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과 아미가 만드는 ‘책 읽는 대한민국’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만드는 ‘책 읽는 대한민국’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9.17 09: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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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사진=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손원평의 소설 『아몬드』의 인기가 역주행해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한 방송에서 방탄소년단 멤버가 이 책을 읽는 모습이 공개되자 팬클럽 ‘아미’의 구매 대상이 된 것이다. 돌아보면 방탄소년단과 아미는 지난 몇 년 동안 의도치 않게 다양한 방식으로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왔다. 

앨범의 모티브가 된 책들은 단연 아미의 주목받았다. 지난 2016년 발매된 정규 2집 ‘윙즈’(WINGS)의 타이틀 곡 ‘피 땀 눈물’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서, 2018년 발매된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는 제임스 도티의 자기계발서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미술가게』에서, 지난해 4월 발매된 『맵 오브 더 소울 : 페르소나(MAP OF THE SOUL : PERSONA)』와 올해 2월 발매된 『맵 오브 더 소울 : 7』은 머리 스타인의 심리학 서적 『융의 영혼의 지도』에서,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의 히든트랙 ‘바다’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1Q84』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알려져 이 책들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가장 많은 책을 소개한 멤버는 리더이자 다독가인 RM이다. 그가 방송에서 언급한 책과 그가 읽는 모습이 포착된 책이 대부분 베스트셀러가 됐다. RM이 방송에서 언급한 책으로는 ▲한강의 소설 『소년이 온다』 ▲조남주의 소설 『82년생 김지영』 ▲하상욱의 시집 『서울 시』 ▲김신회의 에세이 『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다』 등이 있다. 읽고 있는 모습이 방송에 공개된 책으로는 ▲마틴 게이퍼드의 미술서 『다시 그림이다』 ▲류시화 시인의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등이 있다. 『서울 시』와 『다시 그림이다』를 제외하고는 언급·공개된 후 모두 수 달째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목록에서 내려오지 않았다. 

RM만큼은 아니지만 다른 멤버들 역시 종종 자신이 읽은 책을 소개했고 그 책이 인기를 누렸다. 제이홉은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에세이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와 글배우의 에세이 『걱정하지 마라』를, 진은 김진우의 자기계발서 『라이프 밸런서』를, 슈가는 파울로 코엘료의 소설 『연금술사』를, 지민은 도널드 홀의 에세이 『죽는 것보다 늙는 게 걱정인』을 추천했다.   

그런데 멤버들이 읽었거나 언급한 책만이 인기를 얻지는 않았다. 일상 영상에서 그저 멤버들 주변에 있었다는 이유로 아미의 주목을 받은 책들도 드물지 않다. 가령 백세희의 에세이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는 RM의 침대 위에 있었다는 이유로,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 『상실의 시대』는 RM이 공항에서 구매해 주목받았다. 김수현의 에세이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는 정국이 여행을 위해 짐을 쌀 때 다리 밑에 있었다는 이유로 관심받았고, 신도현·윤나루의 인문교양서 『말의 내공』은 뷔가 공항에서 이 책으로 얼굴을 가리는 사진이 찍혀서 인기를 얻었다.  

팬들이 추리해 찾아낸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른 경우도 있었다. 지난해 제이홉이 ‘브이앱’에서 진행한 라이브 방송에서는 잠시 작업실 책장에 꽂힌 책들이 보였고, 팬들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화질이 좋지 않아 제목이 보이지 않았지만 팬들은 그 책들이 ▲『시쓰세영』(김세영)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히가시노 게이고) ▲『내 마음 다치지 않게』(설레다) ▲『나 혼자 끝내는 일본어 단어장』(넥서스콘텐츠개발팀) ▲『지금 외롭다면 잘되고 있는 것이다』(한상복) ▲『꽃을 보듯 너를 본다』(나태주) ▲『법륜 스님의 행복』(법륜)임을 알아냈다. 한 방송에서 지민이 읽다가 잠든 어떤 책은 그 제목을 확인하기 어려웠지만 한 팬이 팬사인회에서 지민에게 물어서 알아냈고, 곧 베스트셀러가 됐다. 남희성 작가의 판타지 소설 『달빛조각사』다. 

아미가 멤버들에게 추천한 책이 관심받을 때도 있었다. 아미가 추천하고 멤버들이 그 책을 방송에서 언급한 경우다. 대표적으로 한 팬이 팬사인회에서 뷔에게 추천한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가 있다. 책 읽는 아이돌에 책 읽는 팬들.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만드는 그 독서의 선순환을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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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빛음색취향박지민 2020-09-17 11:51:09
방탄소년단이 노래로 들려주고 얘기해 주는 메세지들이 선한 영향력을 받아 저도 아미가 되었네요.
멤버들이 언급한 도서들은 되도록 다 찾아 읽고 있습니다.
새내기 직장인 일 때 월급 받은 날은 꼭 서점에서 책을 한 권씩 구입 했었는데
인터넷에 익숙해져 잠시 잊었던 책 읽기를 하고
다른 분들 아미분들도 그 영향을 받고 있다니 방탄소년단의 선한 영향력에 감사한 마음이네요.
좋은기사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