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봄’, 더 많은 아름다움을 ‘봄’… 국립중앙도서관 4월 사서추천도서
책을 ‘봄’, 더 많은 아름다움을 ‘봄’… 국립중앙도서관 4월 사서추천도서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4.01 15: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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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봄에는 연둣빛 새싹도 보아야 하고/봄에는 분홍색 벚꽃 눈꽃 송이도 보아야 하고/봄에는 아른아른 아지랑이도 보아야 하고/봄에는 파릇파릇 봄나물도 맛보아야 하고/봄에는 새 친구도 만나 보아야 합니다//봄에는 겨울보다 볼 것이 많아 ‘봄’인가 봅니다.” (이창현 『내 마음속의 울림』 中)

진달래, 개나리, 벚꽃, 산수유, 철쭉… 봄의 꽃들이 화려하게 그 얼굴을 드러내면 우리는 스마트폰만 바라보던 눈을 떼고 비로소 세상을 둘러보게 된다. 작가의 말처럼 참 볼 게 많은 ‘봄’이다. 

그런데 새삼 고개를 들고 생각해보면, 꼭 봄이 아니더라도 우리 주변에 볼 것은 적지 않았다. 
“자세히 보아야/예쁘다/오래 보아야/사랑스럽다/너도 그렇다.”(나태주 「풀꽃1」)
사계절 피어 있는 풀꽃처럼,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우리는 언제고 이 세상 많은 것들에서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었다. ‘아트워커’ 윤광준이 책 『심미안 수업』에서 “기쁨은 외부로부터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내가 스스로 찾는 것”이라며 아름다움을 찾는 법을 설명한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세상 속 아름다움을 더 많이 찾도록 도와주는 도구 중에는 책보다 나은 것은 없으리라.  

올봄, 책을 ‘봄’으로써 더 많은 아름다움을 느껴봄은 어떨까. 국립중앙도서관 사서들이 추천한 4월의 책을 소개한다.   

■ 라이딩 인생 : 대치동으로 간 클레어할머니
고선미 지음│이층집 펴냄│571쪽│15,800원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2014년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교육열은 세계 1위다. 사교육 비용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이 소설은 이러한 현시대 우리나라 자녀교육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책에서 육아와 일을 병행하면서 일곱 살 딸 서윤의 교육에도 뒤처지고 싶지 않은 직장맘 정은은 친정엄마에게 도움을 청한다. 친정엄마 지아는 딸의 부탁을 저버리지 못하고 30년 넘게 다닌 직장까지 그만두고 손녀를 돌본다. 그리고 자동차로 손녀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데려오는 ‘라이딩’을 반복하던 지아는 전혀 예상치 못했던 인생을 마주하게 된다. 작가는 현실에 기반을 둔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행복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며 우리 시대 교육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책 속 한 문장

 “할머니는 점수가 중요하지 않아. 그냥 서윤이가 최선을 다하면 되는 거예요.” <172쪽>

■ 그래도 우리의 나날
시바타 쇼 지음│권남희 옮김│문학동네 펴냄│236쪽│13,500원

주인공 후미오는 우연히 구매한 중고서적 ‘H전집’의 전 주인이자 약혼자의 동문인 사노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그의 과거를 파헤친다. 공산주의 운동권 학생이었던 사노는 경찰에게 포위된 극단적인 상황에서 두려움 때문에 도망쳤던 일 등이 트라우마가 돼 가치와 이상을 잃고 패배의식에 사로잡힌다. 한편 직장에선 점점 출세 가도를 달리며 자본주의 사회에 완벽하게 적응한 그에게 이상과 현실은 점점 멀어져만 간다. 남들이 보기에는 남부럽지 않은 삶을 살고 있지만, 속은 썩어들어 가던 사노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정말로 몸에 맞는 불행을 선택하면, 그건 너무 잘 맞아서 쉬이 익숙해지기 때문에 결국에는 행복과 분간하지 못하게 되는 거야”라는 소설 속 문장처럼 우리가 정말 행복하게 살고 있는지를 돌아보게 한다. 

