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메리카노는 다이어트에 도움이 될까. 알려져있다시피 아메리카노는 열량이 한 잔에 10kcal 밖에 되지 않는다. 100~200kcal인 라떼나 카라멜 마끼아또보다 한참 낮은 열량의 음료다. 어디 그 뿐인가. 운동 전에 마시면 더 기운이 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사람에 따라서는 배변 활동을 돕는 경우도 있다. 이 때문인지 아메리카노는 다이어트를 도와주는 효자 음료로 여겨진다. “살 빼려고 아메리카노만 마셨다”는 유명 연예인의 경험담을 듣고, 이를 따라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책 『당신이 살찌는 이유』에 따르면 다이어트를 위해 무작정 아메리카노만 마셔서는 안 된다. 이 책의 저자 진소희는 “달달한 음료수를 피하고 밀려오는 간식의 욕구를 이겨내기 위해 설탕이 무첨가된 아메리카노를 즐기는 것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겠지만,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커피를 입에 달고 사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유는 다이어트에 직접적인 도움을 주게 하려면 동시에 상당히 많은 양의 카페인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커피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대사를 증진시켜 체중을 감량할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1~2잔 정도로는 부족하다. 한 연구에 의하면 체중 1kg당 10mg의 카페인을 섭취해야 대사율이 조금 상승했는데, 이는 68kg 체중의 성인의 경우 680mg의 카페인을 섭취해야 함을 뜻한다. 2018년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아메리카노 한 잔당 카페인 평균 함량은 약 125mg. 결국 아메리카노 5잔 이상은 마셔야한다는 이야기인데, 하루 다섯 잔은 과한 양이다.
저자는 “이러한 많은 양의 카페인 섭취로 인해 수면 부족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지속적인 교감신경 자극은 스트레스 호르몬 상승을 유발해 달고 자극적인 음식을 갈망하게 만든다”고 설명한다.
또한 테이크아웃 커피를 매일 마실 경우에도 뱃살이 생긴다. 커피 자체는 문제가 없지만 커피를 담은 용기가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커피 전문점에서 흔히 사용되는 종이컵 내부에는 수분에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 처리가 돼있다. 하지만 종이컵 코팅에는 환경호르몬인 ‘과불화 화합물’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 지속적인 환경 호르몬에 노출되면 호르몬 불균형을 유발해 체중이 증가하고 복부와 엉덩이 쪽에 지방이 쌓인다. 물론 종이컵에 커피 몇 잔 마셨다고 바로 호르몬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환경 호르몬은 우리가 사용하는 목욕용품이나 플라스틱 용기에도 깊숙이 침투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저자는 “많은 중년 여성들이 식단 조절을 잘하고 운동도 꾸준히 하지만 체중 감량이 되지 않을 때 호르몬 불균형이 원인인 경우가 종종 있다”며 “장기적으로 노출된 환경 호르몬으로 인해 점점 더 살 빠지기 힘든 몸이 되어가는 것”이라고 전한다.
[독서신문 안지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