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글쓰기 교육 특집(13)] ‘밀린 과제를 하는 긴 밤’, ‘1대1 첨삭’ 등 문장력 향상 위한 8개 프로그램 인기
[독일 글쓰기 교육 특집(13)] ‘밀린 과제를 하는 긴 밤’, ‘1대1 첨삭’ 등 문장력 향상 위한 8개 프로그램 인기
  • 한지은 기자
  • 승인 2015.08.2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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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창간 46주년 특별 기획>_독일 함부르크대학교 글쓰기센터 프로그램
<독서신문>은 창간 46주년을 맞아 신향식 객원기자(신우성글쓰기본부 대표)의 '독일 글쓰기 교육'을 연재합니다. 베를린과 함부르크, 비스바덴, 프랑크푸르트 등 독일 현지 취재와 국내에 체류 중인 독일 교육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바탕으로 독일의 선진적인 글쓰기 문화를 소개합니다. 신 기자는 하버드대와 MIT, UMASS 등에서 미국 글쓰기 교육을 심층 취재해 보도한 바 있고, 대학과 고교에서도 글쓰기 및 소논문, 보고서 작성법을 체계 있게 지도하는 논증적 글쓰기 교육의 전문가입니다. / 편집자 주(註)
▲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글쓰기센터의 글쓰기 워크샵 모습

[함부르크(독일)=신향식 특파원] 독일 대학의 글쓰기 교육은 미국에 비해 늦게 시작되었다. 미국 대학들은 정규 교과과정에 글쓰기 수업이 있고, 거의 모든 대학에서 학생들이 언제든지 글을 첨삭 받을 수 있는 글쓰기센터를 운영한다.

하지만 독일 대학들은 상황이 다르다. 글쓰기 교육에 관심을 쏟기 시작한 건 최근 5~7년 전부터다. 김나지움(한국의 중고교)에서는 오래 전부터 글쓰기와 토론 위주로 수업을 하고 시험도 치르지만, 대학에서는 글쓰기보다 읽고 토론을 하는 방식에 더 초점을 뒀다.

이런 상황에서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글쓰기센터는 설립한 지 5년밖에 되지 않았으나 알찬 프로그램으로 다른 대학의 모범이 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그램으로 ①‘피어(Peer) 튜터링’ ②‘글쓰기 카페’ ③‘글쓰기 모임’ ④‘개별 글쓰기 상담(1대1 첨삭)’ ⑤‘글쓰기 워크숍’ ⑥‘밀린 과제를 하는 긴 밤(Lange Nacht der aufge)’ ⑦‘글쓰기 시간(Schreibzeit)’ ⑧‘글쓰기 인턴십’ 등을 들 수 있다.

함부르크대학 글쓰기센터는 교내의 다른 센터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2020년까지 정식 대학 교육기관으로 올라서는 게 목표다. 또, 모든 단과대학에서 각자 글쓰기센터를 운영하게 할 계획도 갖고 있다.

“단과대학마다 요구하는 글쓰기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경영대, 사회과학대, 법대, 물리대 등 단과대학별로 글쓰기센터를 개설하려고 합니다. 그러면 학생들 전공에 맞는 글쓰기를 좀 더 알차게 도와줄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지금은 수학 전공 학생들이 글쓰기센터에 와도 수학적 글쓰기를 완벽하게 상담해 줄 수가 없습니다. 수학과에서 요구하는 논문을 저희가 제대로 알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글쓰기센터 실무 담당자인 다그마 크노어 교수의 인터뷰와 후속 취재를 바탕으로 함부르크대학교 글쓰기센터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한국 대학들도 글쓰기 교육을 강화하는 데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 학부생끼리 튜터와 튜티가 되는 ‘피어 튜터링’

① ‘피어(Peer) 튜터링 글쓰기 교육’은 같은 학부생끼리 선생(튜터)과 학생(튜티)가 되어 글쓰기 경험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다. 글쓰기 카페와 글쓰기 워크숍 등의 프로그램에도 적용한다. ‘피어 튜터링 글쓰기 교육’은 2011년 12월에 처음 시작하여 매주 월요일마다 90분간 진행 중이다. 외국인 학생을 대상으로도 실시된다. 별도의 등록 없이 간단한 인터뷰를 통해 튜티로 등록 가능하며 튜티 1명당 1명의 튜터가 지정된다.