책 속 한 문장

 “하지만 번역자가 책을 내는 일은 역시 중대한 일이다. 그들은 그 책으로 인해 조금쯤 흥분하고, 쾌활해져도 좋을 당연한 권리를 갖고 있다. 삶이 결국은 갖가지 시간 때우기의 퇴적이라면, 틈틈이 몰두할 수 있는, 혹은 몰두한 척할 수 있는 일이 있는 것은 나쁘지 않다.” <12쪽>

■ 참모로 산다는 것
신병주 지음│매일경제신문사 펴냄│472쪽│19,000원

조선 왕조는 대대로 왕이 국정 운영을 할 때 참모를 곁에 두게 하면서 왕권과 신권의 균형을 이루고자 했다. 이 책은 518년을 존속한 조선의 역사에서 건국과 제도의 정비, 국가 위기, 치열한 당파 싸움 속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조선의 참모들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다룬다. 
조선의 건국을 도왔던 정도전부터 시작해 총 7부에 걸쳐 조선 참모 40명을 소개한다. 이 중에는 국가 진보를 위한 대단한 업적을 이룬 이들도 있는 반면 왕의 판단을 흐리게 하는 국정 농단의 중심에 선 인물들도 있다. 당대 한 획을 그은 참모들의 역할과 덕목이 궁금하다면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어 줄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나와 같이 보잘것없는 사람이 어지러운 시기에 나라의 중책을 맡아서 위태로운 판국을 바로잡지 못하고 넘어지는 형세를 붙들어 일으키지 못했으니 그 죄는 용서받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런데도 오히려 시골구석에서 목숨을 부쳐 구차하게 생명을 이어가고 있으니 어찌 왕의 너그러우신 은혜가 아니겠는가?” <271쪽>

■ 퇴근길 클래식 수업
나웅준 지음│페이스메이커 펴냄│300쪽│16,000원

클래식은 즐기기 전에 먼저 알아야 할 것이 많기에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 이 책의 저자는 클래식의 높은 문턱을 낮추고자 이 책을 썼다. 공연장에서는 언제 박수를 쳐야 하는지 등 클래식 콘서트에서 유용한 에티켓부터 플루트를 왜 목관악기라고 하는지 등 악기 이야기와, 일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에 어울리는 곡까지 다양한 정보를 쉽게 소개하며 클래식의 이해와 감상을 돕는다. 이 책에 따르면, 봄바람에 살랑살랑 불어오는 요즘 날씨와 어울리는 음악은 차이콥스키 발레 모음곡 호두까기 인형 중 ‘꽃의 왈츠’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클래식과 함께 설레는 봄을 맞이해보는 건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클래식도 음악의 한 장르이므로 무언가 엄청 고귀하고 난해한 문화가 아닌 그저 인간을 위한 도구인 것이다.” <296쪽>

■ 왜 세계의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가
장 지글러 지음│양영란 옮김│시공사 펴냄│200쪽│13,000원

우리는 억만장자 85명이 가난한 사람 35억 명이 소유한 것을 모두 합친 만큼의 부를 소유하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다. 왜 자본주의가 가져다준 풍요는 평등하게 분배되지 않는 것일까. 왜 재화가 넘쳐나는데 여전히 굶어 죽는 아이가 생기는 것일까.
저자는 그 원인을 자본주의 체제의 속성에서 찾는다. 예를 들어 18세기 경제학자 데이비드 리카도와 애덤 스미스의 ‘황금비’ 이론에 따르면, 부자가 더 이상 자신이 지닌 모든 부를 향유할 수 없다면 남아도는 부를 주변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에게까지 나누어주게 된다. 그러나 이 이론은 인간의 탐욕이라는 변수를 반영하지 못했다. 저자는 이처럼 우리가 의식하지 못했던 자본주의의 어두운 이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할아버지인 저자가 손녀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가 미래 세대에게 전하는 인류애 가득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 책을 통해, 한 번쯤 새로운 시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자본주의’를 바라보는 것은 어떨까. 

책 속 한 문장

 “같은 2001년 9월 11일 남반구에서는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10세 미만 어린이 3만 5,000명이 기근 또는 그로 인한 후유증으로 목숨을 잃었단다. 하지만 여기에 대해서는 아무도 언급하지 않았어.” <143쪽>

