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속으로]인터내셔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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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독서신문
  • 승인 2009.03.0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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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의 음모와 비리를 밝힌다
반전의 묘미는 간데없고... 영상미만 돋보여
▲     © 이뉴스투데이
 
우리가 가장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은행.
믿음과 신뢰의 상징인 '은행'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살인은 물론 무기 암거래, 테러, 전쟁까지 일삼는 범죄 조직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담고 있는 이 영화는 제 59회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 돼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작품이다.

환율급등, 주가 폭락 등 최근 미국발 금융 위기로 그 어느 때보다 경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요즘, '금융위기'라는 시의적 소재를 젊은 감각의 액션스릴러로 풀어냈다.

인터폴 형사 루이 샐린저(클라이브 오웬 분)는 돈 세탁, 무기 거래, 테러 등 전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범죄들이 가장 영향력 있는 다국적 은행 ibbc와 관련되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한다. ibbc의 간부에게서 은행이 무기 암거래를 한다는 결정적인 제보를 받게 되지만 그 현장에서 동료가 살해되고 제보자마저 죽자 샐린저는 충격에 휩싸인다.


▲     ©이뉴스투데이

맨하탄 지방 검사관 엘레노어 휘트먼(나오미 왓츠 분)의 도움으로 다시 ibbc에 대한 수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된 샐린저는 베를린, 밀라노, 뉴욕, 이스탄불을 돌며 불법적인 자금의 흐름을 추적한다.

수사과정에서 두 사람은 미국 정부와 cia는 물론 러시아 범죄조직, 제3세계 테러 조직까지, 전세계 모든 권력집단이 그들의 지배하에 있음을 알게 되고 상부의 압력을 받게 된다.

진실과 정의를 위해 생명의 위협도 무릅쓰며 ibbc에 대한 수사망을 좁혀가지만 결국 법의 테두리 안에서는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없음을 깨닫고 샐린저가 직접 ibbc의 사장을 벌하려 한다.

영화 내내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리옹, 밀라노, 뉴욕, 이스탄불 등 세계에서 가장 아름답다고 일컫는 7개국 도시의 모습이다. 뉴욕 맨하탄, 구세계와 신세계가 공존하는 이탈리아 밀라노 광장 그리고 이스탄불의 고풍스러운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술래이마니예 모스크를 비롯한 거대한 사원과 바자르 시장 등 세계 유명한 도시와 관관명소들의 이국적인 풍경과 다채로운 모습을 볼 수 있다.

 
▲     © 이뉴스투데이
 
홍콩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수년간 갈고 닦은 오우삼 감독의 탁월한 액션감각은 <향수>에서 섬세한 연출력을 선보인 톰 튀크베이 감독과 환상적인 조화를 이루며 명장면을 탄생시켰다.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의 나선형 구조를 따라 쉴새 없이 펼쳐지는 10여분 간의 총격전은 오우삼 감독의 전매특허인 통쾌한 총격액션의 진수를 보여준다. 또한 반전의 묘미를 선사하는 밀라노 광장의 이중 저격 씬과 이스탄불의 그랜드 바자르 시장의 숨막히는 거리 추격전은 스케일과 영상 면에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액션장면을 연출했다.

이처럼 비주얼은 그동안의 스릴러 작품에 뒤지지 않는다.
하지만 118분의 러닝타임 중 10여분이나 할애한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 총격 씬은 좀 지루했다. 시원시원한 맛이 없고 배우들이 벽 뒤에 숨어 소모전만 계속하고 박물관 관람객들이 그렇게 많이 등장했는데 아무 역할 없이 엎드려 소리만 지르고 그렇게 많은 총질을 했건만 다치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한마디로 리얼리티가 떨어진다.

 
▲     ©이뉴스투데이

더 한심한 건 총에 여러발 맞아 죽은 줄 알았던 저격수가 방탄조끼를 입었다는 이유로 멀쩡하게 일어나 함께 총격전을 벌이고 결국 박물관 밖에서 ‘절대 잡히지 않을거라고 했지’라는 말을 담긴 채 갑자기 죽어버린 것이다.

또 반전의 묘미라고 주장하는 밀라노 광장의 이중 저격 씬은 100분 동안 주인공의 끈질긴 추격을 함께해온 관객들을 허탈하게 만든다. 법을 지켜야 할 주인공이 사회 정의를 위해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ibbc 사장을 직접 죽이겠다는 어려운 결심을 했건만 정작 엉뚱한 놈이 나타나 처리하고 ‘고마웠오’라는 한마디만 남긴 채 사라진다.

특히 허물어지지 않는 철옹성 같던 ibbc 은행이 결국 조직 내 몇몇 주요인사가 갑자기 지금까지의 일을 회개하면서 샐린저 요원에게 도움을 주고 그래서 와해된다는 다소 김빠지는 전개도 스릴러의 묘미를 반감시킨다.

 
▲     ©이뉴스투데이
 
배경 음악까지 우리를 난감하게 만든다. 스릴러의 묘미를 살리기 위해 긴박한 상황에서 깔리는 배경 음악은 시도는 좋았으나 너무 자주 오래 깔리는 바람에 긴장감은커녕 졸립게 만들었다.

은행의 실체를 파헤치려는 한 남자의 강한 집념은 관객들의 깊은 공감대를 이끌어 냄은 물론, 은행의 비리가 드러나는 과정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할 충분한 요소를 갖추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말의 열쇠를 주인공인 샐린저에게 쥐어주지 않아 통쾌함을 떨어지게 한 것, 악의 무리들이 갑자기 회개하게 함으로써 급한 결말로 영화의 뒷심이 부족하게 한 것, 무엇보다 여주인공인 ‘나오미 왓츠’의 비중이 너무 적은 것이 우리를 절망케 한다.
 

<양미영 기자> myyang@reader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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