튜터들은 글쓰기 연수에서 배운 내용을 활용하여 튜티들에게 조언을 해 준다. 이런 과정을 통해 글쓰기 이론을 쌓고 실제로 배운 내용을 활용하는 기회도 가진다. 첫 해인 2011년 12월에 12명이 지원하여 그중 9명이 무사히 과정을 마쳤다.

첫 시즌에 참가했던 학생들의 향후 행보는 어떨까. 2013~2014년도 과정이 시작되었을 때(즉, 2년 차 과정이 끝났을 때) 14명이 이 프로그램을 마쳤는데 그중 여성은 12명, 남성은 2명이었다. 3명은 프로그램과 관련된 교육학을 더 공부하기로 결정했고 다른 3명은 함부르크대학 글쓰기센터는 아니지만 다른 곳에서 강사로 일할 준비를 마쳤다. 그 외의 학생들도 글쓰기나 교육에 관련된 공부를 하거나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2011년 12월부터 2013년 9월까지 기록된 내용에 의하면 총 85명의 학생이 글쓰기 상담을 받았다. 80명은 피어(Peer) 튜터링 시간에, 5명은 온라인으로 궁금증을 해결했다.

◆ 매주 다른 주제로 토론하는 ‘글쓰기 카페’ 주 1회 개최

② 2013년 5월부터 주 1회 90분간 열리는 글쓰기 카페를 운영 중이다. 글쓰기에 관해 토론하는 곳으로서 주제는 참가자들이 결정하는데 학술적 글쓰기 기술, 글쓰기 전략, 글쓰기의 진행과정 등 다양하다. 글쓰기 도우미가 개입하여 다양한 의견과 질문이 오갈 수 있도록 골고루 기회를 준다.

글쓰기 카페가 세미나와 다른 점은 토론과 질문을 통해 해당 주제의 한 측면뿐만 아니라 다른 측면까지 모두 알아본다는 점이다. 2014년까지 약 81명의 학생들이 글쓰기 카페를 찾아왔는데, 이중 27명은 5회 이상 방문했다. 18명은 2~4회 정도 방문했고, 1명은 38회나 방문했다.

▲ 독일 함부르크대학교 글쓰기센터 수업 모습

◆ 글을 쓴 직후 다른 학생과 맞바꿔 점검하는 ‘글쓰기 모임’ 상설 운영

③ 글쓰기 모임도 주 1회 90분간 상설 운영된다. 2013년 5월 8일에 시작해 매주 수요일마다 진행한다. 참가자들이 자율적으로 장소를 정해서 각자 글을 쓴 뒤 사회자의 안내에 따라 다른 사람들과 교환한다. 현재는 11명이 참가 중이다.

◆ 1대1로 첨삭 받는 ‘개별 글쓰기 상담’ 인기

④ 학술 교수인 다그마 크노어 씨가 운영하는 개별 글쓰기 상담도 있다. 1대1로 상담 받기 때문에 일주일에 한 번씩 90분 간 이루어지는 피어(Peer) 튜터링보다 오랜 시간 자세하게 조언을 받을 수 있다. 매주 한 번씩 사전등록 없이도 이용할 수 있다. 2011년 9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약 50명이 이용했다. 상담 시간은 평균 50분이 소요된다.

◆ 학술적 글쓰기를 공부하는 ‘글쓰기 워크숍’ 부정기적으로 개최

⑤ 학술적 글쓰기를 공부하는 ‘글쓰기 워크숍’도 성과가 좋다. 글쓰기 워크숍에서는 학술적 측면의 글쓰기와 관련한 한 가지 주제를 정해서 심도 있게 다룬다. 워크숍이 규칙적으로 열리지는 않으며, 학생 개개인의 가능성과 개인의 목표에 중점을 둔다. 워크숍의 주된 목적은 인용하기, 문학 글쓰기 지도, 그리고 다국어 구사능력이다. 최근에는 텍스트 마무리하기(법률 텍스트, 구두법, 문법 등)도 다룬다. 집중해서 훈련할 수 있도록 참가 학생 수를 5~20명으로 제한한다.

