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전쟁
노인의 전쟁
  • 독서신문
  • 승인 2009.03.03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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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의 심리묘사가 돋보이는 작품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
▲     © 독서신문
세상에는 많은 sf와 판타지가 존재하고 하나같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불가능을 가능케하는 초인적인 주인공이 등장한다.

기술이 빈약했던 과거에는 인간의 소망이나 환상이 주로 『홍길동전』같은 영웅 소설의 형태로 표현됐다면 기술의 발전이 비약적으로 이루어진 20세기에 들어서면서 사람들은 sf라는 장르로 자신의 소망을 표현하기 시작했다.

sf는 가상의 세계를 통해 현실의 리얼리티를 재조명한다. 과학의 발전이 가져다 준 혜택으로 누릴 수 있는 첨단문명에 대해 경탄하지만 그 이면에는 과학기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내포하고 인간의 심리 묘사를 통해 ‘휴머니스트’적인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비인간적인’ 과학기술과 ‘인간적인’ 심리묘사가 대치되면서 사람들의 공감을 자아내는 것이다.

존 스칼지는 대학을 졸업하고 신문에서 영화비평을 하다가 프리랜서로 활동하면서 자신의 블로그에 다양한 소설을 연재하기 시작한다. 그 중 대중들의 입소문을 타고 결국은 출판사와 계약하기까지에 이른 소설이 바로 이 작품이다.

75살의 주인공 ‘존 페리’는 미래 어느 시기의 정체된 지구에서 우주로 입대지원서를 낸다. 5세 이상이 돼야만 지원할 수 있는 이 군대는 우주전쟁을 통해 인류를 지키는 역할을 수행한다. 지원자들은 모두 ‘낡은 몸’을 갖고 군대에 지원하지만 군대는 곧 그들에게 ‘새 몸’을 제공한다. 새로운 몸에 모든 의식과 기억을 ‘집어넣어’ 또 다른 자신이 탄생한다.

그들이 갖게 된 몸은 긴 팔과 다리, 이상적인 몸매로 지원자들 모두가 탄성을 자아낸다. 하지만 거기에 그치지 않고 굉장한 순발력과 반응력을 가졌으며 점프도 웬만한 ‘지구 농구인’보다 월등하다. 만일 피를 보는 상황이 생기더라도 과다 출혈로 인해 죽지 않도록 스스로 응고 능력을 가진 ‘똑똑한 피’와 머릿속에서 응답을 주는 ‘뇌 도우미’등 ‘낡은 몸’에서는 접할 수 없던 새로운 기능을 갖게 된다. ‘옛 몸’이 아닌 ‘새 몸’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이전과는 다른 새로운 것들을 시도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믿었을 때에만 이 모든 능력들을 발휘할 수 있다.

우주방위군의 지도자는 존 페리에게 이렇게 말한다. “당신들은 젊은 사람이 갖지 않은 가장 큰 강점을 가졌다. 그것은 바로 ‘경험’이다”

이 책은 ‘노인의 지혜는 흰머리에 있다’는 한 구절을 상기시킨다. 젊고 혈기왕성한 육체와 노인의 지혜를 겸비할 수 있다면 인류에게 더 없는 강점이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몸이 아직 세월을 경험하기 전에는 정신도 세월을 체험하지 않아 섣부른 행동을 야기하고 정신이 세월의 충분한 경험으로 지혜가 쌓였을 때는 몸도 세월을 지나치게 경험해 이미 ‘낡아’있다.

이 소설은 젊은 몸과 경험의 정신을 소유한 주인공을 통해 세대의 소통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다.

 / 황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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