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계속되면서 나들이객이 눈에 띄게 줄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대면 접촉을 피하면서 여행업 전반이 큰 타격을 입고 있고, 실제로 전국 관광명소는 한산한 풍경이다. 다만 이런 상황이 장기화되고, 정부가 나서 “건강한 성인이라면 개방된 공간에서 마스크를 쓸 필요가 없다”(식약처), “과도한 불안감을 떨쳐내고 다시 소비 활동을 해달라”(문재인 대통령)고 주문하면서 조심스럽게 외출을 시도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감염 우려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드라이브 여행지를 소개한다.
첫 추천지는 ‘강릉 헌화로’다. 차장 밖에 펼쳐지는 짙푸른 바다와 그 위로 펼쳐지는 햇살이 자아내는 영롱함은 보는 이의 마음을 ‘말랑말랑’ 하기에 충분하다. 아찔한 해안 절벽과 탁 트인 바다를 끼고 달리는 해안도로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그 모습은 tvN 드라마 ‘시그널’에 나와 주목받기도 했다.
헌화로는 국내에서 바다와 가장 가까운 도로로, 강릉시 옥계면 금진해변에서 심곡항을 거쳐 정동진항까지 이어진다. 도로이름은 강릉 태수의 아내인 수로부인이 절벽에 핀 철쭉꽃을 원하자 웬 노인이 나타나 꽃을 따줬다는 『삼국유사』에 실린 「헌화가」에서 따왔는데, “자줏빛 바위 가에 / 잡고 있는 암소 놓게 하시고, /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시면 / 꽃을 꺾어 바치오리다”라고 했다는 시구처럼 꽃이 필 법한 낭떠러지가 도로 곁으로 이어진다. 드라이브 코스 곳곳에 자리한 해변은 사람이 많지 않아 감염 염려를 내려놓고 방문하기 좋은데, 특히 금진해변은 경포해변이나 정동진해변보다 찾는 이가 적어 탁 트인 바다를 만끽하기에 적합하다.
다음은 전남에서 손꼽히는 드라이브 코스인 영광 백수해안도로다.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km에 달하는 해안도로는 갖가지 형상의 바위와 암초가 해안 절벽을 품고 있어, 칠산바다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담아 볼 수 있다. 특히 동해 일출 못지않게 아름다운 서해 낙조는 보는 이의 마음을 ‘맨들맨들’하게 정돈한다.
다음은 ‘31번 국도’ 해안 드라이브 코스다. 부산 기장에서 출발해 양구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곳곳에 분위기 좋은 카페와 좋은 경치가 자리한다. 부산에서 출발해 두 개 정도의 해변을 지나면 국내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뜬다는 울산 간절곶이 나온다. 이곳 해변에 들려 바닷바람을 삼키다가, 맛난 음료가 생각난다면 해변이 내려다보이는 언덕에 자리한 ‘헤이메르’ 카페에 들려 목을 축이면 된다.
다음 목적지는 울산 태화강변의 대나무숲이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인 사업가가 심기 시작했다고 알려진 이곳은 현재 거대한 대나무숲을 이루고 있다. 광복 후 방치돼 사라질 위기에 놓였었지만, 다행히 명맥을 유지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관리가 잘 되는 대나무숲으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10리에 이르는 구간 중 일부를 산책로로 개방하고 있는데, 대나무숲이 자아내는 초록빛 청량감과 강바람이 불 때마다 들려오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자연치유’의 느낌을 선사한다.
자연치유사인 상형철은 책 『병원 없는 세상, 음식 치료로 만든다』에서 “아이가 아플 때는 성급하게 약을 먹이기보다 생강차 등 따뜻한 음식으로 면역력을 회복시켜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경치 좋은 곳에서 신선한 바닷바람과 함께하는 심신의 전환, 어쩌면 코로나19를 이겨낼 면역력이 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