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왜 글을 쓰는 걸까. 직업이기에 쓰고, 취미로 끄적이고, 또 어쩌면 자신을 표현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곤 한다. 그리고 누군가는 살기 위해 글을 쓴다. 책은 친족 성폭력 및 가정폭력 생존자의 삶이 사유와 글쓰기로 존엄을 되찾는 모습을 담은 개인적 기록이다. 동시에 45년 동안 사유의 부재가 어떻게 이 세상을 파괴해 왔는지, 그 파괴의 역사 속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더 나은 세상을 사유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타인과 세계를 구원했는지 증명하는 사회적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 우리에게는 세상을 바꿀, 행동하는 사유가 필요하다. 책은 단절된 우리가 다시 연결되기 위한 더 깊고 넓은 사유의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 그들의 슬픔을 껴안을 수밖에
이브 엔슬러 지음 | 김은지 옮김 | 푸른숲 펴냄 | 412쪽 | 1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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