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술한 문화재 관리
허술한 문화재 관리
  • 방재홍
  • 승인 2005.11.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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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제헌헌법 원본과 대한민국 최초 국새가 분실된 사실이 밝혀진 데 이어, 조선시대 국새도 모두 없어진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정부의 허술한 문화재 관리에 실망을 금할 수 없다.

 지난 7일 감사원의 궁중유물 2000여점에 대한 예비조사 결과, 국새는 기록상 13과(도장을 세는 단위)가 있어야 하지만 현재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어보는 몇 과가 있어야 하는지 기록조차 불분명한 채 300여과가 남아 있었다. 어보 중 1과는 시중에 유통됐고 2과는 해외서 거래된 것으로 확인됐다.

 미 군정때 맥아더 장군이 일본으로부터 환수해 우리나라에 돌려준 것으로 기록돼 있는 옥새 6과는 행방불명이 됐으며 행새는 18과 중 3과만 남아있는데, 이들도 문화재로 지정되지 않고 부실 관리되고 있다.

 후손에게 물려줘야할 선조의 넋과 혼이 담긴 문화재를 이렇게 허술하고 안일하게 관리해온 문화재 당국에 할말이 없다. 문제는 문화재 관리의 소홀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데 있다. 전북지역의 경우 이미 지난 8월에 문화재자료 제153호인 고창 송양사 사당과 강당 문짝이 사라졌으며 7월에는 고창 인촌선생 생가에 보관돼 있던 병풍 등 12점이 도둑맞았다.

 또 3월에는 남원시 화정동 남원양씨 묘의 장명등과 문인석 3점이 없어지는 등 올 들어서만 모두 5건에 60여 점의 주요 문화재가 도난당했다. 대전시의 경우 시 지정 유형문화재 6호인 대전시 중구 무수동 유회당의 기궁재 안에 있는 삼근정사 현판 1점이 도난당했는데 언제 도난당했는지도 모르고 있었다.

 최근 문화재 전문털이범들은 문중 시설물이나 사찰의 문짝까지 떼어가는 대담성을 보인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문화적인 가치가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가리지 않는다. 처분에 이르기까지 단계별로 전문화·지능화·조직화의 양상마저 보인다.

 그런데도 문화재 관리 시스템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감시용 카메라 등 도난 방지시설조차 제대로 갖추지 않기 일쑤다. 문화재를 대량 보관하고 있는 사찰도 그렇지만 문중 역시 유물이 분실되거나 훼손되어도 그 실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문화재청이 국회에 제출한 문화재 도난 현황을 보면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간  총 35건(문화재 1580점)으로 사상 최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도굴도 올해 8월까지 7건이 발생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하지만 도난당한 문화재의 회수 실적은 50여점밖에 안돼 극히 불량한 것으로 밝혀졌다.

 더 이상 관리 인력이나 예산 타령만을 탓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정 문화재는 물론이고  비지정 문화재에 대해서도 전면적인 보관 실태의 점검과 관리대책이 필요하다다. 허술한 부분에 대한 보강책이 서둘러 나와야 한다. 더 이상 조상에 면목 없고 후손에 부끄러운 수치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독서신문 1392호 [2005. 1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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