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샘물 ‘산수’가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이유
먹는샘물 ‘산수’가 친환경 플라스틱을 개발하는 이유
  • 서믿음 기자
  • 승인 2020.04.29 08: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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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산수음료㈜]

[독서신문 서믿음 기자] 기업의 주된 목적은 이윤추구다. 이윤을 얻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대단한 사회적 가치를 지녔다 해도 존립이 불가능하다. 반대로 사회적 가치를 무시하고 맹목적인 이윤추구에 몰두하다가는 자칫 인류의 더 나은 내일을 어그러뜨릴 수 있다. 유발 하라리가 책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에서 “핵전쟁이 미래의 잠재적인 위협인 것과 달리, 기후변화는 현재 닥친 실제 상황이다. 앞으로 20년 안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극적으로 줄이지 않으면 지구의 평균 온도는 산업혁명 이전보다 섭씨 2도 이상 올라가는가 하면, 사막의 확장과 만년설의 소멸, 해수면의 상승, 허리케인과 태풍 같은 극단적인 날씨의 증가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결국 기업으로선 사회적 가치와 이윤추구 사이에서 올바른 균형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과 마주하게 됐다.

올해로 36년째 먹는샘물 ‘산수’를 만들고 있는 산수음료㈜가 최근 ‘그린 패키징 사업부’를 마련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효율’을 중시하며 최소투자로 최대 효과를 노릴 수도 있지만,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친환경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자칫 사업이 번창할수록 플라스틱 공해가 심해질 수 있는 악순환을 선순환 환경으로 변화시키는 이른바 ‘클로징 더 루프’(Closing the loop/자원 이용의 선순환 고리)가 그린 패키징 사업부의 주된 목표다. 제작 단계에서 줄일 수 있는 건 최대한 줄이고, 재사용률을 최대한 높이는 것.

바이오 플라스틱 사출 또는 압축 성형을 위해 냉각된 플라스틱 섬유를 쌀알 크기로 절단(펠레타이징)하는 공정. [사진=산수음료㈜]

사실 그린 패키징 사업부의 시작은 지난해부터다. 그간 친환경 소재 개발에 대한 연구가 이뤄졌고, 최근 친환경 원료 배합 기술 개발이 완료돼 현재 특허 출원이 완료됐다. 이제는 자체 원재료 배합·가공 기술이 마련되면서 그린 패키징 사업의 본격 가동을 앞둔 상황이다.

지금까지 산수는 적잖은 친환경적 성과를 이뤘다. 지난 2010년 국내에서 두 번째로(코카콜라 다음) 500ml 페트병 무게를 기존 18g에서 14.5g으로 감량해 페트 사용률을 20%가량 낮췄고 지난해에는 바이오페트(사탕수수에서 추출한 원료 30%를 함유)를 국내 최초로 개발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 낮췄다. 또 비닐 겉포장에 감자 부산물을 사용한 필름을 사용해 환경오염을 최소화하기도 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시고 남은 생수병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방안도 강구하고 있다. 생수를 정기배송 받는 집에서 공병을 내놓으면 에코마일리지를 제공하고 가져와 선별-파쇄-세척-재생컴파운딩 과정을 통해 재활용하는 것. 2개월간 생수 10만병이 유통된다고 가정했을 때, 회수율은 76%(7만6,100병), 재활용률은 63%(6만3,100병)로 원재료 절감률은 42%, 온실가스 감소율은 2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에코마일리지를 지급하면서까지 공병 회수를 위해 노력하는 건 페트병 폐기율을 낮추기 위한 목적도 있다. 굳이 산수가 회수하지 않아도 어딘가로 흘러가 재활용되겠지만, 그 과정에서 오염도가 높아지면 재활용률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한번 오염된 기후는 사실상 되돌릴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와 관련해 제레드 다이아몬드는 책 『대변동: 위기, 선택, 변화』에서 “기후변화가 인간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대체로 부정적이고 파괴적”이라며 “아직까지 (기후 변화 대응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방법은 없다. 지구공학적 방법(이산화탄소를 대기에서 추출)은 시도한 적도 없으며, 엄청난 비용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 또 예측하지 못한 뜻밖의 부작용이 나타날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렇게 기후변화를 예방하는 차원에서 재활용된 플라스틱은 기능성 의류, 양말, 신발, 가방 등의 상품 생산에 사용될 예정이다. EU(유럽연합)의 경우 식품 용기에 재활용 플라스틱이 10~20%가량 포함되도록 허용해 재생 플라스틱으로 다시 생수병을 만들 수 있지만,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기 때문. 산수 관계자는 “생수를 정기배송하는 업체 다섯 곳 중 공병을 회수해 친환경적으로 재활용하는 업체는 산수가 유일하다”며 “현재는 공병 회수 시운용 기간으로 오는 6월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던가. 이런 친환경적인 노력에 여러 업체가 동참해 힘을 모으고 있다. 현재 산수, 한일프라콘, 씨팩코리아, 호명화학공업, 에코매스, SKC 등이 그린플라스틱 연합을 구성해 공동으로 R&D 및 제품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중복투자를 방지하고 친환경 기술이 다양한 산업군에 적용되게 하기 위한 것으로 참여사에는 기술교류와 함께 컨소시엄 보유 상표권 및 심볼마크를 사용할 권리가 제공된다. 현재 그린플라스틱은 2025년까지 100% 재활용(저탄소 혹은 퇴비화) 가능한 친환경 플라스틱 개발을 목표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난도 교수는 책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 “친환경이 아니라 필(必)환경이다. 그동안 환경을 생각하는 소비가 하면 좋은 것 혹은 자신의 개념을 드러내는 것이었다면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서 반드시 선택해야 하는, 필환경의 시대다. (지난해) 재활용 플라스틱 대란은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에 관한 정책 변화와 더불어 실제 우리 삶의 풍경을 바꿔놓고 있다”며 “이제 기업은 일회성 이벤트가 아니라 고객에게 일관되고 진정성 있는 필환경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 시대를 맞고 있다. 환경 관련 이슈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이는 2020년, 구호만 외쳐대는 친환경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필환경으로 승부해야할 때”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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