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식물 총합 이상의 의미 『정원을 묻다』
[포토인북] 식물 총합 이상의 의미 『정원을 묻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8.05 17: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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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여기 정원을 가꾸면서 꽃씨를 나누고 영감을 주고 받는 과정을 통해 삶을 보다 풍성하게 가꿔나가는 열한명의 정원가들이 있다. 그들은 정원을 가꾸는 일이 결코 '고상한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장화를 신고 삽으로 흙을 퍼내며 땀을 쏟는 육체 노동을 해야하고, 뾰족한 가지에 긁혀 상처를 입기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은 한결 같이 그 일에서 행복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사진=도서출판 돌베나무]
[사진=도서출판 돌배나무]

베르나도테 백작은 차분한 목소리로 마법의 주문과도 같은 '감속'이 무슨 뜻인지 이어서 설명했다. 그것은 단순히 느린 것이 아니라 인간이 편안한 상태로 자기 자신과 일체가 되는 자연적인 속도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늘날처럼 정신없이 분주한 시대에는 자연과의 관계 맺기가 꽤나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자연은 무리하게 요구하는 법 없이 자신만의 고요한 리듬을 갖고 있어요. 그래서 우리의 일상생활에 자연을 스며들게 하는 게 좋습니다." <18쪽> 

[사진=도서출판 돌배나무]

(골동품 나무는 무엇입니까?) 그런 나무는 수령이 어느 정도 되고 이미 수십 년 동안 재배된 나무들입니다. 하나의 골동품은 항상 특별한 점을 갖고 있어요. 특정한 시기에 유래했고, 대량으로 존재하지 않거나, 임의로 재생산될 수 없는 것이죠. 만약 수령이 60년이고 이미 열다섯 번이나 묘목을 옮겨 심은 너도밤나무를 찾아냈어도 그 나무의 묘목 서른 그루를 쉽게 주문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시간 간격을 만회할 수 없기 때문에 그 나무들이 귀해지는 것이죠. 때로는 영국의 식민지였던 모리셔스에서 발행된 '파란색 모리셔스 우표'처럼 매우 희귀한 나무가 되기도 합니다. <79쪽> 

[사진=도서출판 돌배나무]

떄때로 식물을 가꾸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지 생각한다. 다채로운 색깔과 갖가지 형태와 크기로 그림을 그리는 화가처럼 나는 어떤 장소를 다양한 식물들로 새롭게 변신시킬 수 있다. 선명하거나 유희적인 분위기, 밝고 경쾌하거나 어두운 분위기를 만들어내거나 공간을 만들고 시점을 바꿀 수도 있다. 또는 구근 식물, 여러해살이 식물, 풀, 수목들의 생동감을 이용해 똑같은 정원에서 매번 새로운 그림을 그려낼 수 도 있다. 얼마나 놀라운 특권인가! <110쪽> 

[사진=도서출판 돌배나무]

물의 표면은 모든 것을 반사해 정원을 아름답게 하는 특징이 있다. 수면은 갖가지 형상의 구름을 담은 하늘을 비추고 물 근처에 있는 나무들의 모습을 이중으로 보여준다. 따라서 단순히 '물가' 화단으로 방치해서는 안 되고, 생동감 넘치게 반사해서 가까운 주변의 모습을 한 폭의 그림처럼 수면에 투영시켜야 한다. 최상의 경우 연못은 하나의 예술 작품이나 특징적인 식물들을 정확하게 비추는 거울 화단의 면모를 드러낸다. 이 효과는 밤에 반사된 것에 조명을 비출 때 특히 인상적이다. <168쪽> 


『정원을 묻다』
크리스틴 라메르팅 지음 | 페르디난트 그라프 폰 루크너 사진 | 이수영 옮김 | 돌배나무 펴냄│176쪽│2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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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기 2020-08-06 11:30:29
정원을 가꾸는 전문가들의 피땀어린 노력이 있음으로 정원을 바라보는 이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가져다 주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