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 “북한 핵무기는 프랑켄슈타인·바벨탑과 비슷”
프란치스코 교황, “북한 핵무기는 프랑켄슈타인·바벨탑과 비슷”
  • 김승일 기자
  • 승인 2018.10.19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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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 연합뉴스]
[사진출처= 연합뉴스]

[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7(현지시각) 우리나라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교황청에서 연설하고 프란치스코 교황과 만나 김정은 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교황청은 이날 문 대통령에게 이례적인 대접을 했다. 앞으로 그만큼 교황청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과거 북한 핵무기에 대해 우려를 나타낸 바 있어 향후 교황청이 남북관계에 있어 어떤 역할을 할지 기대감을 모은다.

문재인 대통령 내외는 17(현지시각) 교황청 성베드로대성당에서 열린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 미사에 참석했다. 역대 한국 대통령 중에 처음으로 참석을 했으며 미사 후에는 연설까지 했다.

교황청이 한반도 평화에 강한 힘을 실어주는 듯한 모습이었다. 미사는 여러 가지로 이례적이었다. 교황청의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미사를 집전한 것도, 특별 미사를 집전하지 않는 교황청이 특정한 국가의 평화를 위해 미사를 봉헌한 것도 드문 일이다.

문재인 대통령님, 김정숙 여사님 환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축복을 전합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기도합니다.” 미사는 파롤린 국무원장의 깜짝한국어 발언으로 시작됐다. 이후 파롤린 국무원장은 강론에서 예수님이 부활 이후 제자들 앞에 나타나 평화가 너희와 함께!”라고 인사한 요한복음 내용을 언급했다. 또한, 이에 앞서 파롤린 국무원장은 문 대통령과 함께 성베드로대성당에 입장하며 문 대통령에게 큰 사명을 갖고 계신다. 하느님의 섭리를 행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해졌다.

미사가 끝난 후 문재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정착을 주제로 연설했다. 문 대통령은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은 지구상 마지막 냉전을 해체하는 일이라고 강조한 후 좌중의 열렬한 박수를 받았다. 연설을 마치고 내려온 문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를 위한 간절함을 담았다고 말하자 국무원장은 계속해서 기도합시다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주교황청 한국 대사관저에서 교황청과 한국의 관계 발전에 관한 의견을 나눴으며, 저녁에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단독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교황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교황과의 면담은 비공개가 관례이지만 청와대는 사전에 교황청과 협의해 면담 주요 내용을 공개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에 따르면 교황은 공식초청장이 오면 북한에 갈 수 있다는 의사를 표했다.

향후 프란치스코 교황이 북한에 갈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평화의 사도교황이 남북관계 발전에 어떤 이바지를 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역대 교황들은 전 세계 평화를 위해 노력했다. 베네딕토 15세의 경우 제1차 세계대전 동안 평화를 위해 각국을 중재했다. 비오 11세는 공산주의와 나치즘, 파시즘을 단죄했다. 요한 23세는 세계에 핵무기 감축을 호소했으며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 해결에 기여했다. 2013년 즉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미국·쿠바 간 국교 정상화, 콜롬비아 평화협정 타결 등에 막후 역할을 하며 갈등 관계에 있는 세력간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이다.

이번에 문 대통령과 단독면담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특히 북한 비핵화에 관해 견해를 피력한 바 있다.

이번 달 출간된 교황의 대담집 갓 이즈 영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북한 등 핵무기를 제조하는 몇몇 국가들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핵무기들은 조만간 파괴될 것이라며 원자력은 그 자체로 부정적이지는 않지만, 이를 악용하는 것은 문화를 제거하는 행위이자 파괴하는 행위라고 말했다. 그는 인간은 만약 환경과 환경의 일부가 되는 이들을 돌보지 않고 자기 창조물의 노예가 된다면, 혹은 인간이 만든 물건들이 가치 체계의 등급에서 인간 자신의 자리를 대체한다면, 이는 문화를 제거하는 행위라며 문화를 제거하고 파괴하는 것은 대지와의 관계, 창조주와의 관계, 인간과의 관계를 존중하지 않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핵무기가 곧 문화를 제거하는 행위이며, 문화 제거는 곧 신에 대한 모독이라는 것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핵무기를 포함한 문화 제거 행위를 여러 가지로 비유했다. 교황은 프랑켄슈타인의 신화를 생각해보라. 그는 갑자기 생명을 얻게 된 자로, 자신을 만든 이의 생명을 거슬러 대항했다고 말했다. 또한, “우리는 이를 바벨탑을 쌓는 이야기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라며 바벨탑은 굉장한 탑이었다. 하지만 누군가가 도에 넘쳐 하느님의 높은 수준에까지 쌓으려 했다. 이는 가장 큰 잘못이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핵 위협과 같은 주제를 말할 때, 즉 문화를 제거하는 행위로 끝날 위험이 있을 때, 인간 존재의 미래가 거기에 달려 있음을 알아야 한다문화의 주요 특징은 자연처럼 조화를 이루는 것인데 반해 핵무기 같은 문화 제거에 사용되는 도구는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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