■ 위장환경주의
카트린 하르트만 지음│이미옥 옮김│에코리브르 펴냄│260쪽│17,000원

‘그린워싱’이란 일부 기업들이 실질적으로는 친환경과는 거리가 멀지만 녹색 경영을 한다고 홍보하는 것을 말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환경지킴이를 자처하는 기업 광고를 보면 그 기업을 신뢰하게 된다. 그러나 일부 ‘그린워싱’ 기업들은 멕시코만의 석유 유출, 인도네시아 우림의 남벌, 육식 산업을 위한 토지 약탈 등을 주도하며 세상을 속이고 있다. 윤리적 소비와 재활용을 내세우는 캡슐 커피, 산림을 파괴해 만든 소고기와 대두를 가공한 식료품, 바다 플라스틱으로 만든다는 옷 등 깨끗한 이미지를 가진 기업들의 민낯은 충격적이다. 
이 책의 저자는 다큐멘터리 ‘플라스틱 행성’을 감독한 베르너 부테의 영화 ‘더 그린 라이’의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기도 했다.  

책 속 한 문장

“이렇듯 원탁회의에서는 수십 년 전부터 심각한 생태적․사회적 손상을 입혀놓고는 이를 진보라고 자축하며, 그런 진보를 더욱 확장하는 것을 지속 가능이라고 표현하는 게 하나의 시스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 <188쪽>

■ 제4의 식탁
임재양 지음│특별한서재 펴냄│162쪽│13,800원

현대인에게 아토피 같은 자가면역질환, 불임 등의 질병이 흔해진 원인은 무엇일까? 다양한 원인이 있겠지만 환경호르몬의 영향이 크다. 환경호르몬은 우리가 먹고 마시는 유제품, 가축, 생선의 지방에 붙어 분해되지 않은 채 먹이사슬의 최상층인 인간의 몸에 고스란히 축적된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가 입는 옷이나 매일 사용하는 세제 등을 통해서도 우리 몸속으로 들어온다. 이렇게 소리 없이 인간의 몸에 침입한 환경호르몬은 지방에 붙어 있다가 혈액을 타고 우리 몸속을 돌아다니며 면역 체계를 교란하고 중추신경을 악화시킨다. 저자는 의사로서 인간의 몸을 해치는 이 환경호르몬을 어떻게 배출시킬 수 있을지 고민했다. 그리고 결국 채식, 즉 식이섬유 섭취가 필요하다는 답을 내렸다. 식이섬유는 환경호르몬을 흡착시켜 체내로 배출시키기 때문이다. 몸의 전체적인 균형을 이루기 위한 근본적인 치료는 건강한 식생활에 있다. 그리고 여기서 말하는 건강한 식생활, 건강한 식탁이란 거친 땅에서 자란 제철 식자재뿐만 아니라 그 재료의 유통 구조, 요리할 때 사용하는 식품첨가물, 다 먹고 난 후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까지 모두 포함된다. 어떤 환경에서 자란 음식을 어떻게 요리하고 먹는가에 대한 고민이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한 작은 실천이 아닐까?

책 속 한 문장

“맛 위주가 아니라 건강 위주로 음식을 먹도록 권유해야 한다. 그래야 땅도 살고, 농사도 살고, 우리 몸도 건강하게 살 수 있다.” <157쪽>

■ 커피 얼룩의 비밀
송현수 지음│엠아이디 펴냄│284쪽│15,000원

“커피 얼룩은 왜 항상 테두리가 더 진할까?”, “맥주 거품은 왜 금방 사라질까?” 
무심코 책상 위 종이 혹은 옷에 커피 한 방울을 떨어뜨렸을 때 바로 닦지 못했다면 말라 버린 커피 얼룩 테두리가 다른 부분보다 진하다는 걸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또 맥주를 마실 때 부드러운 거품이 빨리 사라져 아쉬운 경험을 한 사람들도 많을 것이다. 
이 책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여덟 가지 음료에 숨겨진 유체역학의 비밀을 풀어내고, 이에 더해 그 음료와 관련된 역사나 예술, 스포츠, 심리학 등 관련된 이야기들도 담는다. 
이 책을 읽고 나면 유체역학이 아무나 이해할 수 없는 거창한 학문이 아니라는 것을 실감할 수 있으며, 또 그동안 인지하지 못했던 유체역학과 관련된 현상들에 대해 질문을 던질 힘이 생길 것이다. 

책 속 한 문장

“기포는 시각적으로 매우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후각에도 커다란 즐거움을 준다. 샴페인의 매력 중 하나인 상큼한 향의 전달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맥주의 기포는 생존해 있을 때 의미가 있는 반면에 샴페인의 기포는 터질 때 매혹적인 향을 확산하며 비로소 임무를 마친다.” <8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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