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요리하는 언니와 사진 찍는 동생. 언니는 프렌치 가정식 레스토랑 ‘르끌로’의 오너 셰프로 일해 왔고, 동생은 언니가 만든 요리를 멋진 사진으로 남겨왔다. 2016년부터는 언니가 ‘아뜰리에 십오구’에서 프랑스 가정식 요리를 가르치고, 동생은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십오구(15e)’를 꾸려가고 있다.
긴 세월을 함께 호흡해 온 최연정·최지민 씨. 두 사람은 늘 휴식에 목이 말랐다. 언젠가 여유가 생기면 며칠이든 몇 주든 떠나보겠다고 마음먹었다. 마침내 한 달간 프랑스 파리로 떠날 기회가 왔다. 그들은 파리를 만끽해보고자 한 달 동안 세 번이나 이사를 감행해 가며 다양한 공간에서 게으른 삶을 즐겼다.
삐거덕거리는 바닥과 계단이 없는 전형적인 파리의 집에 머물며 직접 요리도 만들고, 버킷리스트에 적었던 전시도 보러 다녔다. 파리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흔하디흔한 에펠탑 아경, 개선문, 샹젤리제 거리에는 집착하지 않았다. 독자들이 책을 읽으면서 파리의 마레 뒷골목을 걷고 있는 상상을 하기를 바랐다.
“적당히 지저분하고 자유분방한 파리의 골목길은 언제나 편안하고 친근하다. 좁은 골목골목의 노천카페 테이블에 앉아 즐겁게 이야기 나누는 사람들의 여유로움이 좋았다” 이 책의 감성이 느껴지지 않는가. 다른 여행책보다 편안하고, 친근해서인지 단숨에 여행 분야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열심히 달려온 삶에 대한 ‘선물’과 다시 나아가기 위한 ‘쉼표’가 필요한 이들에게 권한다. / 이정윤 기자
『아 파리(A Paris)』
최연정·최지민 지음 | 스노우폭스북스 펴냄 | 308쪽 | 17,000원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32호 (2017년 9월 28일자)에 실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