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빨리라는 단어에 익숙해져 무조건 빨리 읽고 많이 읽는 것이 최고인 줄 알고 있다. 이렇게 속독을 할 경우에는 의미파악을 제대로 못하고 문자만 줄줄 읽을 위험이 우려된다.
아이가 처음 문자를 익히는 단계에서는 낭독을 하는 것이 좋다. 글을 낭독하므로 발음을 정확하게 할 수 있고 문자를 익힐 수 있도록 엄마가 낱말의 의미를 설명할 수 있다. 그리고 낱말 이해, 띄어 읽기와 쉬어 읽기도 지도 할 수 있다. 또 낭독을 하면 발표도 잘하게 된다. 말을 더듬거나 말보다 행동이 앞서 조리있게 설명을 못하는 아이도 낭독을 통해 치료를 할 수 있다.
필자가 지도하는 초등학교 4학년 민경이라는 아이가 있다. 민경이는 조용하며 얼굴에는 늘 자신 없는 표정을 짓고 있다. 그리고 자기소개를 할 때도 자기는 발표력이 없고 남 앞에서 말을 잘못한다고 했다. 수업시간에도 먼저 손을 들고 발표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민경이에게 수업시간마다 몇 줄씩 낭독을 하게 했다. 처음에는 글자를 빼먹거나 건너뛰며 읽고, 또 입속으로 중얼중얼 거렸다. 하지만 3개월이 지난 지금은 차분하게 책을 잘 읽고 발표력도 좋아졌다. 그리고 무엇이든지 적극적으로 참가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이처럼 낭독을 통해 우리는 책 읽는 즐거움을 느끼며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발표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읽기지도의 기본인 것이다. 낭독이 어느 정도 훈련이 된다면 묵독, 속독으로 연결해도 무방할 것이다.
/ 손경자 시인·독서 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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