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독후감이 무엇인지 물어보면 학생들의 대부분이 ‘줄거리에 감상을 덧붙인글요, 방학숙제로 주로 해와요’ 라고 대답한다. 독후감을 쓸 때 무엇을 어떻게 쓰는지 좀 더 구체적으로 질문을 바꾸어보면 처음에는 책을 어떻게 읽게 되었는지 동기를, 그 다음은 줄거리를 요약하고, 마지막에는 ‘참 재미있었다. 감명적이였다’ 라고 끝을 맺는단다.
교과서에 나오는 독후감의 지도 방법을 살펴보면, 처음에 책을 읽게 된 동기와 작품에 대한 상항을 적고, 그 다음 줄거리와 인상 깊은 부분을 적은 다음, 끝에 가서 느낌과 생각을 적는다는 도식적인 방법이 나온다. 그래서 학생들이 쓴 독후감을 보면 거의 모든 학생들이 동기가 10%, 줄거리가 80%, 감상이 10%이다. (동기-줄거리-감상) 이처럼 천편일륜적인 글이 나온다.
그렇다면 독후감은 왜 쓰는 것일까? 우리가 책을 읽으면 독후감은 자동으로 따라온다. 책읽기는 재미있는데 책을 읽고 난 후에 독후감을 써야한다고 하면 학생들은 죽을상을 찌푸린다. 그래서 그나마 재미있게 읽는 책마저 멀리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럼 여기에서 처음으로 돌아가 독후감에 대한 정의를 다시 한 번 내려보기로 하자.
독후감이란 책을 읽은 사람이 자기와 책의 만남을 표현한 창조적인 글쓰기이다. 책은 누군가에게 읽혀서 그 의미가 확인되는데 사람마다 각자 경험한 가치와 세계관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책이라도 그 의미가 다르게 이해될 때가 많다. 따라서 독후감 역시 읽는 사람에 따라 주제가 다르고 느낌이 다르게 해석되는 것처럼 책을 읽는 독자에 의해 새롭게 창조되는 글쓰기방법인 것이다.
이처럼 독후감이란 책을 읽고 그 내용을 정리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과 좀 더 깊게 연관짓기 위한 하나의 도구인 것이다.
/ 손경자 시인·독서 논술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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