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인북]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어벤져스' 공통점은?… 『북유럽 신화』
[포토인북] '왕좌의 게임' '반지의 제왕' '어벤져스' 공통점은?… 『북유럽 신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8.25 10: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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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익의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왕자의 게임' '반지의 제왕' '토르' '어벤저스'… 이들 판타지의 공통점은 '북유럽 신화'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이다. 지혜에 대한 열망으로 한쪽 눈을 잃었지만 신들의 왕으로 추앙받는 오딘, 부메랑처럼 던지면 돌아오는 망치 묠니르의 주인인 천둥의 신 토르, 악의 화신 로키, 무지개다리 비프로스트를 지키는 파수꾼 해임달 등 마블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신과 영웅들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오랫동안 신화를 연구하고 강의해 온 김원익 (사)세계신화연구소 소장이 글을 쓰고, 19~20세기 초 유명 삽화가들의 작품 130점을 컬러 도판으로 수록했다. 

최초의 새명체 이미르가 암소 아우둠라의 젖을 빨고 있다, 니코라이 아빌고르의 '암소 아우둠라의 젖을 빨고 있는 이미르', 덴마크 국립미술관 소장.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최초의 새명체 이미르가 암소 아우둠라의 젖을 빨고 있다, 니코라이 아빌고르의 '암소 아우둠라의 젖을 빨고 있는 이미르', 덴마크 국립미술관 소장.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이미르는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엄청난 크기의 거인이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 티탄족이나 기간테스족보다도 훨씬 더 컸다. 기간테스가 3,000미터에 가까운 올림포스 산을 자유자재로 갖고 놀 정도였으니 이미르의 규모를 짐작할 수 있으리라. 서리 거인은 태어나자마자 본능적으로 거대한 암소의 젖을 빨았다. 이미르는 그렇게 암소의 젖을 먹으면서 자신의 살만 불린 게 아니라 거인 자식들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이미르가 누구와 부부가 돼 자식을 낳은 것은 아니었다. 그는 어느 날 잠을 자면서 흘린 땀으로 혼자서 자식들을 만들어 냈다. 

오딘과 아내 프리그가 천상에서 창을 내다보고 있다, 카를 에밀 되플러의 '오딘과 프리그'.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오딘과 아내 프리그가 천상에서 창을 내다보고 있다, 카를 에밀 되플러의 '오딘과 프리그'.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북유럽 신화를 읽다 보면 자세한 설명도 없이 어느 순간부터 갑자기 오딘이 신들의 왕으로 부각되고 다른 두 형제의 이름은 더 이상 언급되지 않는다. 아마 그사이 오딘은 로마의 시조 로물루스가 동생 레무스를 살해했던 것처럼 권력을 독점하기 위해 다른 두 형제를 죽였을 가능성이 크다. 어떤 기록에 따르면 한때 오딘이 지상을 시찰하느라 너무 오랫동안 자리를 비우자 빌레와 베가 권좌를 찬탈하고 온갖 극악무도한 만행을 저지르면서 형수인 프리그까지 차지했다. 하지만 7개월만에 오딘이 귀환해 동생들을 제압하고 잘못을 바로잡자 이 세상에 다시 평화가 찾아왔다. 

신들의 파수꾼 헤임달이 프레이야의 목걸이를 돌려주고 있다, 닐스 블롬메르의 '프레이야에게 목걸이를 돌려주는 헤임달'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신들의 파수꾼 헤임달이 프레이야의 목걸이를 돌려주고 있다, 닐스 블롬메르의 '프레이야에게 목걸이를 돌려주는 헤임달'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여섯 번째 주신으로는 신들의 파수꾼인 헤임달을 들 수 있다. 헤임달은 신비스런 출생 비화를 갖고 있다. 신들의 왕 오딘이 어느 날 바닷가를 거닐다가 아홉명이나 되는 여신이 바닷가에 나란히 누워 잠들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바다의 신 에기르의 딸로서 아홉가지 파도를 관장하는 여신들이었는데 미모가 아주 뛰어났다. 오딘은 첫눈에 반해 그 자리에서 바로 그들과 번갈아 가며 사랑을 나누었다. 그런데 얼마 후 정말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아홉 여신이 각각 다른 자식들을 낳은 게 아니라 서로 힘을 합해 아들 하나를 낳은 것이다. 그게 바로 헤임달이다. 신들은 헤임달이 장성하자 그를 마침 공석으로 남아 있던 무지개다리 비프로스트를 지키는 파수꾼으로 지명했다. 

