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제도권적 여성 담론을 뒤흔든 전위적인 시인 신현림이 10년 만에 선보이는 시집에는 연자시 「나는 자살하지 않았다」를 비롯해 68편의 시가 실렸다.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반지하에 불시착한 앨리스들의 애환에 주목한다. 그러나 가난의 뿌리를 적나라하게 털어놓는 솔직함에는 언제나 삶의 의지를 놓지 않는 ‘사랑’이 있다. 처절한 고백은 삶의 고통과 아픔에 몰입하는 대신 함께 슬퍼할 사람을 찾고 그 슬픔을 견딤으로써 오히려 슬픔의 끝장을 보는 힘이 된다. 책은 시인이 반지하 세계에서 동시대 사람들에게 보내는 생존신고이자, 함께 더 잘 살아보자는 위로의 편지다. / 황은애 기자
■ 반지하 앨리스
신현림 지음 | 민음사 펴냄 | 152쪽 |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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