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시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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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신문
  • 승인 2007.11.28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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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만나면 난 인어가 되어요
에밀리 윈즈넵의 『피시 걸』
▲ 에밀리 윈즈넵의 『피시 걸』     ©독서신문
현란하고 화려한 인터넷과 텔레비전에 익숙한 요즘 아이들에게 책은 지겨운 글자모임종이에 불과하다. 살살 구슬리거나 억지로라도 책을 읽게 할 수는 있지만 아이 혼자 하는 책 읽기란 대게 꾸준한 습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
 
부모가 아이와 함께 책을 읽으며 토론하고 즐길 수 있다면 아이가 책에 흥미를 붙일 수 있는 좋은 동기부여가 될 텐데, 이에 활용할 책을 시중에서 찾기도 힘들 뿐더러, 아이의 눈높이에 맞춘 책은 어른이 읽기에 유치하고, 어른의 눈높이에 맞춘 책은 아이의 성향에 맞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 책에는 아이의 고민과 성인의 애환이 함께 담겨 있다. 엄마와 딸이 이 책을 읽는다면, 엄마는 딸에게 ‘네가 에밀리였다면 널 괴롭히는 맨디에게 어떻게 하겠니?’라고 물을 수 있고, 딸은 엄마에게 ‘엄마도 이런 가슴 아픈 첫사랑 해봤어?’ 하고 물을 수 있을 것이다.

바닷가에 살면서도 엄마의 반대로 인해 단 한 번도 물속에 들어가보지 못했던 에밀리는 처음으로 수영 수업을 받으면서 자신의 몸이 남들과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것은 바로 물속에만 들어가면 다리가 돌처럼 굳어지며 인어의 꼬리로 변한다는 사실이었다. 그 사실을 알고부터 에밀리는 낮에는 집과 학교를 오가고 밤에는 인어세계를 탐험하며, 육지와 바다 사이에 감춰진 비밀을 파헤친다.

오랫동안 거룻배에 기거하며 교사 활동을 해온 작가 리즈 케슬러는 생동감 넘치는 인물 에밀리에게 자신의 영혼을 불어넣어 환상과 현실의 세계를 그럴듯하고 자유롭게 넘나드는 작품 ‘피쉬 걸fish girl 시리즈’를 완성했다. 인어와 인간, 육지와 바다라는 상반된 두 세계를 접목시켜 또 하나의 판타지로 이끌어낸 구성은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수 있다.

캐릭터 속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친해지고 싶은 친구가 다른 친구에게만 관심을 줘서 서운해하면서도 애써 감추는 모습, 볼을 잡고 꾸중하는 엄마의 눈을 피하기 위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그저 눈을 질끈 감아버리는 모습에서 독자는 아이의 심리를 묘사하는 작가의 테크닉이 얼마나 노련한지 엿볼 수 있다.
 
특히 어른들의 세계에 가까이 접근해서 그들의 생김새나 태도들을 서술하며 에밀리가 속으로 중얼거리는 이야기들을 읽어나가다 보면, 심각한 상황에서도 감출 수 없는 어린아이 특유의 천진함에 입가에 절로 미소가 번진다.
 
피쉬 걸 1: 인어소년 에밀리
리즈 케슬러 지음 / 강주영 옮김 / 별이온 펴냄 / 286쪽 / 9,500원
 
<권구현 기자> nove@enews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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