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한 사랑과 예술의 꽃으로 피어난, '마네의 제비꽃 여인 : 베르트 모리조'
진실한 사랑과 예술의 꽃으로 피어난, '마네의 제비꽃 여인 : 베르트 모리조'
  • 김연선 객원문화기자(씨즈온)
  • 승인 2014.06.27 17:2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독서신문 김연선 객원문화기자] 19세기 인상주의의 아버지 ‘에두아르 마네’는 중학교 미술 수업을 들은 사람이라면 그 누구라도 한 번쯤은 들어 봤을 이름일 것이다. 고전적인 미술의 틀을 깨고 대상을 그리는 과감한 표현 방식과 그만의 독특한 색채는 인상주의의 시작을 알렸다. 기존 화가들과 비평가들은 그의 작품을 저속하다고 표현하며 그의 실력을 평가절하 하였다. 이러한 마네의 예술적 영감을 불어 넣은 한 여인이 있었다. 그녀가 바로 이 영화의 주인공인 ‘베르트 모리조’이다.

베르트 모리조는 마네, 드가, 모네, 르누아르 등 유명한 인상파 화가들과 더불어 19세기 최초의 인상파 여류화가이다. 쟁쟁한 화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정도의 실력을 지닌 그녀였지만, 당대 여성들은 자신이 원했던 삶을 살기 보다는 좋은 남자를 만나 결혼을 잘 하는 것이 여자로서 최고의 삶을 사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었다. 그녀는 이러한 시대적 상황과 화가로서의 자신이 열망하는 삶 사이에서 고뇌하며 미술에 대한 열망의 끊을 놓지 못하였다. 영화 속에서는 이러한 베르트의 고뇌와 도전정신, 그리고 마네와의 순수한 사랑이 잘 그려져 있다.

▲ 영화 마네의 제비꽃 여인 스틸컷

예술을 향한 불타는 예술혼, 화가 베르트 모리조

베르트는 여성으로서의 삶이 아닌, ‘베르트’라는 한 사람으로서의 주체적인 삶을 살길 간절히 원했던 한 사람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언니인 에드마와 함께 여류작가로서의 꿈을 이루려고 했다. 그러나 결혼과 가정을 원했던 에드마의 모습을 보며 자신의 삶에 더욱 위기가 찾아오게 된다. 여인으로서의 삶이 아닌, 베르트 그 자체의 삶을 살길 원했던 그녀는 마네의 화폭 속 모델을 하면서 마네와 정신적, 감정적 교류를 느끼지만 자신의 꿈을 포기한 언니처럼 한 남자의 여인으로 삶에 마침표를 찍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마네를 애인이 아닌 예술의 혼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동반자로 선택하고 그를 통해 순수한 예술혼과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 그녀는 ‘로리앙 항구(1869)’, ‘요람(1872)’, ‘나비채집(1874)’ 등의 다양한 인상파적 그림들을 남기며 인상주의 화가로서 그녀의 자리를 굳건히 한다. 마네의 뮤즈가 되어 그의 사랑을 받으며 그에게 속한 한 여인이 될 수도 있었지만, 그녀는 마네를 뛰어넘는 베르트 자신이 되고 싶었던 화가였다.

▲ 영화 마네의 제비꽃 여인 스틸컷

시대적 흐름을 거스를 수 없었던 그녀, 여인 베르트 모리조

베르트는 시집을 잘 가야 여자로서 성공한 삶을 산다고 생각하는 시대에 태어났던 여성이다. 따라서 그녀 또한 결혼에 대한 강박관념이 자리 잡고 있었고, 결혼하여 아내로서, 엄마로서 사는 삶과 자신이 하고 싶은 그림을 그리며 화가로 사는 삶 사이에서 고뇌하며 고통을 느꼈던 그녀였다. 그녀는 마네를 마음 속 깊이 사모했으나, 유부남이 마네를 이성적으로만 사랑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자신의 순수한 사랑을 드러냈던 베르트는 마네와 사랑이 이루어지지 않아서 결혼을 포기하고 화가로서의 삶에만 집중하나 했으나, 결국 그녀도 한 여자로서 단란한 가정을 이루게 되었다. 마네에게 소개를 받은 마네의 친척과 결혼하여 ‘마네’ 가(家)의 한 사람으로 자리 잡게 된다. 여성으로서의 삶과 화가로서의 삶 사이에서 깊은 고민을 하고 괴로워했던 그녀지만, 결국 그녀도 시대의 고정관념을 타파하기는 힘들었던 것이다. 그게 아니면 마네의 친척으로라도 남아 마네의 곁에 남고 싶었던 그녀의 순수성이 더욱 돋보였던 선택이었던 것일까.

마네는 베르트로부터 예술의 강렬한 영감을 받았고, 베르트는 마네로부터 순수한 사랑의 감정을 느꼈다. 영화가 끝나갈 무렵 마네가 베르트에게 제비꽃을 그린 화폭을 선물하는 장면이 나온다. 제비꽃의 꽃말은 ‘진실한 사랑’이라고 한다. 마네 또한 자신을 향한 베르트의 때 묻지 않은 순수한, 진실한 사랑을 느낀 것이 아닐까. 여인으로서, 인상주의에 한 획을 그은 화가로서 성공한 삶을 살았던 베르트 모리조. 여성인 나에게 그녀는 그녀의 삶을 통해 정말 많은 감정들을 느끼도록 한다.


  • 서울특별시 서초구 논현로31길 14 (서울미디어빌딩)
  • 대표전화 : 02-581-4396
  • 팩스 : 02-522-6725
  • 청소년보호책임자 : 권동혁
  • 법인명 : (주)에이원뉴스
  • 제호 : 독서신문
  • 등록번호 : 서울 아 00379
  • 등록일 : 2007-05-28
  • 발행일 : 1970-11-08
  • 발행인 : 방재홍
  • 편집인 : 방두철
  •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 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 고충처리인 권동혁 070-4699-7165 kdh@readersnews.com
  • 독서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독서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readersnews.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