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범의 『문제아』
박기범의 『문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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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29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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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이 권하는 한 권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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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내가 소개하는 책 한 번 봐줄래. 초등학생들이 좋아하는 동화야. 보나마나 내용도 유치할 거라고? 모르시는 말씀. 한 번 읽어봐. 장난이 아니야. 재미도 있지만 주제도 묵직하거든. 중고등학생도 결코 만만히 볼 책이 아니지.

“나는 문제아다. 선생님이 문제아라니까 문제아다”

<문제아>의 첫 문장이야. 그래, 문제아! 주인공의 자기정체성 선언임과 동시에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붙여진 낙인임을 말해주지. 하지만 주인공은 문제아가 아니야. 다친 아빠를 위해 신문배달까지 하는, 오히려 착한 아이지. 왜 문제아가 되었냐고?

“아무도 그걸 모른다. 내가 왜 문제아가 되었는지, 나를 보통 아이들처럼 대해주면 나도 아주 평범한 보통 애라는 걸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

마지막 문장이야. 결국 보통 사람을 주위에서 문제아로 만들어 버린 거야. 나도 가슴이 뜨끔해. 솔직히 고백하자면 우리 교실에도 가끔 이런 일이 있었거든. 아무 문제없는 아이를 문제아로 만든 거지.

이 책은 단편동화집이야. 대표작인 <문제아> 외에 10편의 동화가 실렸어. 모두 비슷비슷한 이야기들이야. 주로 소외받고 살아가는 사람들, 곧 우리들 자신의 모습이지.

공장에서 손가락이 잘리고 일자리까지 잃은 아빠, 회사 해고 문제로 사이가 갈라진 아빠와 큰아빠, 학구 위반까지 하면서 부자학교에 다니다가 주눅 든 가난한 아이, 촌지를 받았다고 누명 쓴 여선생님, 착실하게 살았지만 결국 노숙자로 전락한 총각이야기 등이야. 마지막 작품은 동물이 주인공인 <어진이>야. 영화 식스센스처럼 기막힌 반전이 있지.

이 책에는 대화글이 많이 없어. 그러니 읽기에 좀 지루할지도 몰라. 너무 걱정 마. 대신 문장이 아주 짤막짤막 하거든. 칼로 대파 썰어놓은 듯 딱 부러지고 시원시원해. 어떤 대목은 눈물까지 찔끔 흘려가며 읽어야 하지.

작가는 박기범이야. 나는 한 번도 만나 본 일이 없어. 이주노동자나 전쟁으로 고통 받는 이라크 어린이 돕기, 환경문제 해결로 정신없이 바쁜 작가거든. 글과 삶이 일치한다고 할 수 있지. 나이는 나보다 젊지만 마음은 나보다 더 어른인 셈이지 뭐. 이 책을 보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마음이 한 뼘 쯤 더 자라게 될 거라 믿어.

 / 최석조 안양 비산초교사 ·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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