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학 대선] 문재인은 멍석 깔아줘야 '행동', 욕 먹는 것에 공포심
[심리학 대선] 문재인은 멍석 깔아줘야 '행동', 욕 먹는 것에 공포심
  • 엄정권 기자
  • 승인 2017.04.0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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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스뉴스/독서신문 엄정권 기자] 문재인은 착한 아이였다.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고 그렇지 못하면 괴로워했다. 부모에게 사랑받지 못한 아이 중 상당수가 이러하다.

문재인은 부모님에게 사랑받기 위해서 자신의 욕구를 포기하는 게 습성화된 아이였다. 역사를 전공하고 싶은 희망을 포기하고 법대에 입학한 것 역시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였다.

아버지의 인정과 사랑을 받으려면 명문학교에 들어가야 하고 사법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그는 동시에 잘못된 사회에 맞서야 하고 사회를 개혁하는 일도 해야 한다. 그러나 전자에 집중하면 사회개혁 운동을 못하고 후자에 집중하면 출세가 불가능하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 답은 인권변호사다.

문재인은 대학 진학 후, 학생운동에 뛰어드는 한편 사법시험 준비를 포기하지 않았다. 이러한 학생운동과 사법시험 병행을 당시 학생운동을 했던 이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분명한 것은 문재인은 어느 한쪽으로만 전념할 수 있는 심리를 가진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인권변호사 시절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하는 문재인이 노무현을 만나고 그의 대통령 당선과 죽음은 문재인을 갑자기 정치판으로 내몰았다. 그러나 그는 청와대 수석 비서실장 등의 일을 마치고는 ‘해방’ ‘자유’라는 표현을 쓰며 청와대 일을 지겨워했다.

그런데 무엇이 그를 2012 대선으로 이끌었을까. 바로 국민 지지도였다. 문재인은 2011년 6월 『문재인의 운명』을 출간했는데 그 책이 날개 돋친 듯 팔렸다. 그는 전국 순회를 하면서 뜨거운 국민 지지를 확인했다.

노무현 죽음도 움직이지 못했던 문재인의 마음이 움직이고 주변의 간곡할 설득 끝에 대권 도전을 결심한다. 하지만 여전히 대권도전, 즉 정치참여를 싫어했다.

호랑이 등에 올라 탄 문재인은 결연한 투지보다 안 되면 그만두지 라는 식으로 낙향을 염두에 둔 채 대권 경쟁에 뛰어 들었다. 대선이 끝나고 그는 ‘이제 해방이다’라고 술회했다. 대선이 그의 자유를 앗아갔던 것이다. 대선에서 승리했다 해도 그는 대통령직에서 퇴임하는 날 역시 ‘해방’됐다고 느꼈을 것이다.

문재인은 의심의 여지없이 착한 사람이다. 그러나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은 사랑하기 보다는 사랑받기 위해서 착한 행동을 하는 사람이므로 정말로 착하다고 할 수 없다.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은 모두에게 착하게 굴지만 정말 착한 사람은 사람을 가린다. 문재인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는 착한 사람일까, 아니면 정말로 착한 사람일까.

안타깝게도 문재인은 착한 아이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이다. 누구에게나 친절하고 연민을 느끼는 반면 누구도 격렬히 증오하지는 않는다.

문재인은 특히 누구에게 욕먹는 걸 아주 싫어하고 두려워한다. “선거운동을 하면서 가장 서글플 때는 악수를 거절당할 때”라고 말했다. 사랑받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하는 거절 공포가 있다. 욕을 먹으면 주저하며 물러서는 문재인의 약점은 앞으로도 정치 활동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칠 것이다.

그는 국만의 맨 앞에 서서 가시밭길을 헤치고 피 흘리면서 국민이 나갈 길을 열어주는 정치인이 아니라 국민들이 멍석을 깔아줘야 비로소 움직이는 정치인이다. 이런 정치 스타일은 언젠가 국민의 피로감을 임계점까지 끌어올리게 만들지도 모른다.

심리학자 김태형이 지은 『대통령 선택의 심리학』(원더북스 간)에서 요약했다.

* 이 기사는 격주간 독서신문 1621호 (2017년 4월 10일자)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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