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 자두나무 정류장과 이팝나무 우체국이 있는 외딴 강마을에서 살아가는 시인이 도처에서 반짝이는 일상을 생명력 있는 언어로 길어 올렸다. ‘어떤 삶과 어떤 사연과 어떤 침묵’들이 고요 속으로 스며드는 순간을 순정한 마음으로 들여다보고 썼다. 생활의 질감이 배어든 찰진 언어와 삶 속에서 우러난 입말들이 시에 정겨움을 더한다. 이 책은 ‘박새가 이팝나무 아래 우체통에 둥지를 틀’(「백일홍」)고 ‘조팝꽃무늬가 새겨진 강물 두어필’(「조팝꽃무늬 천」)이 흐르는 농촌의 순박한 정경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시인은 ‘하냥 웃고만 살다 가기에도 아쉬운 게 삶’(「석구상(石拘像)」이라며 무심히 젖어드는 인생들에게 작은 위안을 건넨다. / 정연심 기자
■ 웃는 연습
박성우 지음 | 창비 펴냄 | 132쪽 |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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