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가 사는 그책]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배움’이란?
[니가 사는 그책]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배움’이란?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7.15 08: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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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산다(buy)는 말에 어쩐지 산다(live)는 말이 떠오른다. 조금 엉뚱한 생각이지만,
사람들은 어쩌면 책을 사면서 그 책에 들어가 살 준비를 하는 건 아닐까.
영국의 소설가이자 평론가 존 버거가 “이야기 한 편을 읽을 때 우리는 그것을 살아보는 게 된다”고 말했듯 말이다.
책을 산다는 행위가 그저 무언가를 구매하는 행위를 넘어선다면 우리는 그 구매 행위에서 어떤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니가 사는 그책. 어느 가수의 유행가 제목을 닮은 이 기획은 최근 몇 주간 유행했던 책과 그 책을 사는 사람들을 더듬어본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110만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김미경TV’의 대표 김미경의 책 『김미경의 리부트』가 대형서점들에서 주간 종합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자기계발 강사로서 정점에 서 있는 그답게, 김미경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개인의 발전 방안에 대해 쉬운 언어로 전한다. 

제로세팅 

이것이 김미경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응축한 단어다. 이는 코로나19 이전에 우리가 배웠던 많은 것의 가치가 0이 된다는, 무용해진다는 의미다. 과거 느리게 전개되던 4차 산업혁명이 코로나19라는 티핑 포인트(어떠한 현상이 서서히 진행되다가 작은 요인으로 한순간 폭발하는 것을 말한다)로 인해 급속도로 일어나고, 모든 것이 변하기 때문이다. 

제로세팅이라는 말에는 위기와 기회가 섞여 있다. 김미경은 “한 번 더 생각해보면 지금이 최고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4차 산업혁명의 문턱에서 갑작스레 왕초보가 되는 사건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벌어진다. 명문대를 나온 이들도, 대기업에 다니는 이들도, 의사나 변호사 같은 전문직도, 평생 강의 콘텐츠로 먹고 살아온 나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어차피 3년 전에 배운 것이나 5년 전에 배운 것이나 쓸모없기는 똑같다”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모두가 공평하게 제로 상태에서 시작한다면 지금부터 판을 바꿀 수 있다”고 덧붙인다.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모두가 같은 출발선상에 선다면, 누구라도 먼저 신기술을 배우는 사람이 살아남고, 우위에 선다. 김미경은 애플의 2018년 신입사원 절반이 고졸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대학에서 배운 것들이 쓸모없는 시대라면, 고등학교만 졸업했더라도 기업에 필요한 기술을 먼저 배운 인재가 채용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 그리고 이 말은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도 적용된다. 아니, 이 시대에 나이는 오히려 자산이 될 수 있다. 살면서 쌓인 경험이 곧 콘텐츠이고, 이 콘텐츠들이 신기술과 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이다. 

김미경은 “아무리 훌륭한 기술이 있어도 콘텐츠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기술만 있는 사람들보다 기술은 잘 몰라도 20년간 콘텐츠를 쌓아온 이들이 새로운 것을 배우기로 작정하면 엄청난 저력을 발휘할 수 있다. (중략) 기술에 대해 잘 아는 20대들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고 적었다. 일례로 김미경은 얼마 전 회사 유튜브팀 신입 PD로 마흔 살의 미혼모를 채용했는데, 같은 영상 편집 기술을 보유한 2,30대보다 그가 더 좋은 콘텐츠를 생산해냈기 때문이다. 

한편, 김미경은 얼마 전부터 57세의 나이에 프로그래밍 언어인 ‘파이썬’ 등 각종 디지털 문법을 익히기 시작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서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모든 부문에서 경영을 디지털화 해야 하는데 2,30대 젊은이들조차 디지털 문법을 잘 몰랐기 때문이다. 

배움에는 끝이 없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배움에는 끝이 없다’라는 경구가 막연한 삶의 지혜가 아닌 생존과 연결된다. 기술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발전하기 때문에 기껏 배우고 나면 세상은 앞서 나가 있기 때문이다. 대학에서 4년간 전공한 지식으로 2~30년 버티던 ‘올드 러너’(old learner)의 시대는 갔다. 발전한 지식을 그때그때 배워서 내 업무에 적용하는 ‘뉴 러너’(new learner)가 돼야 한다.     

그렇다면 무엇을 배워야 하는가? 그것은 누구도 확실하게는 모른다. 대신, 김미경은 무엇을 배워야 할지 판단하는 ‘촉’을 기를 수 있다고 말한다. 이 촉을 기르기 위해 김미경은 먼저 종이 신문을 구독했다. 알고리즘에 의해 큐레이션 돼 있으며, 자극적인 키워드와 광고로 시선을 빼앗는 온라인 뉴스와 달리 종이 신문은 세상을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하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그는 전문가들이 제작한 각종 ‘트렌드 리포트’를 읽는다. 여기에는 쏟아지는 뉴스보다 더 전문적인 정보들과 미래 예측이 담겨 있다. 정보의 질은 뉴스와 책의 중간 수준이고, 정보의 전달 속도는 책보다 빠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매킨지나 하나금융연구소 등 수많은 연구소에서 내는 리포트들은 검색만 하면 쉽게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퍼블리’ ‘폴인’ ‘카카오 브런치’ 같은 사이트에도 각 분야 전문가들이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쉬운 글로 트렌드 리포트를 써낸다. 

마지막으로 독서다. 김미경은 먼저 『대변동』(제레드 다이아몬드), 『팩트풀니스』(한스 로슬링),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유발 하라리) 등을 통해 인류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하나의 선으로 연결해볼 것을 권한다. 어느 정도 큰 틀의 그림이 그려진 후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블록체인, 사물인터넷, 로봇 등 미래의 디지털 기술을 담은 책을 읽는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단서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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