며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이나 수단)이라고 하면 ‘데일 카네기’라는 이름이 떠오르는지, 어째서 그의 책이 80여년이 흐르도록 살아남았는지를 증명한다.
“사회생활에 성공하려면 ~하라”는 식의 책에서 중요한 것은 ‘~하라’가 아니다. ‘~을 해야 하는 이유’다. 카네기의 ‘이유’에는 인간에 대한 정확한 통찰과 광활한 인문학적 성찰이 담겨 있다.
왜 사람을 비판하거나, 비난하거나, 불평하지 말아야 하는가. 인간은 논리적인 동물이라기보다는 감정적인 동물이며, 따라서 비판이나 비난, 불평은 그것이 아무리 정당하더라도 결과적으로 인간관계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카네기는 “하느님도 심판의 날이 오기 전까지는 인간을 심판하지 않으시겠다고 하셨다”는 영국의 대문호 새뮤얼 존슨의 말을 인용하며 “결국에는 모든 것을 알게 되면 모든 것을 용서하게 된다”고 말한다.
어째서 솔직하게, 진심으로 인정하고 칭찬해야 하는가. 인간은 자신이 소중히 여겨진다는 느낌을 갈구하기 때문이다. 자신이 중요한 사람이라는 느낌에 대한 욕망이야말로 인류와 동물을 구분 짓는 중요한 차이다. 카네기는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소중하다는 느낌을 너무나 갈구한 나머지 그것을 얻기 위해 실제로 미치기까지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렇게 사람들이 미칠 정도로 갈구하는 것을 진심으로 인정해 줄 때 어떤 기적이 일어날까 상상해 보자”라고 말한다.
왜 다른 사람에게 진심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며, 상대방의 이름을 기억해야 하며, 잘 듣는 사람이 돼야 하고, 다른 사람의 관심사에 맞춰 이야기해야 하는가. 모든 인간은 제각기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다. 지위고하를 떠나 그 사람 인생에서는 언제나 그 자신이 가장 높은 사람이다. 따라서 어떤 상황에 처하더라도 인간은 존중받길 원한다.
총 6부로 나뉘어 처세술을 설명하는 이 책은 이렇게 처세술 자체보다는 그렇게 해야 하는 이유에 집중하게 하고, 연신 고개를 끄덕이게 한다. 그 이유가 독자의 마음을, 인간을 꿰뚫고 있기 때문이다.
『데일 카네기 인간관계론』
데일 카네기 지음│임상훈 옮김│현대지성 펴냄│352쪽│11,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