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그야 알을 깨고 나왔다고 할까요. 저도 이제 그럴 나이가 됐잖습니까?”
이제 막 중2가 된 소년 범수는 어느 날 운동화를 벗어버리고 빨간색 형광 ‘쓰레빠’를 신는다. 어머니가 왜 그러는지 묻자 지금껏 잘만 신고 다녔던 운동화가 전족 같아졌다는 답이 돌아온다. 점심시간마다 산책하며 사색에 잠기고 “삶이 나를 온종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여워하지 않으리라”고 중얼거린다. 그런데도 절대로 중2병은 아니란다. 소설은 범수가 결혼식 축사를 하게까지 시종일관 유쾌하게 흐른다. 청소년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그린 동화와 소설로 사랑 받아 온 신여랑 작가의 소설. 일러스트레이터 하루치의 경쾌한 그림은 범수의 다양한 표정을 포착해 소설의 재미를 더한다.
■ 범수 가라사대
신여랑 지음·하루치 그림│창비 펴냄│72쪽│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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