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창간 50주년] 앞으로 50년, 경영의 성패는 ‘독서’에 달렸다
[독서신문 창간 50주년] 앞으로 50년, 경영의 성패는 ‘독서’에 달렸다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10.26 08: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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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경제·경영 전문가들은 요즘 시장 환경을 VUCA(Volatility, Uncertainty, Complexity, Ambiguity)라고 표현한다. 극도로 변동적이고 복잡하며 불확실하고 모호하다는 것이다. 특히 코로나 사태 이후 시장은 이전과 확연히 다를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내가 다니는, 혹은 내가 운영하는 회사는 향후 50년, 아니 5년을 넘길 수 있을까.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요즘은 그 누구도 이러한 불안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한 시간의 독서로 줄지 않는 걱정은 없다.” 프랑스의 사상가 샤를 드 스공다는 이렇게 말했다. 어쩌면 책 속에 깜깜한 미래를 비추는 빛이 있을지도 모른다. 요즘 CEO들이 가방에 넣어 다니며 본다는 책들에서 앞으로 기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찾아봤다. 

권오현 “핵심역량 찾아내 ‘초격차’ 벌려라”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책 『초격차』에서 기업의 미래는 핵심역량을 찾고, 거기서 ‘절대적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달려있다고 말한다. 권 회장은 “내가 경영을 맡았던 삼성 반도체에서는 이를 ‘초격차 전략’이라 불렀다”며 “‘조금이 아니라 아예 초격차를 만들어버리자’는 것이 우리들의 전략이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무엇이 기업의 핵심역량인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권 회장은 핵심역량을 판단하는 기준이 “이 일(프로젝트)이 미래에 우리를 성장시킬 것인가? 혹은 이 일(프로젝트)이 미래에 우리에게 현실로 다가올 것인가?”라는 단순한 질문이었다고 말한다. 

권 회장은 미래에는 분명히 없어질 프로젝트를 지금 당장 돈을 벌고 있기 때문에 남겨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또한, 실적이 지지부진한 부서나 프로젝트를 없앨 때 아예 ‘씨를 말린다’는 각오로 철저하게 없애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핵심 역량과 관련 없는 일을 ‘잡초’에 비유하며 “초격차 전략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런 잡초가 남아 있으면 절대로 불가능합니다”라고 말한다. 

사피 바칼 “획기적 아이디어 ‘룬샷’ 창출하는 구조 만들어라” 

미국 바이오테크 기업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 사피 바칼은 책 『룬샷』에서 기업의 미래를 바꿀 획기적인 아이디어를 ‘룬샷’으로 명명하며 이를 흘려보내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가장 중요한 획기적 돌파구가 마련됐을 때 중앙 권력이 거기에 각종 수단과 돈을 쏟아부으며 레드 카펫을 깔고 팡파르를 울리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획기적 아이디어는 놀랄 만큼 위태로운 처지에 있다. 회의주의와 불확실성이라는 기나긴 터널을 통과하는 동안 부서지고 방치되기 십상”이라고 경고한다. 

바칼은 무엇보다 룬샷을 창출하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생산하는 발명가 그룹과 조직을 유지하는 운영자 그룹을 분리해서 다르게 관리해야 한다. 두 그룹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이 제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라면 혁신적인 자동차를 설계할 그룹과 자동차를 조립할 그룹을 분리해 전자는 느슨하게, 후자는 엄격한 지표를 바탕으로 빡빡하게 통제해야 한다. 

또한, 발명자 그룹과 운영자 그룹이 동등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피드백을 주고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발명자 그룹의 힘이 더 세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허황된 결과물을 낳을 수 있다. 반대로 운영자 그룹의 힘이 더 세면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현실적인 이유로 쉽게 좌절될 수 있다. 이에 더해, 발명자 그룹 내에서는 룬샷을 좌절시킬 수 있는 사내 정치의 효과를 줄여야 한다. 가령 보상이나 승진을 결정할 때는 관리자의 입김이 아닌 독립적 평가 결과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

리드 헤이스팅스 “혁신을 위한 기업 문화”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책 『규칙 없음-넷플릭스, 지구상 가장 빠르고 유연한 기업의 비밀』에서 ‘혁신을 위한 기업 문화’를 강조한다. 헤이스팅스는 DVD 대여 업체에서 시작한 넷플릭스가 지금의 넷플릭스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인재를 대접하고, 혁신과 성과를 강조하며, 최대한 통제를 자제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가령 그는 적당한 보수로 보통 수준의 능력을 갖춘 엔지니어 10~25명을 고용하기보다는 거액을 주고 한 명의 ‘록스타’를 영입해 업계 최고 수준으로 대우했다. 헤이스팅스는 “베스트 프로그래머의 가치는 보통 수준의 능력을 갖춘 프로그래머의 10배 정도가 아니었다. 그들은 100배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그는 “회사에 도움이 된다면 어떤 의사결정도 승인받을 필요가 없다”는 원칙을 내세우고 모든 직원을 성과 위주로 판단했다. 넷플릭스에서는 어떤 직원이라도 상사의 허락 없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천에 옮길 수 있고, 휴가도 가고 싶은 대로 갈 수 있다. 다만,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회사에 오래 머물 수 없다.  

이본 쉬나드 “사회적 책임이 기업의 힘”     

신제품이 출시될 때마다 품절 대란을 일으키는 아웃도어 기업 파타고니아의 창업자 이본 쉬나드는 책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에서 무엇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한다. 가령 쉬나드는 회사의 모든 결정을 환경 위기를 염두에 두고 내리며, 늘 매출의 1%를 지구 환경을 위해 기부한다. 쉬나드는 “옳은 일을 하기로 선택할 때마다 언제나 더 많은 이익을 냈다. 죽은 행성에서는 어떤 사업도 할 수 없다”고 책에 썼다. 

쉬나드의 말이 가볍게 느껴지지 않는 이유는 적지 않은 미래 전문가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앞으로 기업의 경쟁력이 될 것이라고 말하기 때문이다. 김난도 서울대 교수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기업은 이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측면에서 소비자에게 인정받을 수 있는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며 “이 세 가지를 ‘ESG’라고 하는데, 이제는 기업의 매출이나 영업이익뿐만 아니라 사업의 친환경성, 임직원에 대한 처우, 기업 운영과 지배구조의 투명성 등도 모두 투자와 소비의 기준이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는 “오늘의 나를 만든 것은 동네 도서관이다. 나는 평일에는 최소한 밤에 1시간, 주말에는 3~4시간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이런 독서가 나의 안목을 높여준다”고 말했다. 기업이 향후 5년, 그리고 50년 동안 생존할 수 있는 지혜는 책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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