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자 장사’에 배부른 대출 벽 높은 은행… '사회적 역할 필요'
‘이자 장사’에 배부른 대출 벽 높은 은행… '사회적 역할 필요'
  • 서믿음 기자
  • 승인 2018.08.02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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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연합뉴스>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경기 침체의 늪에서 은행권이 나 홀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시중 4대 은행의 상반기 이자수익이 10조7,600억원에 달하면서 성과급(200-300%)을 포함해 직원 평균 연봉이 1억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은행별로는 KB국민은행이 2조9,700억원, 신한은행 2조7,000억원, 하나·우리은행이 2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은행이 호황을 맞이한 것은 부도 위험이 있는 기업대출을 줄이고 수익률이 높은 주택담보대출을 높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통상 은행은 은행연합회 등이 결정하는 기준금리에 은행이 자체적으로 정한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책정하는데, 현재 은행들은 높은 이자에 대한 가산금리 산정 방식을 공개하지 않을뿐더러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대출 장벽을 높이면서 ‘전당포 영업’이란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따라 대기업에 사회적 책임을 묻듯이 돈벌이에만 매진해온 은행이 건전한 금융환경 조성의 사회적 역할을 감당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직장인 정모(33)씨는 얼마 전 모자란 전세금을 채우고자 신용대출을 받기 위해 주거래 은행을 찾았다. 이제껏 은행 대출 한번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신용도가 좋을 것이라 생각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1500만원 남짓한 대출한도에 연 이자는 무려 9.6%에 달했다. 계획적인 소비를 위해 신용카드를 만들지 않고 체크카드를 고수했던 탓에 신용도가 ‘무등급’으로 나온 것이 악재로 작용했다. 

저축은행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지난 30일 금융감독원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고금리대출자(20% 이상)는 대출자 전체 109만1,000명 중 85만1,000명으로 78.1%에 달했다. 10명 중 8명이 고금리대출을 받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저축은행은 중간 신용등급(5등급)부터 10등급까지 20-24% 수준의 고금리를 부과하면서, 넉넉하지 못한 서민의 형편을 이용해 부를 축적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고리대금업자에 대한 비판적 시선은 시대를 막론하고 전 세계적으로 존재했다. 러시아 대문호 도스토예프스키의 소설 『죄와 벌』에는 한 청년이 “고리대금업자는 가난한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사람이다. 사회에 도움이 안 되니까 죽어 마땅하다”며 고리대금업자 노인을 살해하는 대목이 나온다. 이탈리아 시인 단테가 쓴 『신곡』에 나오는 지옥 이야기의 중심에도 고리대금업자가 있다.

특히 이슬람 문화권에서는 이자를 받고 돈을 빌려주는 행위를 죄악시한다.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에는 고리대금업자를 ‘악마에 홀린 자’라고 칭하면서 ‘이자를 받지 말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러한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이슬람 금융권에서는 일체의 이자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슬람권 은행은 예금자에게 이자 대신 일정한 기준(약관)에 따라 수익금을 지급하며 대출자에게는 이자 대신 사업의 수익에 따른 배당금을 수령한다. 대출 전 이자율을 정하지 않고 이익과 손실을 어떤 비율로 분배할 것인지만 정하는 손익분배제도(PLS)가 일반적이며, 은행이 고객의 수요에 맞는 건물이나 설비를 구입해 고객에게 임대하고, 임대 기간이 끝난 후에는 임대 자산을 은행에 반환하거나 대금을 치르고 취득할 수 있는 ‘이자라(Ijara)’도 널리 사용된다. 주로 실물자산을 기초로 거래하면서 위험부담을 최소화하는 특징을 지닌다. 

고리대금으로 큰 부를 축적한 유태인의 경우에도 동족에게는 이자를 받지 않는다고 알려졌다. 또 이스라엘에서는 좀처럼 거지의 모습을 볼 수 없는데 이는 주변 사람들이 그가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이라고 한다. 돈이 돈을 벌고 돈 때문에 돈을 잃는 사회는 바람직한 사회가 아니다. 돈이 필요한 사람의 다급함을 이용해 돈 장사를 하는 은행이 자신의 사회적 역할을 고려하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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