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못 이긴 알츠하이머 치매... 치매국가책임제 현주소는?
대통령도 못 이긴 알츠하이머 치매... 치매국가책임제 현주소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9.01.11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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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전두환 전 대통령이 치매를 이유로 지난 7일로 예정됐던 고(故) 조비오 신부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에 불참하면서 알츠하이머 치매가 관심을 받고 있다. 재판을 피해가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도 있지만, 한 시대를 호령하며 뭇사람을 공포에 떨게 했던 전 前 대통령이 치매 증상을 보이며 하루에 양치만 10번 이상 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새삼 치매의 위력이 주목받는 모습이다.

예로부터 치매는 환자 본인은 물론 보호자의 몸과 마음을 갈가리 찢어 끝내는 가정파탄에 이르게 하는 무서운 질병으로 인식돼 왔다. 대다수 치매 환자는 가족조차 인지하지 못하거나 길거리를 배회하는 등의 이상행동을 보이다가 간혹 정신이 돌아오면 자주 자괴감에 휩싸였고, 그런 환자를 24시간 돌봐야 하는 가족들은 심리·경제·체력적 한계에 부딪혀 힘겨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제로 지난 3월 충북 청주에서는 치매에 걸린 70대 어머니(청각장애애인)를 홀로 간병하던 40대 아들이 어머니를 살해하고 자신은 저수지에 몸을 던져 삶을 마감한 사건이 알려지기도 했다. 최근 10여 년간 보호자에 의해 살해된 이른바 ‘간병살인’ 피해자는 213명에 달하며, 그중 대다수가 홀로 6년 5개월가량 간병을 이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치매 노인 수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2016 전국 치매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중 치매환자의 비율이 올해 처음으로 10%(10.2%·75만명)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5년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기반으로 추정한 것으로 2039년에는 치매환자가 2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측됐다. 치매 위험률은 남편 없이 가난하게 생활하는 학력이 낮은 여성에게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여성이 남성보다 1.9배, 문맹(읽기 불능 5.9배·쓰기 불능 10.1배 ), 빈곤 4.7배, 사별 2.7배, 이혼·별거·미혼이 4.1배의 수치를 보였다. 치매에 의한 사망자 수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7년 치매에 의한 사망자 수는 9,291명으로 전년 대비 1.4% 증가했다.

다행히 현 정부 들어 치매에 따른 환자와 보호자의 고통을 국가가 함께 나누겠다는 취지의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되면서 전국 256개 보건소에 치매안심센터가 마련돼 치매환자 관리가 체계적으로 이뤄질 채비를 갖춰가고 있다. 의료비 혜택과 장기요양 서비스, 의료지원이 강화됐고 가까운 치매안심센터에서 1대 1 맞춤형 상담 서비스가 가능해졌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김순희(61·가명) 씨는 “남편이 치매로 의심 가는 상황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걱정했는데 우연히 보건소에서 무료로 검사를 받을 수 있다는 소식을 듣고 검사와 상담을 받았다”며 “다행히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확인돼 한시름 놓았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치매안심센터의 고객만족도는 88.7점으로 타 복지 기관의 평균(81.3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까지 치매를 조기 검진하고 임상심리검사 등을 담당하는 임상심리사의 부족은 문제점으로 지적되지만, 이 문제도 조만간 해결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올해 치매안심센터 예산이 지난해보다 1,052억 증액된 2.087억원으로 책정되면서 전문 인력 모집에 속도가 붙고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임상심리사는 39명으로 11월에는 52명까지 늘어났다.

다만 치매 환자 가족에 대한 지원 강화는 추가 개선이 필요한 점으로 지목된다. 강창우 교수는 책 『치매와 함께하는 사람들』에서 “요즘은 치매지원센터 시스템이 비교적 잘돼 있지만, 가족에 대한 지원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관계 기관에서 ) 치매 환자뿐만 아니라 보호자도 함께 관리해줬으면 좋겠다.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보호자의 스트레스를 어떻게 풀 수 있는지 알려주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충고한다. 이어 “치매는 불치병이 아니라 예방과 치료·관리가 가능한 질환이라고 보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며 “사람들의 잘못된 인식을 바꾸려면 사회적·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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