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돈 vs 건강, 당신의 선택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돈 vs 건강, 당신의 선택은?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2.04 09: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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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선별진료소를 찾은 한 시민이 의료진의 안내를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 폐렴)의 확진자 수가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수준을 넘어섰다. 사스 당시 중국 본토에서 확진자 5,327명, 사망자가 349명 나왔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증가 속도가 매우 빠른 상황이다. “천금이 있어도 건강을 잃으면 그 부가 무슨 소용이랴”라는 말처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까지 건강을 우선하는 모습이 여기저기서 관측된다.

먼저 중국인 관광객을 대하는 태도에서 변화가 엿보인다. 평소 같았으면 씀씀이가 커 ‘큰손’으로 불리는 중국 관광객을 반겼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근원지로 중국 후베이성의 우한이 지목된 만큼, 중국인에 대한 불안/혐오 감정이 급격하게 퍼지고 있다. 자칫 목숨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인지라 그들의 소비를 반기지 않는 모습이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호텔은 ‘다른 투숙객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는 이유로 지난달 24일까지 42건의 중국 관광객 예약을 취소하고, 당분간 중국 관광객의 투숙을 금지하기로 했다. 택시 역시 안전상의 이유로 중국 관광객의 승차를 거부하는 경우가 빈번하고, 평소 중국 관광객이 많이 찾았던 서울 중구의 한 식당 앞에도 ‘中国人出入禁止’(중국인 출입금지)란 팻말이 붙었다. 온라인상에는 ‘중국인 혐오’ 댓글이 줄을 잇고, 지난달 28일에는 ‘중국인 입국 금지 요청’이라는 청와대 국민 청원이 등장한 지 5일 만에 동의자 50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이런 모습은 배달업계에서도 드러났다. 배달앱 ‘배달의민족’(배민)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 배달원 노동조합이 지난달 28일 중국인 밀집 지역에 배달 금지를 추진하라고 요구하고 나섰는데, 이는 평소 사고위험을 무릅쓰고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해 수익을 높이려던 것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이후 ‘중국인 밀집 지역이란 이유만으로 배달을 금지하는 건 과도한 처사’라는 비판 여론이 확산되면서, 배민 노조 상급단체인 민주노총이 “(노동조합 요구에) 부적절한 소수자 혐오 표현이 있었다. 담당자를 주의 조치하고 인권 감수성 교육을 진행하겠다”고 사과했지만, 배달원 안전 대책 마련에 대한 요구는 계속되고 있다. “돈이면 못할 게 없다”는 탄식이 가득한 세상에서 건강의 가치가 여전히 돈보다 우선하는 모습이다.

우한에서 넘어온 우리 국민 700여명의 임시 거처가 마련됐던 충청남도 천안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반발도 비슷한 맥락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31일 전세기편으로 우한에서 넘어온 교민 700여명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바이러스 잠복기인 2주간 천안의 모 시설에 격리하겠다는 정부 방침이 알려지자, 일부 천안 시민은 “우리가 만만하냐”며 돈벌이인 생계를 내려놓으면서까지 반발하고 나섰는데, 여기에서도 돈보다 건강을 우선하는 면모가 드러난다. 이후 주민 반발을 고려해 천안 대체 지역으로 선정된 아산과 진천 주민들의 반발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런 사정은 중국도 매한가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근원지로 지목된 우한이 중심도시인 후베이성과 맞닿아 있는 도시의 주민들이 후베이인의 접근을 차단하고 나섰다. 어느 마을에서는 중장비를 동원해 후베이성과 통하는 터널을 막아버렸고, 일부 마을에서는 총을 든 일부 주민이 검문소를 설치해, 후베이인의 접근을 막았다. 이런 행렬에는 중국 정부도 동참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면서 주요 도시를 잇는 대중교통을 차단했다. 일부 지방정부는 도시 내 거주하는 (신고하지 않은) 우한 사람 색출에 나서기도 했는데, 제보자에게는 2,000위안(약 33만원)의 현상금을 지급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사실 건강이 돈보다 우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람이 돈을 잃으면 조금 잃은 것이요, 친구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전부를 잃은 것과 같다”는 격언이 있듯, 돈을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설마 내가 병에 걸리겠어?’라는 안일한 마음을 갖는 것보다는 건강할 때 조심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지만, 건강은 회복하기 어려운 고유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다만 사회적 차원에서 볼 때, 내 건강만 중시하는 행태가 건강한 사회인지는 생각해 볼 일이다. 책 『바이러스가 지나간 자리』에서 2015년 메르스 사태의 최전선에 있었던 어느 의료진은 “저는 우리 사회의 ‘연대’가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어쨌든 공포는 개인이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조절되는 것뿐이지 없어지지는 않거든요. 그렇다면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얼마나 힘이 되는가에 따라, 우리 사회가 서로의 불안을 얼마나 알아주는가에 따라, 개인은 공포를 ‘소통 가능한 불안이나 언어’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건강한 개인은 기본이고 건강한 사회를 이루기 위한 ‘연대’도 중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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