◆ 타 대학 학생도 참가하는 ‘밀린 과제를 하는 긴 밤’ 눈길

⑥ 함부르크대학교 글쓰기센터의 행사로 ‘Lange Nacht der aufge(‘밀린 과제를 하는 긴 밤’)‘도 빼놓을 수 없다. 학생들과 학자들이 학술적 글쓰기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해 주고 효율적인 글쓰기 방법론을 교환하는 것이 목표다. 글을 쓰는 사람들 간의 연대감을 형성하고 학술적 측면에서 글쓰기의 위상을 높이는 것도 목적으로 한다. ‘글쓰기 도움말 시간’, ‘워크숍과 정형화된 글쓰기를 위한 시간’ 등이 진행된다.

이 행사는 2010년 프랑크푸르트 안데어 오더에 있는 비아드리나 대학교에서 처음 열렸다. 함부르크대에서는 2012년 행사가 처음이다. 1년에 한 번씩 2월 말에 진행되는데, 지금까지 총 4번의 행사가 열렸고 다음 행사는 2016년 2월 18일로 예정되어 있다. 함부르크대학교와 함부르크에 있는 다른 대학에 다니는 모든 학생을 위한 행사로서 참가자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첫 해인 2012년에는 전공을 불문하고 약 150명이 참가했다. 다음 해에도 비슷한 규모로 진행되었다. 4번째 행사에서는 약 300명이 참가했다.

◆ 학생들 스스로 동기 부여하게 하는 ‘글쓰기 시간(Schreibzeit)’

⑦ 각자 쓰고 싶은 주제와 읽기자료를 가져와서 문장 훈련을 하는 ‘글쓰기 시간(Schreibzeit)’도 눈길을 끈다. 각자 다른 주제지만 모두 같은 방에서 함께 글을 쓴다. 이것은 학생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게 도와줌으로써 글을 쓰다가 지칠 때 스스로 기분 전환하고 다시 글쓰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가령, 이 모임에 참석해서 ‘열정적 글쓰기’를 조언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하자. 우선, 창의적인 글쓰기에 필요한 기법을 알려주고 5분 동안 이에 관련된 짧은 과제를 수행하게 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운동선수들이 몸을 푸는 것에 비유하면 작은 손가락을 푸는 정도이다. 글쓰기 시간은 90분이며, 학생들 요청에 따라 2시간 30분까지 연장되기도 한다.

◆ 240시간 파트 타임제로 ‘글쓰기 인턴십’ 시행

함부르크대 글쓰기센터에서는 글쓰기 관련 교육 활동을 정기적으로 평가하여 반영한다. 피어(Peer) 튜터링 글쓰기 교육 방식에 관한 평가는 2013년 초 온라인 설문조사로 실시됐다. 설문 대상은 총 21명으로, 튜터링에 3회 이상 참여한 사람들이었다. 설문 결과 21명 중 17명이 Peer 튜터링을 통해 본인이 기대했던 도움을 받았다고 응답했다. 또 21명 중 18명은 글쓰기 능력이 향상되었다고 답했는데, 형식에 맞게 글을 작성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다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다.

글쓰기카페의 평가는 회의가 끝난 직후 실시한다. 각 항목마다 1을 ‘매우 만족’, 6을 ‘매우 불만족’으로 하여 1부터 6 사이의 숫자를 고르는 방식이다. 평가 결과는 평균적으로 ‘매우 만족’에서 ‘만족’ 사이에 분포한다.

함부르크대학교 글쓰기센터에서는 인턴십 제도를 시행한다. 2012년 8월부터 11월 사이에 240시간 파트 타임제 인턴십을 운영했다. 인턴들은 글쓰기센터 내의 글쓰기 상담사로 근무하였다. 파트 타임제 인턴들의 주 업무는 글쓰기 카페 운영이다.

2013년 1월부터 2월까지 진행된 80시간 파트 타임제 인턴십은 피어(Peer) 튜터링과 관련된 업무를 주로 하였다. 보훔의 글쓰기센터에서 온 한 인턴은 2013년 2월부터 시작해 60시간 파트 타임제 인턴십을 수료했다. 주로 피어(Peer) 튜터링 업무를 수행했으며 글쓰기 카페 업무도 함께 보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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