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20』 모든 트렌드 관통하는 한 가지는?
『트렌드 코리아 2020』 모든 트렌드 관통하는 한 가지는?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11.04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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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매년 이맘때쯤 출간돼 연초까지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는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트렌드 코리아’ 시리즈 신작이 올해도 어김없이 출간됐다. 제목은 『트렌드 코리아 2020』, 키워드는 내년 갑자년 ‘쥐의 해’를 맞아 ‘MIGHTY MICE’(힘센 쥐들)다. 그런데 이번 『트렌드 코리아 2020』은 지난 11년간의 시리즈와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 각기 서로 관련 없는 트렌드들이 나열돼 있던 전작들과는 달리 이번 책에서는 제시된 모든 트렌드를 관통하는 한 가지 개념이 있기 때문이다. 

키워드인 ▲Me and Myselves(멀티 페르소나) ▲Immediate satisfaction(라스트핏 이코노미) ▲Goodness and fairness(페어 플레이) ▲Here and now: the ‘streaming life’(스트리밍 라이프) ▲Technology of hyper-personalization(초개인화 기술) ▲You're with us ‘fansumer’(팬슈머)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특화생존) ▲Iridescent OPAL: the new 5060 generation(오팔세대) ▲Conveneience as a premium(편리미엄) ▲Elevate yourself(업글인간)를 ‘벼리’(그물의 위쪽 코를 꿰어놓은 줄)처럼 포괄하는 개념이 바로 ‘특화’다. 

책에 따르면 2020년 기업의 생존조건은 까탈스러운, 혹은 까탈스러워져만 가는 소비자의 욕구를 ‘특화’를 통해 최대한 만족시키는 것이다. 소비자의 욕구는 사회가 번성하고 진보함에 따라 더욱더 까탈스러워지고 있으며, 과거에는 이러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기술이 없었으나 현대에는 있기 때문이다. 

먼저, 책에서 말하는 ‘멀티 페르소나’란 한 사람이 가진 100개의 페르소나(심리학에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향을 지칭하는 용어)를 파악하고 만족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예컨대 100명의 소비자에게는 100개의 큰 취향이 있고, 현대 소비자는 적극적으로 이 취향을 찾고, 그에 맞는 소비를 하기 원한다. 또한, 한 소비자의 취향은 상황에 따라 여럿으로 나뉘기도 하는데, 예를 들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각기 다른 플랫폼을 번갈아가며 이용하는 한 소비자의 취향은 플랫폼에 따라 마치 카멜레온처럼 바뀐다. 또한, 최근 AI 알고리즘은 소비자의 수많은 취향을 분석해 큐레이션 하고 있으며, 심지어 새로운 취향을 형성하기도 한다.   

‘라스트핏 이코노미’는 유통업계에서 상품이 고객에게 전달되는 마지막 배송 접점을 의미하는 ‘라스트핏 마일’이라는 단어에서 따왔다. 이는 소비자가 소비할 때 경험하는 마지막 순간의 만족감조차 최적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예컨대, 배송업계의 화두는 ‘누가 가장 빨리 소비자의 문 앞에 당도하는가’다. 때문에 ‘새벽 배송’도 모자라 ‘야간 배송’에 뛰어든 업체들도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제품을 사용하는 경험만큼이나 중요해진 ‘언박싱’(포장을 풀어 상품을 처음 만지는 행위) 경험을 위해 최근 전자 제품은 포장에까지 신경 쓰고 있다.

‘페어 플레이어’가 의미하는 것은 ‘공평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다. 특히 개인성이 화두인 사회에서 자란 젊은 소비자들은 상품 자체만이 아니라 브랜드의 ‘선한 영향력’을 중시하며 어떤 이슈가 있을 때마다 불매운동으로 공평성, 선함, 효능감에 대한 욕구를 표출한다. ‘스트리밍 라이프’란 욕망은 부풀었지만 충족할 자원은 부족한 젊은 소비자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많은 것을 추구하려는 움직임이다. 예컨대 현대인은 비단 ‘넷플릭스’나 ‘왓챠플레이’ 같은 OTT서비스뿐만 아니라 물건이나 공간, 취향까지 스트리밍(구독)하고 있다. 

이 외에도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파악하고 이해해 궁극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만족하는 기술인 ‘초개인화 기술’ ▲수동적인 소비에 그치지 않고 직접 투자와 제조과정에 참여해 상품이나 브랜드, 스타를 키워내려는 욕망을 가진 ‘팬슈머’ ▲누구에게나 보편적으로 괜찮은 것보다 선택된 소수의 확실한 만족이 더 중요해지는 행태인 ‘특화생존’ ▲활기찬 인생을 살아가길 원하는 신노년층을 의미하는 ‘오팔세대’(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ves) ▲편리한 것이 프리미엄임을 뜻하는 ‘편리미엄’ ▲성공보다 성장을 원하는 욕구를 지칭하는 ‘업글인간’ 등이 있다. 그리고 이 키워드들을 관통하는 것도 ‘소비자의 세분화된 욕망’을 충족하는 ‘특화’다. 2020년, ‘트렌드’는 곧 ‘까탈스러운 소비자의 욕망’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 『트렌드 코리아』의 예측이 올해도 맞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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