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가 볼 만한 곳] ‘골목’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아날로그 감성 여행
[주말 가 볼 만한 곳] ‘골목’의 추억을 찾아 떠나는 아날로그 감성 여행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5.16 0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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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큰길에서 들어가 동네 곳곳을 통하는 좁은 길을 뜻하는 ‘골목’. 아파트보단 주택이 많던 시절, 온 동네는 골목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됐고, 그 골목에는 아이들의 웃음소리 가득한 사람 냄새가 그득했다. 하지만 이젠 그런 모습을 찾기가 예전만큼 쉽지 않다. 과거 동네마다 대장 노릇을 하는 꼬마를 ‘골목대장’이라 부를 만큼 골목은 친숙한 대상으로 여겨졌지만, ‘동네’만큼이나 (아파트) ‘단지’가 많아진 이제는 ‘골목대장’을 찾아보기 어려울뿐더러, 사용되는 경우에도 ‘우물 안 개구리’란 부정적 의미로 쓰이는 경우가 많다. 다만 비록 오래되고, 협소하고, 낙후한 이미지가 더해지긴 했지만 그럼에도 호기심을 자아내는 골목의 매력은 여전한 상황. 한국관광공사가 추천하는 골목 여행지를 소개한다.

미로예술시장. [사진=한국관광공사]
미로예술시장. [사진=한국관광공사]

먼저 추천할 곳은 강원도 원주에 자리한 ‘미로예술시장’이다. 미로예술시장은 원주중앙시장 2층에 자리한 곳으로 1970년 건립한 2층짜리 철근콘크리트 건물을 재건축 없이 현재까지 사용하고 있다. 1층과 2층은 안팎에 여러 계단을 통해 이어져, 마치 미로를 헤매는 듯한 재미를 자아낸다. 1층은 옷 가게와 음식점 등이 모인 전통시장이며, 2층은 카페와 공방, 문화 공방이 어우러졌는데, 이름처럼 미로 같은 골목으로 이어져 길을 거닐다보면 막다른 길에 이르기도 하고, 왔던 길을 다시 지나기 일쑤다.

미로예술시장.
미로예술시장.

시장은 중앙광장을 중심으로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닌 네 개 동으로 나뉜다. 가동은 오래된 양복점이나 금은방, 다동은 다양한 체험 공간으로 채워졌다. 라동은 SBS 예능 <백종원의 골목식당>에 출연한 음식점이 모여 있다. 나동은 지난해 발생한 화재로 잠정 폐쇄된 상태다. 동마다 제각각의 마스코트와 즐길 거리가 방문객을 반기는데, 특히 일회용 카메라를 판매하는 자동판매기는 아날로그 감성을 자극한다. 일회용 카메라에 세월의 흔적을 가득 머금은 시장의 모습을 담은 후 자판기 옆 카페 ‘동경수선’에 맡기면 현상/인화가 가능하며, 일회용 카메라를 반납하면 다 쓴 필름으로 만든 상품을 선물로 받을 수 있다.

당진면천읍성. [사진=한국관광공사]
당진면천읍성. [사진=한국관광공사]

다음으로 추천할 곳은 충남 당진시에 자리한 ‘당진면천읍성 성안마을’이다. 성(城)안에 자리한다는 의미를 지닌 당진면천읍성 성안마을은 순천 낙안읍성(사적 302호), 청주 상당산성(사적 212호) 성안마을과 함께 3대 성안마을로 손꼽히는 곳으로 다른 성안마을과는 색다른 매력을 지닌다. 청주 상당산성 마을처럼 번듯한 식당도 없고, 낙안읍성 성안마을처럼 예스러운 초가도 없지만, 손때 묻은 집과 소박한 식당, 이발소, 전파사 등이 골목을 가득 메우고 있다.

골정지. [사진=한국관광공사]
골정지. [사진=한국관광공사]

조선 후기까지 해당 지역의 군사와 행정을 담당한은 2014년부터 복원공사(2025년 완료 예정)가 진행 중이지만 지금도 상당한 볼거리를 지니고 있다. 성안마을을 둘러보려면 남문을 출발점으로 삼아 옛집들을 복원해놓은 저잣거리를 지나 장청(지역 현감이 군무를 보던 곳으로 세종 때 만든 손에 들 수 있는 가장 큰 총인 ‘이총통’이 발굴됨), 옛 면천초등학교 터(1919년 3월 10일, 충남 최초로 학생이 주도한 만세 운동이 벌어진 곳), 옛 면천우체국 순으로 이동하는 것이 좋다. 옛 면천우체국 등은 현재 ‘면천읍성 안 그 미술관’과 동네 책방 ‘오래된 미래’, 상점인 ‘진달해상회’로 변모했고, 연암 박지원이 면천군수로 있을 때 조성한 ‘골정지’(동문 터 넘어 위치)에는 계절별로 꽃들이 아름답게 피어난다. 주변엔 부추나 쑥을 갈아 넣고 반죽한 면으로 만든 시원한 콩국수를 파는 음식점이 많아 허기를 채우기에 좋다.

익산문화예술의거리. [사진=한국관광공사]

마지막으로 추천할 곳은 전북 익산시에 자리한 ‘익산문화예술의거리’. 호남 철도 교통의 관문인 익산에는 1900년대부터 신문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교회와 성당이 세워졌고, 일본인이 들어와 대규모 농장을 건설했다. 1912년 이리역(지금의 익산역)에 기차가 다니기 시작하면서 천지개벽을 이뤘고, 현 익산문화예술의거리가 자리한 중앙동 일대는 당시 ‘작은 명동’으로 통했다.

익산문화예술의거리. [사진=한국관광공사]

직선거리로 500m 남짓한 익산문화예술의거리에는 골목마다 저마다의 이야기를 품은 공간이 선물처럼 숨어 있다. 근대의 뾰족한 삼각 지붕을 얹은 상가부터 낡은 담벼락을 갤러리로 꾸민 곳, 복고풍 감성 가득한 조형물과 벽화가 가득하다. 라디오 스튜디오 ‘이리블루스’에서는 DJ가 들려주는 음악을 듣거나 옛 교복이나 개화기 의상을 빌려 입어볼 수 있다. 근처 맛집은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된장짜장이 일품인 50년 전통의 ‘신생반점’, 제과·제빵 명장이 지역 특산물로 만든 빵을 판매하는 ‘솜리당’(옛 지역이름) 등이 있다. 단팥빵은 너무 인기가 많아 구매 개수를 제한할 정도다.

김주대 시인은 시 「노래가 된 골목」에서 “백점을 맞은 것일까/ 책가방을 멘 아이가 붕어처럼 입을 벌리고/ 노래를 부르며 지나간다/ 골목길 벽이 아이의 노래를 받아/ 들썩들썩 스피커처럼 소리를 쏟아낸다/ 노랫소리로 환하게 채워지는 골목”이라 노래했다. 이번 주말엔 그 환한 골목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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