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환묵의 3분 지식] 대한민국에서 식당 창업은 미친 짓이다
[조환묵의 3분 지식] 대한민국에서 식당 창업은 미친 짓이다
  • 조환묵 작가
  • 승인 2018.09.17 14: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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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식점 폐업률 92%의 숨겨진 진실

[독서신문]

"음식점 10곳 문 열 때 9곳 이상은 폐업"

"음식점업 신규사업자 대비 폐업률이 6년 만에 최고치"

"일부 언론 '음식점 90% 폐업'… 통계 해석 잘못한 가짜뉴스"

"'文에 독박 씌운' 음식점 90% 폐업의 진실"

지난달 며칠 사이에 연합뉴스와 YTN에서 음식점 폐업률 90%에 대한 나쁜 기사를 쓴 이후, 주요 방송사와 일간지들이 그대로 퍼 날러 가짜 뉴스가 횡행하고, 그에 대한 반박 기사가 등장하면서 치열한 진실게임이 벌어졌다.

통계 수치에 대한 잘못된 해석에서 오인한 것이든, 의도적으로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기 위해서 왜곡하거나 검증 없이 베꼈든, 단순히 잘못된 기사를 논박하기 위해서 이 글을 쓰는 것이 아니다. 외식업계의 척박한 현주소와 음식점 창업의 처절한 실상을 정확히 알리고 싶을 뿐이다.

<자료출처= 국세청 국세통계연보, 통계청>

먼저 음식점 폐업률에 대한 진실부터 살펴보기로 하자. 국세청이 매년 발표하는 국세통계연보에 의하면, 2017년 국내 총 음식점 수가 721,979개로 신규 창업한 음식점이 181,304개, 폐업한 음식점이 166,751개로 나타나 연간 신규 창업 대비 음식점 폐업률이 91.9%를 기록했다.

그런데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1년간 음식점의 신규 창업 대비 폐업률이 2007년 95.2%로 최고점에 이르고, 2012년 94.5%를 기점으로 90% 안팎에서 움직였다. ‘음식점 10곳이 문 열 때 9곳 이상이 문 닫는’ 현상은 비단 지난해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는 최저 임금 인상과 상관없이 국내 음식점 사업의 특성이자 취약점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출처= 연합뉴스>

한편 연간 신규 창업 대비 음식점 폐업률과 반대의 개념으로 음식점 생존율에 대한 통계 수치를 알아보자. 산업연구원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15년 기준 음식점의 5년 생존율은 17.9%로 집계됐다. 즉 5곳 중 4곳은 개업 5년 안에 문을 닫는다는 얘기다. 같은 기간 제조업 생존율(38.4%)과 비교해보면 절반 수준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고려할 점이 있다. 한국외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17년 기준 국내 외식업체의 82.5%가 사업장을 빌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식당 사장 10명 중 8명은 임차인이라는 뜻이다. 반대로 외식업체의 17.5%는 자신의 사업장에서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셈이다. 식당 사장 10명 중 2명은 임대인, 즉 건물주라는 의미다. 자기 가게에서 장사를 하므로 임대료를 내지 않아 상대적으로 생존율이 높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음식점의 5년 생존율 17.9%에는 아무래도 건물주가 다수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사업장을 빌려 식당을 하는 임차인은 높은 임대료에 허덕이다가 문 닫을 위험성이 높다. 생존율 17.9%와 건물주 17.5%의 수치는 확실히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어 보인다.

어찌되었든 음식점 생존율이 너무 낮다. 반대로 신규 창업 대비 음식점 폐업률은 너무 높다. 현재 외식업은 매우 위험한 사업이 되어버렸다. 음식점 폐업률이 이렇게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외식업계의 7가지 구조적 요인과 식당 창업자의 2가지 개인적 요인으로 크게 구분할 수 있다. 먼저 구조적 요인부터 살펴보자.
 

1) 첫 번째로 가장 큰 이유는 식당이 너무 많아 과잉 상태이기 때문이다. 
 

식당이 많아도 너무 많다. 포화상태를 넘어서 이미 과잉경쟁 상태다. 누군가 새로 식당을 시작해도 성공하기 쉽지 않을뿐더러 그 식당이 성공한다면 기존의 다른 누군가가 실패할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다. 

2008년 한국은행에서 한·미·일 3개국의 음식점 수를 조사한 결과, 음식점 1곳당 인구수가 한국 82명, 미국 555명, 일본 175명으로 나타났다. 미국과는 비교조차 어렵고 일본과 비교해 한국은 절반에도 못 미친다.

더욱이 10년이 지난 2017년을 기준으로 계산할 때 한국의 경우, 인구 5,192만명에 721,979개의 음식점이 있어 음식점 1곳당 인구수는 약 72명으로 더 낮아진다. 1곳의 식당이 72명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고 생각해보라. 그 결과는 뻔하다. 최저 임금이 인상되지 않아도 식당은 생존하기 힘들다. 생존한다고 해도 먹고 살기 어렵다.

소상공인 사업체당 영업이익 <자료출처= 중소기업연구원>

지난달 중소기업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서 소상공인이 2015년 한 해 동안 벌어들인 소득은 2,510만원으로, 임금근로자 평균 소득 3,948만원 대비 63%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숙박·음식점업의 연 소득은 2010년 2,230만원에서 350만원 감소하면서 2015년 1,880만원을 기록하여 수익성이 더 나빠졌다는 분석이다. 월평균 소득으로 계산하면 한 달 156만원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중소기업연구원은 "우리나라 자영업자 비율은 경제규모에 비해 지나치게 높으며, 도소매 및 음식 숙박업 등 비전문성 보유 분야의 과밀화로 과당경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의 재정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전체 취업자 대비 자영업자 비율은 25.9%로 OECD 주요국 중 2위다. 미국은 6.5%, 일본은 11.1% 수준이다.

보고서는 또 "식당이나 소매업은 상대적으로 창업이 쉬운 탓에 은퇴자나 자영업 희망자들이 소액 창업으로 몰렸다가 골목상권 경쟁 등에서 뒤쳐지기 때문에 폐업률이 높다"고 분석했다.

그런데도 식당 등 자영업으로 내몰리는 은퇴자나 퇴직자들이 이어지고 있다. 도대체 외식시장이 과잉경쟁 체제로 변하게 된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첫째, 1997년 IMF 외환위기 때 많은 기업의 도산과 구조 조정으로 인해 명예퇴직자와 정리해고자가 대거 발생하여 이들 중 상당수가 치킨집 창업 등 외식시장으로 유입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둘째, 최근 전후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시기가 도래함에 따라 이들이 식당 창업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1958년~1971년 사이에 연간 100만 명씩 태어난 베이비붐 세대인 50대 인구가 2011년에 700만 명을 넘어서, 2023년에는 846만 명으로 최고치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셋째, 우리나라 경제의 저성장 시대 진입과 일자리 부족으로 인해 20~30대 젊은이들이 외식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취업을 못한 청년 실업자들마저 식당 창업에 나서고 있어 가뜩이나 치열한 과열경쟁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앞으로도 매년 반복되는 식당의 줄도산 사태는 좀처럼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게 될 전망이다.

(출처: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지식』에서 발췌, 편집)

■ 작가 소개

조환묵

(주)투비파트너즈 HR컨설턴트. 삼성전자 전략기획실, IT 벤처기업 창업, 외식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용적이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글을 쓰고 있다. 저서로는 『당신만 몰랐던 식당 성공의 비밀』과 『직장인 3분 지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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