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나를 조선 여인이라 부르는가
누가 나를 조선 여인이라 부르는가
  • 김경배 기자
  • 승인 2007.05.25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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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미처 모르는 조선의 여인들
시대를 리드한 여성 9인의 삶과 열정
▲     © 독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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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윤지당 김만덕 김금원 진채선을 아는가. 우리는 조선시대 여성이라면 어린 시절 위인전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신사임당, 허난설헌을 비롯해 황진이, 사극 단골손님 장희빈 등 손에 꼽을 만큼의 여성만 기억한다.

이러다 보니 조선왕조 500백년 역사에 이들 말고는 당당하게 세상을 살아간 여성은 없었을까하는 의문이 들 만하다. 이 같은 추세를 반영하듯 요즘에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그간의 평가를 거부하면서, 시대에 감춰졌던 인물들을 발굴하거나 유명 인물들을 새로 재해석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이 바로 새롭게 재해석되어야할 조선의 여성들이다. 조선시대는 여성에 대한 신분적 차별과 편견, 억압이 강한 사회였다. 하지만 조선시대 후기에 이르면서 점차 신분제의 붕괴와 사회·경제적 변동이 서민층과 여성의 의식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여기에는 실학과 천주교의 영향도 있었고 이런 역사적 흐름 속에 인간에 대한 새로운 가치관도 태동했을 것이다. 이렇게 급변하고 혼란스러웠던 시대적 상황 속에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잊지 않고 모든 편견의 벽을 넘어 담대하고 당차게 살아간 9명의 여성들을 이 책은 다루고 있다.

성리학자이며 철학자였던 임윤지당은 학문을 하는 성인의 길을 가는 데에는 남녀 차별이 없다고 천명했고 도덕적 실천과 학문으로 사대부들의 오만과 편견을 깨뜨렸다. 조선 최초로 여성 시사(詩社)를 결성한 김금원의 동생은 누이를 보면서 ‘가슴 속 불만스럽고 적적한 기운’을 느꼈다고 했다.

이는 누이가 남자로 태어나지 못해 자신의 재능을 쓸 수 없었던 현실에 대한 좌절감을 표현한 것이다.

이뿐인가. 출국금지령이 국법인 줄 알면서도 육지로 나가겠다고 소원한 김만덕, 남편과의 결혼생활을 저버리고 재물을 아낌없이 쓰면서까지 천주교 신앙에 매달렸던 강완숙, 관아의 기생을 하다 판소리 세계에 도전한 진채선, 집안의 아녀자들에게만 전해지기를 원했던 사주당 이씨나 빙허각 이씨 등 이 책에 소개되고 있는 9명의 여인들은 시대의 그물 속에서 바람처럼 걸림 없이 살았던 자유로운 영혼들이다.

이 책은 특히 비범한 여성들의 재능이나 업적보다는 남성중심의 신분제사회라는 질곡 속에서 펼친 그들의 꿈과 열정, 의지의 조명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누가 나를 조선 여인이라 부르는가 / 임해리 지음 / 가람기획 펴냄 / 304쪽 /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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