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엘 그레코·피카소·앤디 워홀… 미학적 상상력으로 세상을 보다 
[포토인북] 엘 그레코·피카소·앤디 워홀… 미학적 상상력으로 세상을 보다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9.2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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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예술이란 무엇인가? 미학이란 무엇인가? 이 둘은 어떤 관계인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탐구 주제들이다.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객원교수인 저자는 "본서는 예술과 미학의 대화"라며 "이 대화를 통해 예술은 그 미학적 사유를 더욱 심화시켜 나갈 것이고, 미학은 그 예술적 내용이 더욱 풍부해질 것"이라고 말한다.  

지금껏 예술은 예술 자체로 사유되기 보다는, 비평, 미학, 철학의 영역과 맞물려져 그 의미의 재해석이 이뤄져 왔다. 이에 착안해 저자는 조형예술을 소재 삼아 20세기 예술과 미학의 흐름을 조명한다. 

엘 그레코, '다섯 번재 봉인의 개봉, 1608~1614. [사진=도서출판 새빛]
엘 그레코, '다섯 번재 봉인의 개봉, 1608~1614. [사진=도서출판 새빛]

엘 그레코의 화풍은 자연적인 형태와 색채를 대담하게 무시하고 감동적이고 극적인 환상을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 작품은 요한계시록의 한 장명인 다섯 번째 봉인의 개봉을 묘사한 것이다. E. H. 곰브리치는 엘 그레코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엘 그레코의 미술이 재발견되고 이해되기 시작한 것은 현대 미술가들이 모든 미술 작품에 '정확성'이라는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지 말라고 가르쳐준 제1차 세계대전 이후에야 비로소 가능했다." 여기에서 E. H. 곰브리치가 언급하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라는 의미는 오스카 코코슈카 등 오스트리아 표현주의 작가들의 등장을 말한다. <73쪽> 

피카소, '아비뇽의 아가씨들', 1907년 3~4월. [사진=도서출판 새빛] 
피카소, '아비뇽의 아가씨들', 1907년 3~4월. [사진=도서출판 새빛] 

큐비즘을 피카소의 1907년 6~7월의 작품 '아비뇽의 아가씨들'을 중심으로 살펴보자. 뉴욕 현대미술관의 관장이었던 앨프레드 바는 MoMA 회고전 도록 『피카소: 그의 40년간의 예술』에서 이 작품을 재현의 규칙에 대한 문제제기로 입체주의로 이행하는 과도기적인 회화라고 봤다. 앨프레드 바는 이 작품을 그리기 위한 피카소의 초기 습작(1907. 3~4월)을 "메멘토 모리의 알레고리나 제스처"로 봤다. 이 구성 습작은 일곱명의 등장인물과 왼쪽 측면을 드리우는 연극적인 배치를 보여준다. 중앙에 옷을 입은 선언과 그를 둘러싼 다섯명의 창녀들이 있고 이들은 왼쪽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에 한명의 의학도가 해골을 손에 들고 무대로 등장하고 있다. 알프레드 바는 이 장면을 "죽음을 기억하라"라는 알레고리 혹은 제스처로 해석한 것이다. <108쪽>

움베르토 보치오니, '공간에서 영속성의 독특한 형태, 1919. [사진=도서출판 새빛] 
움베르토 보치오니, '공간에서 영속성의 독특한 형태, 1919. [사진=도서출판 새빛] 

움베르토 보치오니는 미래주의를 대표하는 화가이자 조각가였다. 그는 1912년의 논문 「미래주의 조각 기법 선언」에서 이전의 조각에 대해 "유럽의 기념물이나 전시회에서 볼 수 있는 조각은 안타깝게도 야만성과 우둔함만 보여줘서, 괴이함과 역겨움 속에서 미래주의자인 나의 시선을 그것으로부터 거둔다. 우리는 거의 어디에서나 과거로부터 전래된 모든 형식의 맹목적이고 어색한 모방품을 본다. 그것은 비겁한 전통과 무기력한 재능이 계통적으로 부추겨진 모방품이다"라고 비판한다. 움베르토 보치오니는 운동감각적으로 공간 속의 물체를 지각하려고 했다. 그의 조각 작품 '공간에서 영속성의 독특한 형태'는 크로노포토그라피처럼 역동성을 공간 속의 신체에 가시화시킨 작품이다. <114쪽> 

Andy Warhol with 'Flowers' at The Factory(1964) [사진=도서출판 새빛] 
Andy Warhol with 'Flowers' at The Factory(1964) [사진=도서출판 새빛] 

로이 리히텐슈타인과 앤디 워홀 등의 팝아트의 흐름은 미니멀리즘의 흐름과는 달리 리얼리즘 또는 환영주의적 흐름이다. (중략) 팝아트는 포토리얼리즘, 차용미술 등으로 이어져왔다. 물론 이 두 흐름의 맞은편에는 형식미학적이고 표현주의적 미술의 흐름이 자리 잡고 있으며, 시뮬레이션회화와 상품조각으로 이어진다. 앤디 워홀의 미술은 이 갈림길의 길목에 위치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앤디 워홀의 1960년대 초반의 실크 스크린 작업에서 나타난 이미지들은 '미국에서의 죽음'을 표현한 것이거나 상품-기호들의 이미지를 수열성으로 표현한 것이다. 앤디 워홀은 자신의 이름을 딴 '앤디 워홀 팬토리'라는 공방을 운영하며 작품 활동을 지속했다. <313~314쪽> 

『예술과 테크놀로지』
고명석 지음 | 새빛 펴냄│516쪽│20,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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