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이 전달한 100년 후 미래, 그리고 불안감… “당신의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
한강이 전달한 100년 후 미래, 그리고 불안감… “당신의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9.05.29 10:2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르웨이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Future Library)으로부터 올해의 작가로 선정된 소설가 한강이 지난 25일(현지시각) 오슬로 외곽 '미래도서관 숲'에서 원고 전달식을 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첫 문장을 쓰는 순간 100년 뒤 세계를 믿어야 한다. 인간의 역사는 사라져 버린 환영이 되지 않았고 지구가 무덤이나 폐허가 되지 않았으리라는 근거가 불충분한 희망을 얻어야 한다.”

소설가 한강은 지난 25일 노르웨이 공공예술단체 ‘미래도서관’에 95년 후인 2114년에 출간될 원고 ‘사랑하는 아들에게’(Dear Son, My Beloved)를 전달하며 이렇게 말했다. ‘미래도서관’은 2014년부터 매년 작가 한 명의 미공개 작품을 받아 100년 후에 출간하는 단체다. 책은 노르웨이 오슬로 외곽에 자리한 숲에 100년 동안 심은 나무 1,000그루로 만든다. 

한강이 원고 전달식에서 말한 것처럼, 우리의 미래가 ‘사라져 버린 환영’이나 ‘무덤이나 폐허’가 될 수도 있을까. 한강의 이번 원고에는 도대체 어떤 메시지가 담겨 있을까. 100년 후까지 살아남아 원고를 읽지 않는 이상 아무도 알 수 없다. 

소설가 한강의 원고 전달식을 지켜본 많은 이들은 당장 내일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100년 후의 미래’라는 화두가 다소 불안하게 느껴진다고 말한다. 100년 후의 미래는 어떨 것인가. 한강의 말처럼 그저 우리는 100년 뒤 세계를 ‘믿을’ 수밖에 없으며, 근거가 불충분한 희망을 가지고 살아야 하는가. 어떻게 하면 미래를 조금이라도 예측해 불확실함을 줄일 수 있을까.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다룬 책들이 이러한 불안을 덜어줄지도 모르겠다.  

1970~80년대에 지금의 ‘유튜브’에 해당하는 매체의 출현과 개인용 컴퓨터, 휴대전화가 나타날 것을 예측한 미래학자 자크 아탈리는 책 『어떻게 미래를 예측할 것인가』에서 “어디서 그 답을 찾을지 알기만 한다면 현세에 도래할 미래에 대해서만큼은 어느 정도 그 답을 얻을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많은 요인 때문에 우리는 미래에 대한 흥미를 잃었고 목전에 닥친 순간순간을 살아가는 데만 집중하게 됐다”고 말한다. 

아탈리는 매일 5분의 시간을 투자해 미래를 알고 싶은 대상의 1개월, 1년, 10년, 1세기 또는 그 이상의 미래를 예측하는 글을 써보라고 조언한다. 그에 따르면, 이러한 예측은 다섯 가지 ‘미래 분석 영역’을 바탕으로 진행해야 한다. 다섯 가지 ‘미래 분석 영역’은 ▲회고적 예측(대상의 과거를 바탕으로 미래에도 지속될 대상의 특성을 예측) ▲수명 예측(대상의 건강상태, 생활방식, 대상 주변의 인구 문제를 바탕으로 대상의 기대수명 예측) ▲환경적 예측(타인, 기업, 국가, 환경 등 대상의 운명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주체의 미래 예측) ▲감정적 예측(환경적 예측에서 분석한 요소들에 대해 주체가 취하는 미래 행동 예측) ▲계획적 예측(대상의 인생에 일어날 것으로 알려졌거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미래의 사건들을 분석)이다.       

이광형 카이스트 문술미래전략대학원 교수는 책 『세상의 미래』에서 미래를 만들어 가는 요소 중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인간’을 꼽으며 “미래학에서는 인간을 이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최종 의사결정자인 인간이 어떤 것을 원하고, 어떠한 의사결정 구조를 가지고 있는가에 대해 알아야 한다. 그래야 인간이 결정하는 미래를 내다볼 수 있다”고 말한다. 그는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을 여러 가지 제시했지만, 특히 인간이 이루는 집단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는 인문학, 그중에서도 민족 등 집단의 특성이 투영돼 있는 ‘역사학’을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 교수는 “역사는 집단의 유전자와 뇌세포가 투영된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며 “따라서 역사학은 미래학과 같다”고 설명한다.

인구통계에서 비롯되는 위기와 조선업의 불황, 서브프라임 모기지,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예측했다고 말하는 작가 이동우는 책 『미래를 읽는 기술』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방법으로 ‘독서’를 강조한다. 이동우는 “앞으로 10년, 도무지 앞이 보이지 않는 10년을 보여주는 것은 바로 ‘책’”이라며, 읽어야 할 책으로 경제·경영서를 꼽았다. 그는 “여러 권의 책을 통해 맥락을 이해하고 이 맥락을 연결하는 서브텍스트를 읽어내는 힘을 기르라”며 “이를 통해 세상이 나아가고 있는 방향을 예측하고, 우리가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생각하라”고 말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비회원 글쓰기 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