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서지훈 객원문화기자]어쩌면 기타를 치고 노래를 부르며 살아가는 데는 그렇게 거창한 이유가 필요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그냥 지금 느끼는 것들에 대해 노래하고, 찰나의 순간적인 감정을 솔직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혁오의 노랫말 또한 20대 초반에 느낄 수 있는 젊은이의 허무함과 덧없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 토요일 저녁 에반스라운지에서 올해 9월 '20'앨범을 발매하고 공연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밴드 혁오를 만나봤다.
Q 밴드소개 부탁드린다.
A 오혁 : 저희는 밴드 혁오이고요. 드럼 이인우, 베이스 임동건, 기타 임현제, 기타 보컬 오혁입니다.
Q 오늘은 어떤 공연을 준비했나?
A 오혁 : 기본적으로 9월에 나온 앨범에 있는 수록곡 위주로 공연을 준비했고요. 다음 주에 녹음을 할 예정인 싱글 앨범에 들어가는 곡도 맛보기로 보여드릴 예정입니다.
Q ‘혁오’라는 밴드 이름은 어떤 의미가 있나?
A 오혁 : 다른 뜻은 아니고, 오혁이라는 이름을 거꾸로 한 거예요. 원래 혼자 혁오라는 이름으로 음악을 하다가 앨범 녹음이 끝난 상태에서 지금 멤버들을 만나게 돼서 마땅한 이름이 없어 그대로 혁오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게 된 거죠.
Q 다들 음악을 오랫동안 해왔는데, 계속 음악을 하게 하는 원동력이 있다면?
A 이인우 : 그냥 음악을 하고 있으면 행복하기도 하고. 합주할 때도 그렇고 음악을 하면서 느끼는 쾌감이 있는데, 아마 그게 원동력이지 않을까 생각해요.
Q 올해는 어떻게 보냈나?
A. 4, 5월 쯤 멤버들을 만나서 바로 밴드를 결성하고 9월에 앨범 내고, 공연도 하고 바쁘고 의미 있는 한 해였던 것 같아요.
Q 올 해 했던 공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
A.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은 일본 공연과 부산 공연이요. 일단 일본을 처음 가본 거라 정말 좋았고, 사람들의 분위기도 사뭇 달랐던 것 같아요. 아트북페어 피날레 공연이었는데요, 장소적으로도 그런 분위기이기도 했고, 클럽 공연이 아니어서 그런 것도 있고, 자유로운 분위기가 좋았어요. 부산 공연은 근래 했던 공연 중 제일 좋았어요. 사람들이 호응도 최고였고, 반응도 굉장히 좋아서 기억에 남아요.
Q 앨범 작업 방식이 궁금하다.
A 임현제 : 최종 필터링 같은 경우는 오혁씨가, 음악적으로 지향해야 할 점은 최종적으로 판가름을 하죠. 그런데 과정에서는 멤버들이 각자 곡을 가져오기도 하고, 살을 더하고 빼는 편곡적인 것들은 합주하면서 이뤄지기도 하고, 딱히 정해진 방식은 없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프로듀싱도 하니까 데모를 만들어서 멤버들에게 들려주면 피드백을 주고받기도 해요.
Q SNS 등을 통해 관객들을 접하기도 할 텐데, 기억에 남는 칭찬이 있다면?
A 오혁 : 한국 밴드 중에 제일 좋아하는 밴드가 검정치마인데, 어떤 분이 노래를 듣고 검정치마 처음 나왔을 때 느꼈던 그런 충격을 받았다는 글들을 봤거든요. 만족하는 건 아닌데 그 글을 보고 뿌듯했어요. 왜냐하면 저도 검정치마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그런 느낌을 받았었거든요.
Q 앞으로의 앨범 계획은?
A 오혁 : 다음 주에 녹음을 시작해서, 내년 초에는 싱글 앨범을 발매할 예정입니다. 오늘도 한 곡을 들려 드리려고 해요.
밴드 혁오의 공허한 느낌의 가사를 음미하다 보면, 힘이 빠지는 동시에 위로가 되는 듯하다. 마치 가사가 말하는 것이 내 마음인양 공감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덤덤하게 우울함을 담은 그들의 노래는 각박한 삶 속에서 나름의 아픔을 가지고 살아가는 젊은이들이게 ‘잘 될거야’, ‘힘내’라는 긍정의 노랫말보다 더 따뜻한 메시지로 다가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