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신문이 대학생기자단의 기사를 게재합니다. 대학생기자단은 각종 북 리뷰 및 인터뷰, 현장 취재 기사 등을 통해 젊은 감각과 재기발랄한 시선으로 다채로운 정보를 제공할 것입니다. |
사소하고 평범한 것은 외면받기 쉽다. 예상치 못하게 찾아온 바이러스의 공격으로 깨닫게 된 일상의 소중함처럼 항상 우리 곁에 자리잡고 있지만 눈에 띄지는 않기 때문이다. 소설 『세련되게 해결해 드립니다, 백조세탁소』(안전가옥)는 그런 작고, 사소하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항구도시 여수.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유학을 떠났던 주인공 백은조는 학교가 부실 대학 평가를 받아 졸업장조차 받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온다. 외지인에게는 바다 풍경과 노래 '여수 밤바다'로 낭만이 넘쳐 흐를 것만 같은 곳이지만, 토박이 은조에게는 ‘지긋지긋할 정도로 한결같은 도시’일 뿐이다. 거기에 부모님의 은퇴 선언으로 세탁소까지 떠맡게 되고, 한결같은 도시에 사는 한결같은 사람들은 여전히 은조의 신경을 건드린다. 무시하려 해도 무시되지 않는 사람들. 매일이 똑같고 조용하기만 할 것 같은 도시에서 사건 사고는 왜 이렇게 많이 벌어지는지, 어쩌다 보니 은조는 형사와 파트너가 되어 사건 해결사 역할까지 하게 된다.
책은 전문 형사나 탐정이 아닌 세탁소 주인 은조가 사건을 추리하고 해결하는 코지 미스터리 장르다. 사건을 은조의 시점에서 다루는 이 책은 은조의 마음의 소리와 생각을 말하는 것처럼 서술해놓아 자연스럽게 몰입도가 올라간다.
성가실 정도로 정이 많은 사람들과 부딪히며 여수의 일원으로서 성숙하는 은조. 레스토랑처럼 세탁소에 브레이크 타임을 두고 물안경을 끼고 광합성을 하는 특이한 인물이지만, 사소한 것까지 주의를 기울일 줄 아는 관찰력과 세심함을 갖춘 인물이기도 하다.
저자 이재인은 “평범한 사람들의 작고 사소한 선의와 그로 인해 발휘되는 인류애를 믿는 편”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저자의 말처럼 이 책은 작고, 사소한 것에 관심을 가지면 보이는 것들과 평범하고 정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다. 화려한 조명 속 주인공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연스럽게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책. 각자 자신만의 해피 엔딩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잔잔한 따뜻함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인생은 그렇게 드라마틱하지 않다. 모두가 화면 속 주인공처럼 화려하게 살 수도 있다. 하지만 화면 밖에서도 사람들은 여전히 살아간다. 살아가고 있다. 잔잔하고 심심하게. 그리고 아주 평범하게.” <29쪽>
[독서신문 채지은 대학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