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마초 남성 뮐러 씨, 여자로 살아보니 어때?
[작가의 말] 마초 남성 뮐러 씨, 여자로 살아보니 어때?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9.07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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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은 소설집 등 책의 맨 뒤 또는 맨 앞에 실리는 ‘작가의 말’ 또는 ‘책머리에’를 정리해 싣는다.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는 작가가 글을 쓰게 된 동기나 배경 또는 소회를 담고 있어 독자들에겐 작품을 이해하거나 작가 내면에 다가가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에 독서신문은 ‘작가의 말’이나 ‘책머리에’를 본래 의미가 훼손되지 않는 범위에서 발췌 또는 정리해 싣는다. 해외 작가의 경우 ‘옮긴이의 말’로 갈음할 수도 있다. <편집자 주>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남성 여러분! 이런 세상이 온다면 어떨 것 같은가? 늙은 여자 사장이 아직 머리에 피도 안 마른 젊은 남자 비서에게 짧은 바지를 입혀서 커피 심부름을 시킨다면? 일은 훨씬 많이 하는데 남자라는 이유로 여자 연봉의 5분의 1밖에 못 받는다면? 당신은 말할 것이다. 지옥문이 열릴 것이라고! 그러나 사실 지옥문은 오래전에 열렸다. 여성들은 이미 지옥에서 그런 대접을 받으며 산다. 예전에도, 지금도. 

이 책은 상상으로 만든 사고실험이다. 잘나가던 마초 남성 페터 뮐러 씨가 어느 날 아침 눈을 떠보니 여자로 변해 있고, 그날부터 여자의 몸으로 직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여자가 되니 무슨 말만 하면 옆에서 남자 동료들이 말을 가로챈다. 걸핏하면 아래위로 몸을 쭉 훑고, 애인이라도 되는 듯 "자기"라고 불러댄다. 

아마 깔깔 웃음이 터지는 장면도 더러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우리의 주인공 뮐러 씨만은 웃을 수가 없다. 여자가 된 그가 직장에서 겪는 수많은 일은 커리어 코치인 내가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온 실제 사연들이다. 이야기의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사실 자료도 덧붙였다. 입장을 바꿔보면 알게 된다. 

남자들이 아침에 눈 떴을 때 여자로 변해 있을까 봐 걱정하지 않을 수 있는 직장을 만드는 것이 이 책의 목표다. 잊지 마라. 남성들이여. 이 땅의 여성들은 지금도 매일 아침 두려움을 안고 자리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 뮐러씨, 임신했어? 
마르틴 베를레 지음 | 장혜경 옮김 | 갈매나무 펴냄|280쪽|14,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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