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 볼 만한 곳] 암각화·폭포·억새... 마늘꿀절임과 떠나는 울산 여행
[주말 가 볼 만한 곳] 암각화·폭포·억새... 마늘꿀절임과 떠나는 울산 여행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11.21 06: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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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고대 암각화를 보노라면 세상이 바뀌고 삶이 변해도 인간이 지닌 기본 관념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새롭게 느끼기 마련이다. 먹고 싶은 음식(사냥감)을 생각하고, 사냥하고, 기록(암각)하는 모습이 현대인들이 돈과 시간을 마련해 좋은 음식을 맛보며 그 모습을 SNS에 올리는 것과 겹쳐 보이기 때문.

물도 마찬가지. 엄마의 자궁 속 양수를 헤치고 나온 인간이란 존재는 시대를 막론하고 물을 친근하게 느끼기 마련이다. 꼭 물에 들어가지 않아도 허공을 시원하게 가르는 물줄기에 대다수 사람은 긍정의 감정을 체감하는데, 폭포가 시선을 사로잡는 건 그런 이유 때문이지 않을까. 왜 이런 말을 길게 늘어놓느냐. 그건 이번에 소개할 곳이 암각화와 폭포를 함께 볼 수 있는 도시 울산이기 때문이다.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경남 울산 여행지를 소개한다.

울산 암각화박물관 내부. [사진=한국관광공사]
울산 암각화박물관 내부. [사진=한국관광공사]

울산에는 국내에서 가장 잘 알려진 반구대 암각화가 자리한다. 신석기 때 그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반구대 암각화가 처음 학계에 보고된 건 1971년(지역 주민은 오래전부터 존재를 인지해옴). 1965년 제대로 된 문화재 조사 없이 식수 조달 목적으로 사연댐이 세워지면서 암각화가 일 년에 절반 이상 물에 잠긴 지 6년이 지난 시점에 발견됐는데, 거기엔 고래 63종을 비롯해 호랑이·멧돼지·사슴 등의 동물과 사냥 도구 등 307점의 표현물이 음각으로 새겨져 있었다.

실물 크기의 반구대 암각화 모형. [사진=한국관광공사]
실물 크기의 반구대 암각화 모형. [사진=한국관광공사]

이후 투명댐으로 둘러싸는 등의 여러 암각화 보존 방안이 논의됐지만, 실현되지 못해 결국 암각화는 현재까지 훼손 중인 상태다. 접근성이 떨어져 일반인이 가까이서 그 내용을 살펴보기 어렵지만, 울산암각화박물관에 전시된 실물 모형의 암각화를 통해 암각화의 상세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사람들은 암각화에서 여러 의미를 찾는데, 누군가는 암각화가 미술치료의 기원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미술치료사 유미는 책 『미술치료와 삶의 질』에서 “구석기시대 동굴벽화 이래로 사람들은 심리적인 목적으로 그림을 사용해 왔는데, (암각화를 통해) 심리적으로 사냥꾼의 마음을 성공적으로 사냥할 수 있도록 준비시킨다고 믿었다. 이러한 염원을 그림으로 나타내는 것은 치유 형태의 한 부분을 차지하며, 미술치료의 기원으로 보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자수정 동굴나라. [사진=한국관광공사]
자수정 동굴나라. [사진=한국관광공사]

울산의 명물 중 하나는 자수정이다. 예로부터 울산은 세계 최상품 수준의 자수정 채굴지로 과거 자수정을 채굴하던 여러 동굴이 현재는 관광지로 개발돼 여름에는 시원한 기운을 담아, 겨울에는 따뜻한 온기로 관람객을 맞고 있다.

동굴 안 보트 체험. [사진=한국관광공사]

자수정 동굴나라는 자수정 채굴을 위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만든 인공 동굴이다. 2.5km 구간이 과거 자수정 채굴 재연, 이집트 피라미드·조명 테마, 서커스 등 여러 전시물과 공연(코로나19로 인해 공연은 잠정 중단)으로 꾸며져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도보 코스와 더불어 동굴 안에 흐르는 지하 하천을 보트를 타고 돌아볼 수도 있다. 이용 시간은 매일 오전 9시에서 오후 8시이며, 이용료는 성인 7,000원, 소인 6,000원(보트 이용 시 5,000원씩 추가)이다.

파래소 폭포. [사진=한국관광공사]
파래소 폭포. [사진=한국관광공사]

물 맑은 신불산 계곡을 따라 20분가량 오르면 파래소 폭로가 나타난다. 파래소 폭포는 지금껏 물이 마른 적이 없어, 과거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기우제가 올려지기도 한 곳으로, ‘소원 한 가지를 들어준다’는 의미를 지닌다. 파래소 폭포는 높이 15m, 둘레 199m로 규모가 크진 않지만, 시각·청각적으로 경쾌함을 전하기에 충분한 규모를 갖추고 있다. 또한 맑은 물 위로 햇살이 만들어내는 영롱한 ‘윤슬’(햇빛이나 달빛에 비치어 반짝이는 잔물결)의 멋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이용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입장료는 1,000원이다.

억새평원. [사진=한국관광공사]
억새평원. [사진=한국관광공사]

파래소 폭포를 지나 1시간 30분가량 산행을 이어가다 보면 간월재 억새평원에 다다른다. 좀 더 편하게 오르기 원한다면 차량으로 인근 ‘한국 사슴농장’으로 이동해 그곳에서 6km 구간의 완만한 코스를 이용하면 된다. 그렇게 간월재에 오르면 바람맞은 수면처럼 일렁이는 5만 평 규모의 황금빛 억새의 장관을 눈에 담을 수 있다. 본래 맹수가 많아 인적이 많지 않았던 탓에 과거 박해받던 천주교인들과 빨치산(공산주의 비정규군)이 은신했던 곳으로 지금도 그 흔적(죽림굴)이 남아있다. 간절재는 상시개방이지만, 간절재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산 아래보다 맛이 월등하다는) 산중 컵라면을 맛보고 싶다면 4시 30분 이전에 가는 것이 좋다.

마늘과 꿀을 유리병 속에 넣어 가두어 두었다 두 해가 지나도록 깜박 잊었다 한 숟가락 뜨니 마늘도 꿀도 아니다 마늘이고 꿀이다// 당신도 저렇게 오래 내 속에 갇혀 있었으니 형과 질이 변했겠다// (중략) 내 속의 당신은 참 당신이 아닐 것이다 변해 버린 맛이 묘하다// 또 한 숟가락 나의 손과 발을 따뜻하게 해 줄 마늘꿀절임 같은 당신을, - 조용미 「가을밤」

가을밤이 길어지는 요즘, 마늘꿀절임 같은 그(녀)와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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