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 설립만이 능사인가
자사고 설립만이 능사인가
  • 관리자
  • 승인 2005.11.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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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재홍 (본지 발행인 겸 편집인)


 

 자립형 사립고(자사고) 학생들이 각종 학력경시대회 수상과 자격증 취득 등의 분야에서 일반고 학생들에 비해 뛰어난 실적을 보였다다는 교육부의 보고서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단은 고교평준화 정책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2002년 도입된 자사고는 성공적인 안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양화 특성화 수월성 교육에 효과적이라는 평가와 함께 재학생과 학부모, 교사는 물론 지역사회의 만족도도 높다는 것은 자사고를 늘려야 하는 이유로 작용할 수 있다.

 30년간의 교육 평준화제도가 상위권 학생들의 학력 저하 현상을 가져왔다는 점에 비춰볼 때 최소한도내에서의 자사고 설립은 어쩔 수 없는 대세로 보인다. 학교운영의 자율성을 바탕으로 질 높은 수업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기초학력 부진 학생 지도에 일반 학교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는 점에서 자사고의 특징 중 하나다.

 하지만 이렇듯 자사고의 설립에 대한 명분이 충분함에도 불구하고 자사고 설립은 신중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미 명문대 합격생의 다수가 서울 강남 등 특정지역 거주자와 고소득 전문직 등 특정계층의 자제로 채워지고 있는 것이 작금의 교육현실이다.

 이러다 보니 교육이 사회통합의 기제로 기능하기보다는 부와 기득권의 세습, 계층간 위화감 확대로 이어지는 등 우리 사회가 양극화 현상으로 더욱 고착·심화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고 연간 1천6백만 원에 이르는 지나치게 비싼 등록금 등 높은 사교육비로 인해 세간의 ‘귀족학교’라는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자사고의 무분별한 확대는 한국사회의 갈등요소를 더욱 가속화할 수 있는 개연성을 안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신중한 검토 없이 무분별하게 자사고를 설립하려 하는 일련의 움직임은 자제돼야 한다. 최근 서울시를 비롯해 몇몇 지자체들이 자사고 설립을 경쟁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자사고 설립이 필요하다면 관련 전문가들과 지역주민들의 충분한 논의를 거치되 그 숫자는 최소한이 돼야 한다. 자사고 설립이 ‘우후죽순’ 식으로 진행된다면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평준화의 근간도 훼손할 수 있다.

 또 자사고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교육프로그램을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도 고려함직하다. 지금처럼 등록금이 비싸고 장학금 비율이 낮은 상태에서 자사고는 저소득층에게 ‘그림의 떡’일 뿐이다. 이는 사회통합에 부정적인 영향만 미칠 뿐이다.

 단순히 계층간 위화감을 조장하는 것으로 머물지 않고 사회통합적인 순기능을 수행하면서 교육의 질도 높일 수 있는 정부정책을 기대해 본다.

독서신문 1389호 [2005.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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