자신의 망치를 손에 넣은 토르는 도둑질을 한 트림을 죽이고 다른 거인들도 거의 모두 해치운다, 로렌츠 프뢸리크의 '거인 트림을 죽이는 토르'.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자신의 망치를 손에 넣은 토르는 도둑질을 한 트림을 죽이고 다른 거인들도 거의 모두 해치운다, 로렌츠 프뢸리크의 '거인 트림을 죽이는 토르'.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토르는 어느 날 아침 일찍 눈을 채 뜨기도 전에, 언제나 그런 것처럼 손으로 머리맡을 더듬어 망치 묠니르를 찾았지만, 찾을 수 없었다. 감쪽같이 사라진 것이다. 토르는 로키를 범인으로 의심하는 상황, 로키는 짚이는 구석이 있어 거인들의 왕 트림을 찾아가고 그곳에서 "며칠 전 밤에 은밀히 아스가르드로 잠임해 토르의 망치를 훔쳐 왔다. 사랑의 여신 프레이야를 신부로 맞이하기 전까지는 망치를 돌려줄 생각이 없다"는 말을 듣는다. 해당 문제를 두고 오딘은 신들의 회으를 소집한다. 그 자리에서 헤임달은 "토르를 프레이야로 분장시켜 트림에게 보내자"고 제안한다. 실제로 여신들은 토르의 수염을 말끔히 깎고 신부 화장을 한다음 드레스와 면사포로 신부 모습을 연출한다. 그렇게 결혼식장에 당도한 토르는 트림이 자신의 무릎에 묠니르를 놓고 결혼서약을 하려는 순간 재빨리 망치를 집어들어 트림의 두개골을 으스러뜨린다. 

사진 왼쪽부터 천둥의 신 토르는 던지면 표적에 명중하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망치 묠니르로 거인들을 죽인다, 아서 래컴의 '니벨룽의 반지'. 오딘이 다리 여덟개 달린 명마 슬레이프니를 타고 있다, 아서 래컴의 '슬레이프니를 타고 있는 오딘'.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사진 왼쪽부터 천둥의 신 토르는 던지면 표적에 명중하고 자신에게 돌아오는 망치 묠니르로 거인들을 죽인다, 아서 래컴의 '니벨룽의 반지'. 오딘이 다리 여덟개 달린 명마 슬레이프니를 타고 있다, 아서 래컴의 '슬레이프니를 타고 있는 오딘'. [사진=도서출판 지식서재] 

신들과 거인들 사이에 불안전한 평화가 지속되던 어느 날, 한 거인이 비프로스트를 찾아 아스 신들과의 만남을 요청한다. 오딘은 신들의 회의를 소집했고, 그 자리에서 거인은 자신을 유능한 석공이라고 소개하면서 아스 신족과 반 신족의 전쟁 때 부서진 아스가르드의 성벽 재건을 맡겨주면 18개월 안에 고치겠다고 말한다. 대가는 사랑의 여신 프레이야(오드의 아내)와 하늘의 해와 달. 졸지에 거인의 품삯으로 전락한 프레이야는 황금 눈물을 뚝뚝 떨어뜨린다. 난감한 제안에 당혹스러운 신들은 회의를 거쳐 건설기간 6개월로 역제안 한다. 거절이나 다름 없었다. 하지만 거인은 자신이 타고 온 말 '스바딜파리'와 작업에 착수했고 약속한 날을 하루 남겨두게 됐다. 그때 어디선간 매끈한 암말이 나타나 스바딜파리를 유혹했고, 스바딜파리는 고삐를 끊고 암말을 뒤쫓았다. 당황한 거인은 밤새 쫓았으나 말을 잡지 못했고 결국 성벽 수리를 끝맺지 못했다. 실의에 빠진 거인은 이 모든게 신들의 음모라고 생각하고 집기를 던지며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고, 결국 토르의 망치에 맞아 죽음을 맞았다. 


『그림이 있는 북유럽 신화』
김원익 지음 | 지식서재 펴냄│348쪽│1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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