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작으로 알아보는 영화 언어] ‘브로크백 마운틴‧문라이트‧캐롤’
[명작으로 알아보는 영화 언어] ‘브로크백 마운틴‧문라이트‧캐롤’
  • 송석주 기자
  • 승인 2020.01.05 0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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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의 큰 사랑을 받았거나 강력한 팬덤을 보유하고 있는 영화를 선정하여 그 영화의 명장면을 분석합니다.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의 장면 분석을 통해 간단한 영화 언어를 습득할 수 있다면, 콘텐츠를 소비하는 관객들에게 영화를 조금 더 분석적으로 관람할 수 있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줄 것입니다.

[독서신문 송석주 기자] 퀴어영화(queer cinema)란 동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를 일컫습니다. 퀴어영화 속 주인공들은 이른바 ‘LGBTQ’(여성 동성애자/Lesbian, 남성 동성애자/Gay, 양성애자/Bisexual, 성전환자/Transgender, 정체성에 관해 갈등하는 사람/Questioning)에 해당하는 사람들로 비이성애자, 즉 성소수자(sexual minority)들입니다.

퀴어영화란 용어는 1991년 토론토영화제에서 그간 영화 속에 등장했던 성소수자들의 이미지가 어떤 식으로 변모해왔는지를 설명하기 위한 개념으로 처음 사용됐습니다. 그렇다면 영화 속 동성애자들은 이제껏 어떤 모습으로 재현돼 왔을까요?

동성애자들은 영화에서 늘 차별적으로 묘사돼 왔습니다. 책 『영화의 이해』의 저자 루이스 자네티는 “인종주의와 성차별주의와 마찬가지로 동성애 혐오증은 최근까지 영화계에 널리 확산돼 있었다. 게이남자들은 ‘겁쟁이’나 ‘여자 같은 사내’들로 이미 그 특성이 판에 박혀 있었다. 레즈비언은 사내와도 같은 ‘우직한 여자’로 묘사됐다”고 설명합니다.

이어 “특히 게이를 매우 신경증적이고, 자기혐오적이며, 성에 사로잡혀 있는 인물로 묘사했다. 대개의 퀴어영화들은 게이가 자살하는 것으로 끝이 난다”며 영화에 등장하는 성소수자들이 늘 불운한 최후를 맞는 상황을 지적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스테레오 타입(stereo type)에서 벗어나 성소수자들을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인간’으로 재현한 영화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나아가 이런 영화들이 국제 영화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관객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으며 하나의 인기 장르이자 시장(퀴어 영화제 등)으로 자리 잡게 됩니다.

책 『영화 사전 - 이론과 비평』의 저자 수잔 헤이워드는 “퀴어 시네마는 하나의 미학이 아니라 서로 다른 미학들의 집합체”이며 “다양성, 특히 발언과 섹슈얼리티에서의 다양성을 옹호한다”고 설명합니다. 훌륭한 미학적 성취를 이룬 퀴어영화. 평단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받은 퀴어영화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볼까요?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스틸컷

이안 감독의 <브로크백 마운틴>(2005)는 세계 퀴어영화 역사의 새로운 지평을 연 작품입니다. 이 영화는 세계적으로 1억6천500만달러의 수입을 올렸고, 주류 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둡니다. 뿐만 아니라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무려 12개 부문에 수상후보로 지명되면서 평론가와 기자들에게도 높은 점수를 받았습니다. 특히 장면과 적절하게 조응하는 OST 역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영화 <문라이트> 스틸컷

배리 젠킨스 감독의 <문라이트>(2017)는 그야말로 파란을 일으킨 퀴어영화입니다. 특히 ‘백인들의 잔치’라고 불릴 만큼 보수적인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데이미언 셔젤 감독의 <라라랜드>(2016)를 제치고 작품상을 받아 더욱 큰 화제를 낳았습니다. 영화는 빈민층의 흑인 게이 남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우리 사회의 소수자가 겪는 여러 어려운 상황들을 영화적으로 훌륭히 담아내 큰 찬사를 받았습니다.

영화 <캐롤> 스틸컷

이 외에도 <프라실라>(1994), <소년은 울지 않는다>(1999), <파 프롬 헤븐>(2002) 등이 90년대 이후 퀴어영화의 새로운 부흥을 주도했던 영화로 평가됩니다. 이에 더해 압델라티프 케시시 감독의 <가장 따뜻한 색, 블루>(2013), 토드 헤인즈 감독의 <캐롤>(2015),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의 <콜 미 바이 유어 네임>(2017) 등은 최근 개봉한 퀴어영화들 가운데 대중들에게 큰 주목을 끈 작품들입니다.

국내의 경우 1996년에 개봉한 박재호 감독의 <내일로 흐르는 강>이 한국 최초의 퀴어영화로 기록돼 있습니다. 한국전쟁이라는 국가적 재난과 그것으로 파생된 여러 사회적 문제를 동성애와 연관시킨 작품으로 해외 영화제에서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최근 개봉작들로는 이현주 감독의 <연애담>(2016), 임대형 감독의 <윤희에게>(2019) 등이 감각적인 퀴어영화로 평단과 대중의 고른 지지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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