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부인, 내가 왜 호가 ‘소파’(小波)인지 아시오?나는 여태 어린이들 가슴에 잔물결을 일으키는 일을 했소. 이 물결은 날이 갈수록 커질 것이오. 훗날에는 ‘대파’(大波)가 돼 출렁일 테니 부인은 오래오래 살아서 그 물결을 꼭 지켜봐 주시오.”
천대받고 학대받던 아동의 인권을 위해 처음으로 ‘어린이’라는 단어를 만들고, 세계 최초로 ‘어린이날’을 정한 어린이인권운동가 소파 방정환. 그가 죽기 전 부인에게 남긴 이 유언은 어린이날을 맞은 오늘(5일) 더 크게 다가온다. 일 년에 한 번 있는 오직 어린이를 위한 날. “어린이 그들이 고요히 배우고 즐거이 놀기에 족할 각양의 가정 또는 시설을 행하게 하라”(『방정환과 어린이날 선언문』 中)던 소파를 따라 ‘잔물결’을 일으켜보는 것은 어떨까. 어린이날을 유익하게 보낼 수 있는 장소를 물색해봤다.
요즘 어린이들은 잘 구경하지 못하는 자연을 만나러 가보자. 경기도는 지난 2일 온 가족이 함께 가볼 만한 여행지로 경기지역 수목원 다섯 곳을 추천했다. ▲화성 ‘우리꽃식물원’과 ▲가평 ‘아침고요수목원’ ▲부천 ‘무릉도원수목원’ ▲포천 ‘평강식물원’ ▲용인 ‘한택식물원’이 어린이날 문을 연다. 이 중 1000년 된 박달나무와 280년 된 해송이 있는 ‘우리꽃식물원’은 어린이날 입장료가 무료이며, 6,000여㎡ 규모의 암석원으로 유명한 ‘평강식물원’에서는 이날 ‘평강 봄꽃축제’의 일환으로 그림 그리기 대회,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체험을 준비했다. 희귀식물과 자생식물 1,000여 종이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은 ‘봄나들이 봄꽃축제’ 기간이다. 5일에는 해금연주자 ‘은한’의 공연을 볼 수 있다. ‘무릉도원 수목원’에서는 ‘수목원의 봄’ 행사가, ‘한택식물원’에서는 ‘봄꽃 페스티벌’이 열려 다양한 체험행사를 즐길 수 있다.
가족과 함께 놀면서 생물과 동물을 공부할 수 있는 곳도 있다. 5일 인천 서구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에서는 ‘생물사랑 어린이 대축제’를 개최한다. 이날 국립생물자원관 야외에 배치된 여러 부스에서는 ▲친환경 비눗방울 놀이 ▲레크레이션 ▲가족놀이 한마당 ▲생물자원 판박이 붙이기 ▲동물 야광팔찌 만들기 ▲민화 가방 만들기 등이 진행된다. 국립생물자원관 관계자는 “동물, 생물과 관련된 행사들이 많으며, 야외행사뿐만 아니라 국립생물자원관 내부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전시도 구경할 수 있다”라며 “사전 신청 없이 그냥 오셔서 즐기면 된다”고 말했다.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가 있다면 서울 종로구 국립어린이과학관으로 향해보자. 국립어린이과학관에서는 ‘2019 사이앤조이 페스티벌’을 연다. 특별프로그램으로 ▲로봇을 직접 만들어 보고, 이를 코딩을 통해 작동시켜보는 체험 ▲식용 곤충을 활용해 쿠키를 만들어보는 체험 ▲공기 대포를 만드는 체험 ▲빛과 색을 이용한 체험 ▲공룡, 똥, 개구리를 주제로 한 과학동화 구연 등이 진행된다. 참여는 무료이나, ‘조립용 로봇 체험’ ‘스마트 로봇 체험’ 등 일부 프로그램은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에 예약해야 한다. 또한, 이날 온라인 사전예약자에 한해서 상설전시관을 무료로 개방하니 참고하자.
공룡을 좋아하는 아이가 있다면 전라남도 해남으로 가보자. 어린이날 해남 공룡박물관에서는 공룡화석 발굴대회 등 다양한 야외행사가 열리며, VR로 공룡을 볼 수 있는 ‘공룡 대탐험 체험’ 등 실내 체험행사도 진행된다. 이 외에도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내달 30일까지 열리는 ‘인공지능 로봇 체험전’도 즐길 수 있다. 상대방의 말과 행동에 반응하는 ▲인공지능 로봇 ▲토너먼트 배틀 로봇 ▲물고기 로봇 ▲춤추는 로봇 등 50개 이상의 로봇을 만나볼 수 있다.
멀리 가기 힘들다면, 서점을 방문해보는 것도 좋겠다. 교보문고에서는 유아·어린이 도서를 2만원 이상 구매 시 만화 캐릭터 ‘폴리/앰버’가 그려진 베개를 선물로 준다. 영풍문고 종각점에서는 지구온난화 방지 캠페인 ‘헬로우 베이비 펭귄’을 진행한다. 다양한 참여 이벤트를 즐기는 동시에 아이들에게 환경 관념을 심어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