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야만 한다… Why?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야만 한다… Why?
  • 김승일 기자
  • 승인 2020.07.30 13: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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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신문 김승일 기자]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이 오래된 카피를 이렇게 바꾸고 싶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야만 한다.”

노력과 끈기, 긍정과 열정에 대한 이야기는 흔하지만 쉼에 대해 말하는 이는 드물다. 그만큼 우리와 우리 사회는 휴식에 대해 관대하지 못한 걸까. 지금 이 시점에 어쩌면 당신도 당신에게 왜 여름휴가가 필요한지, 그것이 낭비가 아닌지 죄책감을 갖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단언컨대 당신에게는 휴식이 필요하다. 휴식은 단순히 피곤을 해소하는 일을 넘어서기 때문이다. 

권선복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는 책 『행복 에너지』에서 휴식이 과일나무의 해거리와 같다고 했다. 일반적으로 우리는 과일나무가 매년 쉬지 않고 열매를 맺는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 해거리를 한다. 병충해를 입은 것도 아니고 토양이 나빠진 것도 아닌데 나무가 열매 맺는 일을 쉬는 이유는 더 실한 열매를 맺기 위해서다. 해거리 기간 나무는 모든 신진대사 활동 속도를 늦추며 재충전한다. 

휴식이 필요한 이유는 2002년 월드컵의 영웅 거스 히딩크 감독의 하프타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전반전과 후반전 사이 선수들의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며 전략을 전하기 급급한 다른 감독들과 달리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을 충분히 쉬게 하며 격려했다. 그 결과 당시 월드컵 국가대표 선수들은 후반전에 역전의 영광을 누리곤 했다.     

전라도 섬마을에서 사람들을 진료하는 젊은 한의사 김찬은 책 『휴식 수업』에서 휴식을 ‘양생학’(養生學, 몸과 마음의 건강을 꾀해 오래 살게 하는 학문)의 관점에서 바라본다. 그에 따르면 인간은 필연적으로 인간성을 파괴하는 자기착취적인 삶을 살게 되는데, 휴식은 이러한 자기착취적인 삶으로부터 얻는 불안과 두려움, 욕망을 비워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는 일이다.  

김찬은 “끝없는 성실함과 활동성, 그리고 긍정적인 마음이 가장 큰 미덕이 된 현대사회에서 우리를 착취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이라며 “긍정적인 마음과 활동성이 과잉돼 아무런 사색이나 고민 없이 모든 자극과 충동에 순종하게 되고 그것이 자기착취로 이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는 “단순히 하던 일을 멈추고 아무 일도 하지 않는 소극적인 휴식이 아니다”라며 “끝을 모르고 앞으로만 달려 나가는 현대사회에서 나를 잃지 않고, 스스로를 해치지 않으며, 온전한 주체로 살아가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이라는 의미의 휴식”이라고 설명한다.  

독일의 칼럼니스트 울리히 슈나벨 역시 책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의 힘』에서 현대사회가 자기착취사회라는 점에 동의하며, 우리가 특히 휴식을 통해서 뇌를 돌봐야 한다고 말한다. 그에 따르면 사회가 발전하고 풍요로워질수록 인류는 오히려 시간 부족에 시달리는데, 과거보다 훨씬 많은 정보가 쏟아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의 뇌는 그 어느 때보다 피곤한 상태다. 

슈나벨은 “(우리는) 온갖 다이어트 지침서들에서 쏟아지는 절제된 식사를 강조하는 소리에는 귀를 쫑긋 기울이지만, 정보를 폭식하는 것은 당연스레 여긴다”며 “진짜든 가짜든, 중요하든 그렇지 않든 따지지도 않고 게걸스럽게 두뇌를 정보로 채워댄다. 우리의 불쌍한 생각 기관이 그 모든 걸 소화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 따위는 조금도 하지 않는다. 그러나 두뇌 역시 다른 모든 신체기관과 마찬가지로 회복하는 시간을 필요로 한다”고 말한다.  

쉬는 방법에 따라서 휴식은 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도 있다. 미국 정신과 전문의 구가야 아키라는 책 『최고의 휴식』에서 “단언컨대 궁극적인 휴식은 단순한 ‘충전’이 아니다”라며 “뇌는 변화하는 성질, 즉 뇌가소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충전’이 아니라 ‘쉽게 지치지 않는 뇌’로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가 책에서 설명한 방법대로 뇌를 쉬게 하면 뇌가 쉽게 지치지 않고 더 생산적으로 변한다는 것이다. 구가야는 애플의 창업자 스티브 잡스를 비롯한 많은 CEO가 휴식 때 뇌를 쉬게 해서 더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인물이 될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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