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기 예찬론자’ 하정우의 산책코스 추천... “오후 5시가 제격”
‘걷기 예찬론자’ 하정우의 산책코스 추천... “오후 5시가 제격”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1.19 16: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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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도서출판 문학동네]
[사진제공=도서출판 문학동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하루도 빠짐없이 매일 걷는다.” 걷기 예찬론자인 배우 하정우의 말이다. 그는 비가와도 눈이 와도 바람이 거세도 매일 걷기를 거르지 않는다. 엄동설한의 한겨울도 예외가 없다. 그는 책 『걷는 사람, 하정우』에서 “나는 귀가 떨어져 나갈 것 같은 추위에도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패딩에 스키 장갑을 착용한 채로 밖으로 나간다”며 “바닥에서 올라오는 냉기와 찬바람에 몸이 굳고 마음이 약해지지만 일단 한 발만 떼면 저절로 걸어지는 법이라서 이내 열심히 걷고 있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고 했다. 그는 왜 그렇게 걷기를 좋아하는 걸까?

하정우는 날씨와 계절의 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을 걷기의 매력으로 꼽는다. 그는 “사람도 생명체인지라 날씨의 변화, 온도와 습도, 햇빛과 바람을 몸으로 맞는 일은 중요하다. 이를 통해 살아 있다는 실감을 얻고, 내 몸을 더 아끼게 된다”며 “봄과 가을의 햇빛이 다르고 겨울의 나무에서 각기 다른 냄새가 난다는 사실을 안다는 것은 이 지구에 발 딛고 사는 즐거움”이라고 강조한다. 이어 “겨울은 혹독하게 춥지만, 그 추위를 피부로 느끼는 순간조차 내겐 소중하다”고 말한다.

하정우가 가장 좋아하는 걷기 시간은 한겨울 오후 5시 무렵이다. 그는 이 시간을 ‘매직 아워’라 부르는데 햇빛의 양이 적당해서 아름답고 부드러운 경치가 일품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시간대에 하늘을 올려본 적이 있다면 왜 매직 아워라고 부르는지 이해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한참을 걷다 집으로 돌아오면 추위에 움츠러들고 복잡하게 꼬여 있던 속이 풀리면서, 어느새 생기 있고 행복한 상태로 바뀌어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며 “저녁의 아늑함과 내 몸의 온기가 밀물처럼 다가오는 한겨울 오후 5시의 걷기에 추위 따위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피력한다. 이번 주말에는 경치 좋은 곳으로 한겨울 산책을 떠나 보는 것은 어떨까?

먼저 하정우가 즐겨 다니는 산책코스를 추천한다. 한남대교에서 출발해 잠실대교를 지나 아차산 생태공원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초록색 나뭇잎들을 보며 잠시 마음의 안식을 찾았다가 올림픽대로의 끝 무렵에서 중부고속도로로 이어지는 강일나들목을 지나 식당 ‘느티나무 집’에서 시골집에 온 것처럼 푸근하고 정겨운 밥상을 마주하면서 일정을 마치는 것이다. 하정우의 걷기 속도로 아침 8시에 출발해 오후 1시 반경에 끝나는 긴 여정(20.16㎞)이기 때문에 부담을 줄이려면 청담역에서 가까운 청담대교(15.4㎞), 잠실나루역 인근인 잠실대교(12.93㎞), 천호역 근처인 천호대교(9.5㎞)에서 출발하는 것도 좋다. 하정우는 강일나들목을 지나기 전 고덕산의 경사로 가파른 지점인 이른바 ‘눈물고개’를 언급하며 “눈물을 흩뿌리며 올라가지만 내려올 때, 유유히 흐르는 강과 드넓게 펼쳐진 녹음은 더없이 황홀하다”고 설명한다.

평지 걷기가 심심하다고 느껴진다면 평지에 등산 코스를 추가한 남산 코스를 추천한다. 하정우의 경우 반포대교나 한남대교를 건너 순천향대학병원 방면으로 하얏트 호텔을 끼고 남산까지(5㎞) 올라갔다가 찍고 내려오는데, 아쉬운 마음이 든다면 청계산 코스로 이어가도 좋다. 잠실종합운동장 앞에서 양재천으로 우회전해 쭉 따라 걷다가 지하철(삼성역->청계산입구역 )을 타고 도심을 통과하면서 잠시 체력을 비축했다가 청계산의 옥녀봉까지 올라가면 된다.

하정우는 걷기의 장점으로 ‘몸의 균형’을 꼽는다. 그는 “하루 만 보씩 걸으며 식사량을 아주 조금만 조절해도 한 달만 지나면 살이 꽤 빠진다”며 “힘들게 식이요법을 한 것도 아니고 하루 종일 운동에만 매달린 것도 아닌데, 체중감량에 가속도가 붙어 다이어트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어 “(고민으로 기분 전환이 필요할 때 ) 걷기를 선택하는 편”이라며 “신기하게도 걷는 동안에는 어쩐지 그 고민의 무게가 좀 가벼워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걷고난 후 이전의 고민을 생각해 보면 고민의 주제는 선명한데, 낮에 느꼈던 것만큼 중대하고 어려운 상황처럼 다가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나가오 가즈히로 박사 역시 “걷기는 만병의 치료약”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책 『병의 90%는 걷기만 해도 낫는다』에서 “걷기는 아토피성 피부염, 변비, 우울증부터 고혈압, 골다공증, 암까지 병의 90%를 예방한다. 다만 똑바로 걸어야 치료 효과가 있다”며 “단전에 힘을 준 상태에서 항문을 조이고 엉덩이를 위로 올린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골반이 부드럽게 움직이지 않아 고관절과 무릎 관절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게 된다”고 설명한다.

하정우는 독서와 걷기의 공통점으로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저는 그럴 시간 없는데요’라는 핑계를 대기 쉬운 분야”라고 꼬집었다. 여러 가지 이유로 망설이는 당신에게 하정우는 “일단 걸어(읽어)보라”고 권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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