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희대 한의대 파격적 학사제도 도입
경희대가 한의대생들의 교양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추천도서를 제대로 읽지 않은 학생을 유급시키는 파격적 학사제도를 도입했다. 경희대에 따르면 한의과대학은 올 신입생부터 예과 학생들이 2년간 교수 독서지도 전문위원회가 추천한 추천도서 100권 중 20권 이상을 의무적으로 읽도록 하는 ‘독서지도 프로그램’을 올해 신입생부터 적용한다고 지난 15일 밝혔다.이에 따라 한의대 예과생들은 매 학기말 읽은 책의 목록과 독후감을 담당교수에게 제출해 독서활동 전반에 대한 평가와 지도를 받아야 한다. 2년간 읽은 고전도서가 20권에 미치지 못하거나, 제출한 독후감이 부실하거나 표절한 것이 적발되면 낙제점을 받아 예과 수료와 한의대 본과 진입이 불가능해진다. 반면 독서 실적이 좋거나 독후감을 잘 쓴 학생에게는 장학금 지급 등의 혜택이 돌아간다.
이 대학 교수 90여명이 선정한 추천도서는 동양고전의 ‘고문진보’ ‘관자’ ‘금강경’ ‘논어’ 등과 서양고전 ‘군주론’ ‘그리스로마신화’ ‘꿈의 해석’ 등이다. 인문사회 분야는 ‘자본론’ ‘이방인’ ‘국부론’ 등, 자연과학 분야는 ‘과학혁명의 구조’ ‘상대성이론’ 등이다. 이 대학은 추천도서 100권 선포식을 갖고 신입생들에게 ‘독이고(讀而考·읽고 생각한다)’라는 이름의 독서노트를 나눠 줄 계획이다.
이와 관련, 최승훈 한의대학장은 “신입생들이 대학에 들어오기 위한 입시공부에만 매달려 폭넓은 학문적 소양을 닦을 기회가 없었다”면서 “대학을 다니는 동안이라도 많은 책을 읽고 지식과 사고의 폭을 넓혔으면 한다”고 말했다.
/ 유병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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