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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문재인 안철수 등 대선 후보는 읽었던 책 공개하라, 그의 상상력 세계를 보고 싶다
방재홍 발행인

[독서신문 방재홍 발행인] 노벨문학상을 받은 러시아 작가 솔제니친의 소설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젊어서 읽었다. 당시 작은 문고본은 새로운 트렌드였고 들고 다니기도 좋았다. 그 『이반데니소비치의 하루』를 통해 구체제 소련 공산사회의 처참함을 알게 됐고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하며 수용소 실상에 더 접근할 수 있었다.
 
이처럼 문학은 인간의 삶과 다양성을 이해하는 매우 귀중한 도구라고 말하는 것조차 식상하고, 더구나 글쓰는 사람이 이런 말 하는 게 민망하다. 여기서 중요한 게 바로 ‘인간의 삶과 다양성 이해’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시처럼 가보지 않은 길,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문학은 보여주고 조망할 수 있게 해준다.

서론이 장황했다. 지난 호에 ‘책 읽는 대통령을 보고 싶다’는 제목의 칼럼을 냈다. 국회가 마련한 다음 정부에서 추진할 출판진흥정책을 두루 다룬 토론회 제목에서 빌려왔다. 책 읽는 대통령, 책 읽는 관료는 왜 중요한가. 왜 토론회를 할만큼 대통령에게 책이 중요할까.

몇 년 됐지만 대통령 선거철이 되니 떠오르는 책이 있다.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다. 맨부커상을 받은 캐나다 작가 얀 마텔이 캐나다 스티브 하퍼 총리에게 47개월 동안 101권의 책과 함께 편지를 보냈다.

하퍼 총리가 가장 좋아하는 책이 ‘기네스 북’이라는 말을 듣고, 그리고 캐나다 예술위원회 50돌 기념행사에서 딴 짓에 몰두하는 것을 보고 결심해 이처럼 책과 편지를 보냈다고 한다. 특히 문학을 읽으라고 강조했다.

한글번역판이 나온 때는 2014년 5월이니,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청와대 집무실에 있었는지 관저에 있었는지 잘 모르겠으나 어쨌든 박 전 대통령은 책이 나온 것도 잘 몰랐을 것이고 책을 읽었을 리는 만무하다.

지난해 12월 독서신문이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으로 관저 칩거에 들어갈 때 관저에서 읽을 만한 책 몇 권을 소개했고 나중 회고록 쓸 때 도움되라고 글쓰기 책도 소개한 적이 있다. 물론 비꼬고 비틀어 만든 기사였다. 그만큼 박 전 대통령은 책과 먼 것으로 알려졌다. 책과 먼 거리만큼 국민과 거리가 멀었고 그만큼 국민의 소리는 듣지 못했고 국민이 하루하루 살아가는 소리는 더욱 듣지 못했다.

『파이 이야기』를 써 맨부커상을 받은 캐나다 작가 얀 마텔

그래서 대통령에게 책읽기는 귀중하고 국민의 삶과도 밀접하다. 얀 마텔은 말한다. “정치인이라면 우리에게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행동하지 않을 거라는 믿음을 주기 위해 재산상황을 밝히는 것이 원칙이다. 정치인이 가진 상상력이라는 자산도 마찬가지다.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하퍼 총리처럼 나를 지배하는 사람이 어떤 방향으로 무엇을 상상하는지 알아야 한다. 그의 꿈이 자칫하면 나에게 악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설과 희곡과 시는 인간과 세계와 삶을 탐구하는 가공할만한 도구이다. 지도자라면 인간과 세계와 삶에 대해 당연히 알아야 한다. 따라서 나는 열렬하게 성공을 바라는 지도자에게 ‘국민을 효과적으로 이끌고 싶다면 책을 광범위하게 읽으십시오’라고 말해주고 싶다”

대통령이 재산을 공개하듯이 그의 상상력도 공개돼야 한다. 그가 읽은 책 이력을 보여주면 될 것이다. 대선 후보들도 이 참에 자신이 읽은 책들을 공개하라. 감명 깊었던 책은 무엇이며 왜 그랬는지. 그의 상상력은 그만의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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